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커리어를 찾기 위해, 재밌는 일을 하고 싶어서, 그런데...
오랫동안 게으름과 잊음으로 인해 글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이게 얼마만에 글을 쓰는 것일까? 전에 썼던 글을 보면서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생각보다 글을 잘 썼네? 하는 생각으로 잠시 글을 읽다 이제 다시 한 번 나의 현재의 기록을 써 내려가기로 한다.
돌이켜보니 캐나다에 온지 이제 벌써 4년이 넘는다. 2020년 3월에 처음 이 곳에 왔으니 햇수로는 벌써 5년이다. 새삼 이렇게까지 나름 오래 있었네 하는 생각에 조금은 놀랍다.
4년의 캐나다 생활을 하면서 나는 알바도 했었고 Co-op으로 들었단 단기 사립 College를 졸업하여 오래 전부터 진로 고민을 계속 하던 중 2년제 공립 College로 입학, UI/UX, Web Design을 공부하였다. 학교를 다니는 와중에 틈틈이 주 20시간 이내로 일을 하였고 특별히 내가 다녔던 컬리지는 vacation 없이 스트레이트로 수업이 진행되어(물론 학기 말에 아주 짧은 2~3주간의 브레이크는 있었다.) 1년 4개월 만에 졸업할 수 있었다. 컬리지를 다니면서 영어도 그렇고 공부하는데 내용 자체가 난생 처음 공부하는 분야라 학기 중에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 일단 내용도 어려웠고 더욱이 영어로 수업이 진행되니 이해가 안될 때가 많았고 그룹 프로젝트를 할 때는 팀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쉽지 않았다. 가끔 열띤 토론이 진행되다 보면 머릿 속에 생각은 많은데 입으로 나오지를 않아 더 이상의 반론이나 나의 아이디어를 제기하는데 다 표현이 되지 않을 때가 있었다. 그렇게 되면 다른 사람들이 다시 의견을 얘기하기 시작하고 나는 뭔가 토론에서 진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들 때도 있었다. 공부를 하면서 알바를 같이 했기 때문에 몸이 피로해 질 때도 많았고 아무튼 그렇게 아주 열심히, 나름의 최선을 다 해가며 공부를 하였다. 사실 학기 중에는 정말 너무 어렵고 힘들었었는데 벌써 졸업을 한 지 1년이다. 그 와중에 남자친구도 사귀었다. (CC는 아니다.)
그리고 이제는 벌써 졸업한 지 1년, 디자이너로서 구직을 알아보고 있다. 졸업할 때 즈음부터 점점 코비드 이후로 오히려 고용 시장이 더 둔해지고 있다는 말이 들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IT계열이 여전히 캐나다에서는 전망이 나쁘지는 않다고 하니 그래도 6개월 정도 안으로는 구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어느 정도의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갓 졸업한 아무 경력 없는 신입이기에 당연히 그것도 쉽지 않을 수 있겠다 하는 생각도 하고 있었다. 너무 희망을 가지면 그만큼 좌절할 수 있으니 어느정도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생각도 했었다. 그런데 진짜 예상했던대로 구직은 정말 쉽지 않았다. 레쥬메를 100통 이상을 돌린 것 같은데 어떻게 이렇게 지금까지 고작 답장 온 게 10통도 안올 수 있을까? 심지어 초반에는 이메일이 안갔나 해서 이메일 전송에 에러가 있는지 체크도 해 볼 정도였다. 겨우 인터뷰가 잡혀도 인터뷰 이후에는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팔로우업 메일을 돌리면 다른 사람을 고용했다거나 그 마저도 답장이 오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나마 감사했던 것은 컬리지를 같이 다녔던 클래스메이트의 요청으로 외주를 받아 프리랜서로 웹사이트를 디자인하는 일을 할 수 있었다. 화장품을 판매하는 이커머스 웹사이트 제작이 필요하다고 하여 한 두달 정도 디자인을 해주고 약간의 페이도 받을 수 있었다. 그 이후에 또 다른 클래스메이트의 도움으로 또 한번의 프리랜서 외주를 받았다. 홈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의 오너가 자신의 비즈니스를 위해 전문적인 웹사이트를 만들고 싶어하여 친구를 통해 제작 요청을 준 것이다. 그 친구는 컬리지 이전부터 오랜 경력이 있는 전문 디벨로퍼인데 항상 나의 디자인을 보면 잠재력이 있어보이고 맘에 든다고 말해주는 너무나도 고마운 친구이다. 이 친구가 외주 요청을 받을 때 필요한 디자이너로 내가 떠올랐다고 자존감까지 높여주는 친구였다. 다행히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와중에 업체 오너는 내 디자인을 너무 맘에 들어 하였고 훗날에 자신이 또 한번 다른 서비스 브랜드를 런칭하면 그 때도 일해줄 수 있냐는 제안까지 해주었다. 나는 너무 고마웠고 이렇게 해서 작지만 경력 하나하나씩 쌓게 됨에 너무나도 감사했다.
그러나 여전히...고용은 쉽지 않았다. 매번 경력이 쌓일 때마다 포트폴리오를 업데이트하고 레주메를 업데이트하고 열심히 어플라이를 하지만 이게 참...쉽지 않다. 나름의 네트워킹도 하려고 하고 포트폴리오나 레주메 피드백도 받는데 여전히 쉽지 않다. 아주 그나마 굳이 달라진 점이 있다면 레주메와 포트폴리오를 업데이트 하고 나서는 전보다는 인터뷰 연락이 한 두개 조금씩 더 오고 있다는 것. 그렇지만 언제까지 이런 생활이 반복될까, 여전히 알수 없는 미지수이다. 돈은 점점 떨어지고 있고 빨리 취업은 해야 하는데...언제 쯤 취업이 될 수 있을지 몰라 막막하다. 한국에 그냥 아예 돌아갈까 하는 생각도 사실 없지 않다. 물론 그렇게 해서도 취업을 할 것이라는 장담이 없어서 그것도 막막하다. 요즘 한국 취업 시장도 하늘의 별따기라고 하니. 그냥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 요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