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지극히 평범하다. 그렇게 좋아한 적도 싫어할수도 없는 이름
아빠가 지어줬다. 언니는 할아버지가 지어줬는데, 둘째도 딸이라 아빠가 지었다나?
그런 아빠가 지금은 없다. 우리 아빠는 내 이름을 무슨 생각으로 지으셨을까?
물어볼 걸 그랬다.
바르고 곧게 자라라는 뜻? 좀 특이하고 더 예쁜 이름으로 지어 줬으면 내 인생이 달라졌을까?
정작 본인의 이름은 특이한 우리 아빠.
사람의 이름은 얼굴보다 먼저 닿는 인상이다. 내게 삶을 주고 이름을 주고 양육해주고,
어쩌면 그래서 내 이름은 내 것이 아니라 부모의 것일지도 모른다.
본인이 세상을 떠나면서도 남겨두고 간 것.
본인의 발자취.
그런 면에서 아빠가 내게 지어준 이름은 그의 추구하는 바 그대로일 것이다.
그는 늘 평범을 추구했으니까. 이 정도 살면 됐지를 추구했으니까. 절제미랄까?
아빠, 그래도 나도 한번 쯤은 예쁜 이름을 갖고 싶었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