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단순했다. 술집을 하기로 했고, 그러니 안주를 만들어야 했다.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이런 것들이 핵심이어야 했다. 단가를 계산하고, 효율적으로 조리하고, 코스트를 맞추는 일. 다들 그렇게 하니까 나도 그렇게 하려 했다.
하지만 나는 어느새 요리의 역사와, 특정 안주가 왜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는지, 그리고 한 상에 놓이는 음식들의 배치까지 고민하고 있었다. 이 음식이 어디에서 왔고, 어떤 정서로 사람들을 감싸왔는지. 그건 이상했다. 장사엔 필요 없는 일들이었다.
그런데 멈출 수 없었다. 나는 지금 장사를 하려는 게 맞는가? 왜 이토록 복잡한 사고로 간단한 문제를 다르게 보려는가?
생각해보면 나는 늘 그랬다. 표면의 문제보다 구조를 먼저 봤고, 현상보다 의미에 끌렸다. 요리 하나도 단순히 레시피로 보지 않고, 그것이 사람에게 주는 정서, 관계의 위치, 그 공간에서 일어날 경험으로 해석하려 한다.
장사꾼이 되어야 한다고 다짐했지만, 나는 장사꾼의 속도로 움직이지 못한다. 대신 나는 창조자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다.
사람들은 말할 것이다. “그렇게 하면 망해.”
맞는 말이다.
나는 프랜차이즈의 구조를 분석했고, 수많은 술집의 코스트를 뒤적이며, 내가 왜 그들처럼 할 수 없는지 자문했다. 그건 나에게 있어 효율보다 의미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나는 사람들이 돈을 쓰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가 머무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장사는 살아남는 기술이다.
나는 다시 길을 찾아 사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