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을 항해하는 밤

by 신성규

나는 침대를 타고 깊은 바다를 떠다닌다.

눈을 감으면 방 안이 아니다.

어둡고 고요한 물결 위, 나 혼자 떠 있다.


아무도 없다.

목소리도, 파도도, 사람의 온기도 없다.

그저 아주 미세하게 흔들리는 빛 하나.

그 빛을 따라 가보려 하지만,

손에 잡히진 않는다.

심연이다.


나는 이 고요를 사랑하고, 동시에 견디기 힘들다.

깊이 들어갈수록, 나라는 사람이 너무 투명해진다.

생각은 명료해지고, 감정은 더 예민해진다.

그러나 여전히 외롭다.


나는 세계를 느끼고 싶다.

이 바다 건너 어딘가, 내가 알지 못한 진실들이 있다는 예감.

그러나 지금의 나는 떠돌고 있을 뿐이다.

정박지도 없고, 항로도 없다.


이 외로움은 처벌이 아니라 신호다.

깊은 바다를 지나는 자에게만 주어지는

어떤 통과의례 같은 것.


나는 어쩌면

지금 외로워야 한다.

그래야 저 먼 빛을 더 뚜렷이 바라볼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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