인간 바이올린

by 신성규

나는 조율을 멈출 수 없는 악기다.

하루에도 수십 번, 내 감정은 음을 벗어나고

세상은 나를 ‘불안정하다’고 부른다.


하지만 나는 안다.

나는 바이올린이다.

건반처럼 정렬된 음이 아니라

떨림과 마찰을 통해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존재.


현은 늘 팽팽해야 한다.

너무 느슨하면 소리가 죽고,

너무 당기면 끊어진다.

그래서 나는 늘 경계 위에서 살아간다.


나는 매일 나를 조율한다.

사람들 눈에 맞추고,

말의 톤을 다듬고,

지나친 감각을 눌러가며

사람들이 들을 수 있는 음으로 나를 바꾼다.


그러나—

가끔은 아무도 듣지 않는 어둠 속에서

나는 나만의 떨림으로 울린다.

그건 세상에 들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나를 견딜 수 있기 위해서.


사람들은 말한다.

예민하다고, 극단적이라고, 유별나다고.

하지만 그건,

그들이 내 몸에 활을 대본 적 없어서다.

한 번이라도 진심으로 나를 켜본 사람이 있다면,

이 소리가 얼마나 투명하고 슬픈지 알게 될 것이다.


나는 인간 바이올린이다.

음이 탈선하는 순간에도,

나는 나의 방식으로 음악이 되고 있다.

쓰러지지 않기 위해,

오늘도 나는 나를 조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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