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교의 처참한 현 주소와 외교 다변화에 나선 북한
북한의 동태가 심상치 않다. 정확하게는 잘 모르는 개인에게 어느 정도 예측이 된 사안이기도 하다. 어줍잖은 자랑을 하려는 게 아니라 안타까운 작금의 상황이 너무나도 개탄스러워서 하는 이야기다. 한국이 북한을 지나치게 적대시하더라도 일측과 거리를 두거나, 혹은 현재 한국 정부가 일측에 이유 없이, 조건 없이, 이득 없이 아주 호의적인 것처럼 북한에게도 이에 준했다면 이야기가 조금은 달랐을 수 있다(빨갱이라고 말하고자 한면, 더는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어느 나라 정부는 북한을 지나치게 적대시했다. 북측이 최근 담화에서 우리를 두고 '대한민국'이라 칭한 것을 두고 칭찬일색인 곳이 있는 데, 이는 정확하게 의미가 없으며, 북측이 우리를 제대로 된 적국으로 완전하게 명시하고 있음을 의미하는데 방점을 둬야 한다. 그런데도 우리가 북한에 인정받은 것마냥 오도하는 데, 이는 지나친 열등감의 반로이거나 북측 적대를 통해 얻고자 하는 무엇인가 있지 않고서는 도무지 의미가 없는 행위에 준한다(왜? 북한이 우리보다 압도적으로 못 살고, 독보적으로 뒤처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 정부는 예상대로 일측에 모든 것을 다 내주어도 더 내주고 싶어할 정도로 관대하다. 놀랍게도 이 나라 사람들은 이전 정부가 북한에 이른 바 유화적인 이유로 경제를 아주 그냥 매몰차게 내팽겨치고, 북한에 골몰하고 있다고 한 사람이 아주 숱하게 널려 있었다. 하물며 북측과의 적대를 일정 부분 완화하면서 우리가 안보 위기 수위를 낮추고, 더 나아가 역내 외교에서 주도권은 아니지만, 종속은 피할 수 있었다(물론, 이를 두고 또 종북의 결과라 하겠지만). 그러나 현재는 우리가 대결 구도의 전면에 서 있는 것은 물론, 지나친 삼자화의 결과 우리가 미일의 확실한 하수인이 되어 있다. 그럼에도 질타하는 언론이나 우려를 표하는 시민을 본 적이 없다. 반대로, 일측에 이토록 매달리면 친일내지는 민족반역이라 하지 않는가? 참으로 이상한 세상이다. 일본과 북한을 둘 다 싫어하는 입장에서는 미치고 팔짝 뛰고도 백번을 더 뛰고 싶은 심정이지만, 공염불임을 능력 없는 스스로도 모르진 않는다.
한국이 일측에 무조건 굴종하고 북측이 도발 수위를 높였다. 놀라운 부분은 한미일 규합으로 우리가 일 자위대에 실질적으로 예속되는 것과 함께 미국이 삼자협력을 공고하게 다지는 와중에도 중국에 손을 내밀고, 일본이 북한에 수교를 제안하는 것에 대해 아주 깊이 우려한 바 있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 해에 미중 접촉이 있었고, 정상회담까지 전격적으로 진행이 됐다. 심지어 미측은 중국에 실질적으로 양자관계에서 아주 온화한 메시지가 거듭 발신이 됐다. 이에 토니 블링컨 국무부장관, 로이드 어스틴 국방부장관, 지나 레이먼도 상무부장관, 존 케리 기후위기 특별대표, 헨리 키신저 전 국무부장관까지 고위급이 모두 베이징으로 향했다. 이는 미국이 다자체제에서 적대시까지는 아니더라도 부분 배제(기술 분야만 제외하는 공급망 구축)하는 와중에도 관계 유지에 얼마나 적극적인지 알 수 있다. 실제로 미중 무역 규모가 역대최고에 다다랐으며, 펜타닐 문제를 비롯해 기후위기와 국제관계 전반적인 사안이 아니라 하더라도 둘의 관계가 악화됐을 시, 중국 못지 않게 미국이 입는 피해도 많기 때문이다.
일본도 마찬가지. 미 민주당 정부의 엄청난 비호 아래 군사 훈련 규모와 국방비 지출을 거듭 늘리고 있으며, 한반도를 비롯한 역내 외교 현안과 안보 사안에 거듭 숟가락을 들이밀고 있다. 역내패자(Regional Power)로서 역할을 하길 거듭 바라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대한민국에 외교 현안과 역내 관리에서 처음으로 밀리는 결과를 마주했기 때문이다. 이에 이전 정부에서 한국이 했던 역할을 다시 뺐어 오길 바라고 있으며, 미일동맹 강화를 통해 한반도를 사실상 외교적 부속으로 두는데 목적이 있다. 이 나라의 아주 무식한 정상이 양안관계, 남중국해 사안까지 불필요하게 발설하는 사이 일측도 중국과 관계를 관리하고 있는 것은 물론, 북한에 손을 내밀 것이 자명했다. 이어, 일본에서 지진이 나온 이후,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일측을 두둔하는 말을 남겼다. 이어 김여정 부부장이 관계 개선에 나설 용의가 있음을 암시했다. 즉, 우리가 북한과의 조정자 역할을 더는 하지 못하는 것을 넘어 일본이 이를 대체한다면 우리가 마주하는 외교적 사각지대로 밀려나는 것이 얼마나 큰 것인지 알 수 있다. 한국전쟁 당시 휴전당사국이 되지 못한 것을 넘어서는 더 큰 외교적인 위기에 봉착해 있는 셈이다.
그런데도 한심한 이 나라 정부는 쿠바와 외교를 수립한 것을 두고, 홍보하길 바빴다. 하기사 고속철을 타도 이 나라의 행정안전부가 일측이 방류한 원전오염수가 더럽지 않다고 광고하는 것을 고려하면 굳이 멀리가지 않아도 능히 이해가 가능한 부분이긴 하다. 이미 중국이 우리를 외교 현안 주요 당사국으로 대우하고 있지 않으며, 일본은 G7 정상회담에서 밥을 먹고 가라고 한 것이 전부였다. 미국은 우리로 부터 엄청난 투자를 받아간 후 신경조차 쓰지 않고 있다. 이전 정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방일 때 사흘을 머무르고, 방한 때 이틀을 머문다는 이유로 당시 야당과 모든 언론이 십자포화를 날린 것을 고려하면 여전히 어이가 없고, 동시에 블링컨 장관이 정부 교체 이후 작년 말에야 한국에 들른 것을 두고 한미동맹 약화가 우려된다고 왜 이야기하지 않는가? 더 어이가 없는 것은 미 국무부 채널에서 블링컨 장관의 한일 순차 방문 때, 한미 외교장관 회담은 내용에 담지 않았다. 유투브 영상에 없다. 미일 장관회담은 버젓이 영상으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항의?는 고사하고 현재 한미관계를 제대로 진단하는 이가 없다. 지난 정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 일수를 두고 대들었듯이 유치하게 말하고 싶은 게 아니라, 냉정하게 평가하고 분석하는 이가 없다.
종합하면, 미중, 북일이 접촉했다고 봐야 한다. 그러면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변두리에 몰려 있음에도 정작 국민들이 모르는 것을 넘어 모르고 싶어하려고 안달이 나있다. 요소수 사태부터 엑스포 유치까지 전화 한 통에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한 두개가 아니었다. 그런데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 현안이 없다고 중국과 마주하지 않았다. 하물며 재작년엔 어땠는가? 당시 한중 정상이 약식으로 동남아에서 만났을 때, 중국의 시진핑 주석의 표정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졸렬한 이 나라의 정상은 그저 웃어넘기기 바빴다. 또한, 한국 정상이 중국의 리창 총리와 작년에 만났을 땐 어땠는가? 그때는 현안이 있어서 만났던가? 그러면 합의한 결과로 한중관계는 무엇이 좋아졌는가? 설명할 수 있는가? 도무지가 똑똑하지 못한 스스로가 보더라도 처참한 심경을 금할 길이 없는 데, 그 이전에 북한에 온화하다고만 하는 이는 일본이 무조건 좋아서 말을 하지 않는가? 그건 다른거고라고 하고 싶겠지. 하지만 결코 다르지 않다. 현재 상황을 진단해 보라.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말하는 게 아니라, 냉정하게 바라보라. 얼마나 처참한 상황에 직면해 있는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