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항상 그렇게 생각해왔다.
몰입이야말로 행복의 열쇠라고.
순간을 잊고, 자아가 사라지는 그 순간—바로 그때 인간은 가장 인간다워진다고.
몰입 속에서는 과거도 미래도, 세상도, 나 자신조차도 사라진다.
단지 지금, 여기, 그 행위 자체만이 남는다.
그게 음악이든, 글쓰기든, 그림이든, 혹은 그 어떤 창조적 행위든 말이다.
그런데 가끔은 문득, 섹스가 그 해답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섹스를 찾는 건 단순한 본능이 아니라고.
어쩌면 몰입의 또 다른 이름일지도 모르겠다.
순간의 열기 속에서, 인간은 모든 걸 잊는다.
의식은 사라지고, 남는 건 오로지 감각뿐이다.
그 찰나에 인간은 스스로의 무게에서 벗어난다.
불안도 두려움도, 나라는 짐도.
그리고 그렇게 사라지는 그 순간이야말로 인간이 가장 자유로워지는 순간이 아닐까.
나는 그 생각을 하면서, 섹스가 단순한 쾌락이 아니라 몰입의 원형이자 본능이라고 느낀다.
몰입이 곧 행복이라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행복을 찾아 몸을 던지는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타이레놀로는 멈출 수 없는 두통이지만, 순간을 잊게 만드는 것은 그 몰입.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무언가에 몰입하려 한다.
일에, 사랑에, 예술에, 그리고 때로는 섹스에.
그렇게 우리는 순간의 도피처를 찾고, 순간의 천국을 맛본다.
인간이란 결국
순간을 살기 위해 태어난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끊임없이 무언가에 몰입하려는 존재.
나는 오늘도 몰입의 문을 두드린다.
그곳에서만 내가 나로부터 벗어나, 온전히 살아있다고 느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