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너는 훈련으로 길러지는 걸까.
고개를 숙이고, 웃고, 공손한 말씨를 익히면
우리는 과연 매너 있는 인간이 되는 걸까.
나는 서비스업을 하던 시절,
매뉴얼보다 먼저 몸이 움직였다.
손님의 손이 물컵 쪽으로 1초 더 머물면
나는 벌써 그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건 배운 적이 없었다.
매너라고 하기엔 너무 빠르고,
계산이라고 하기엔 너무 자연스러웠다.
나는 그걸 ‘감각’이라고 부른다.
공기의 어색함을 먼저 알아채는 능력.
상대의 리듬에 몸을 맞추는 감성의 촉수.
누군가는 “정말 매너가 좋네요”라고 말했다.
그 말 속엔 작은 오해가 들어 있었다.
나는 단 한 번도, ‘좋은 사람’처럼 보이려고 애쓴 적이 없었다.
다만, 타인의 불편을 내 몸처럼 느꼈을 뿐이다.
매너는 예절이 아니다.
예절은 배워도, 감각은 살아있어야 한다.
매너는 규칙이 아니다.
규칙은 익혀도, 공기의 틈은 눈으로 포착해야 한다.
어쩌면 매너는,
말보다 빠른 언어이고,
배려보다 앞선 지각이며,
도덕보다 예민한 감성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매너는,
단정한 정장이 아니라
어떤 사람의 ‘존재 방식’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