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주근깨.
흰 도화지 같은 피부 위에
무언가 오래된 이야기처럼 흩뿌려진 점들.
그건 결점이 아니라,
기억처럼, 이야기처럼, 그녀를 더 깊어지게 만드는 자국이다.
가슴이 크다.
하지만 그건 성적 상징이 아니라,
어떤 생명력과 모성, 따뜻한 세계관의 표면이다.
볼륨은 시선을 끌지만,
그녀는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다.
오히려 부끄러워하면서도
스스로의 생김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게 멋지다.
소녀처럼 부끄러워하지만, 여자로서 당당한 자신감.
두 감정이 동시에 있다는 건,
그녀가 결코 단순하지 않다는 증거다.
눈이 크고 똘망지다.
그러나 맑기만 하지 않다.
그 눈 속에는 분명 슬픔이 있다.
그러나 동시에, 아직 남은 기쁨이 있다.
그녀는 세상의 슬픔을 안 채,
여전히 기쁨을 느끼는 법을 아는 사람처럼 보인다.
그 눈은
무언가를 잃어본 사람의 눈이고,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귀한지를 아는 사람의 눈이다.
그런 여자를 상상한다.
결핍을 채워주는 사람이 아니라,
내 감각을 열어주는 사람.
부끄러움과 당당함, 소녀와 여인, 슬픔과 기쁨.
그 사이 어딘가에서 태어난 복합적 존재.
그녀는 환상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믿는다.
환상은 내가 바라는 ‘나 자신’의 감정 지도이기도 하다는 걸.
그녀를 상상하는 건,
결국 내가 어떤 감정을 사랑하고 싶은지를 아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