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의 비밀

by Emile

앗 지하철을 반대로 탔다. 다행히 종점까지 가지는 않고 한참 지나서야 "난 누구? 여긴 어디?"라고 속으로 가만히 외쳤다. 그렇다고 너무 당황해할 필요는 없다. 아주 침착하고 태연하게 반대 방향쪽의 경치가 궁금했을 뿐이라고 생각하며 목적지에 도착한 듯 반대 방향으로 걸어나와 지하철을 갈아타는 것이다. 마치 처음부터 이 처음 듣는 역에서 출발한 것처럼. 집에 도착하는 시간은 다소 지체되겠지만 반대로 탄 것은 이야기하지 않는 한 아무도 모를 것이다. 이것을 '바보의 비밀'이라 이름 붙인다. 지하철뿐만 아니라 삶이나 투자도 똑똑한 척은 다 하지만 반대로 타는 경우가 많다. 누구에게나 '바보의 비밀'은 있는 법이니까. 하지만 한참 헤매더라도 결국 집에 도착할 수 있다면 비밀은 감출수 있다. 이제 겨우 처음 반대로 탔던 역에 도착했다. 이제 바보에서 모든것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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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목,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