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나, 프랜 리보위츠 - 에필로그
독서는 마약
"독서는 언제나 내게 구원이다. 독서는 내게 헤로인 대신 하는 일이다." 프랜 리보위츠.
내가 그녀를 알게 된 것은 최근에야 일이다. 그것은 우연히 위 문구를 통해서였는데, 우리에게는 공통점-'독서'가 아니라 '마약'이라는 단어-이 있었다. 다만 독서와 글쓰기를 '헤로인'과 '마약글'이라고 조금 다른 표현을 썼을 뿐, 추구하는 시작점과 목적지는 같았다. "너, 프랜 리보위츠 도대체 누구냐?"
독서 챌린지
그런데 그녀가 나에게 연락을 먼저 취해왔다. 분명 '하루키'로부터 뭔가를 들은 게 분명했다. '하루키 독서챌린지'를 통해 심심치 않은 명성을 얻은 '루키씨'가 여기에 '챌린지' 해 보라고 언질을 주었을 수도 있다. 지난번 루키씨와의 마지막 글에서 한번 말하지 않았던가? "루키씨는 그만 읽고, 나도 읽어 달라라는 (다른 작가들의) 원성을 더 이상 외면 할 수가 없었다."라고, 그 틈을 잽싸게 '리보위츠'라는 작가가 파고든 것이었다. 하지만 '무라카미 하루키'와 '프랜 리보위츠'는 서로 열애설이라도 날까 봐 걱정이 되었는지, 서로 아는 사이가 아니라고 공식 부인했다.
하리보 '리보씨'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지만 저 눔의 '마약'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그녀의 '챌린지'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얼레, '루키씨'에게 그랬던 것처럼 자신에게도 애칭을 지어 달라 한다. 자신이 그 보다 무려 한살이나 어리기에 그렇게 불릴 자격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하루키' 동생 '하리보', 줄여서 '리보씨'라고 부르기로 한다. 이번에도 제법 귀여운 이름이다. 엊그제 글에는 '한로로'까지 눈높이가 MZ해졌다가, 오늘은 어르신들을 다시 올려다뵈니 극장 1열에서 영화를 보는 것처럼 목이 아플 지경이다.
아이고야 유대감
그런데 첫 장 '리보씨' 이력이 심상치 않다. 여성, 레즈비언, 유대인, 뉴요커, 비평가, 에세이스트, 고등학교 퇴학, 대학생 과제 대필, 청소부, 개인 기사, 택시 운전사, 포르노 작가, 칼럼니스트 등. 왜 '여성'이 제일 먼저 나왔을까? 얼핏 사진을 보고 나도 잠깐 남성으로 착각하긴 했다. '레즈비언'은 관여할 바 아니고, '유대인', 아이고야, 편견은 없지만 유대인은 요즘 유대감이 많이 부족해 보이던데, '기사와 운전사'라니 운전을 엄청 잘하는 것 같고, '포르노 작가'는 도대체 무슨 시나리오를 쓰는 거지? 그러더니 "1994년 출간 이후로 지금까지 기나긴 슬럼프에 빠져 더 이상 글을 쓰지 못하고 있다"라고 끝맺고 있다. 갸우뚱.
촌철살인마
책의 뒷면에는 "프랜의 유머 천국 : 촌철살인 중의적 유머의 본고장"이라고 커다랗게 쓰여 있다. 딱 봐도 유대감이 떨어지는 것은 농담이 아니라 사실인 것 같다. '아메리카노 퍼스트'(아퍼) 미쿡의 '공인 독설가'라고 하는데 누가 유대감을 느끼겠는가? 그런데 '마약'뿐만 아니라 '촌철살인마', '웃긴' 면에서도 어딘가 '에밀레종 댕댕' 작가를 따라한 면이 있는 것 같다. 이쯤이면 '리보씨'는 '누가 매운맛 글로로'인지 가려내야 할 피할 수 없는 상대다. 정말 오리지널 '아퍼' 미쿡인들이 극찬한 지옥처럼 새까만 커피가 맞는지, 그냥 미지근한 물에 불과했는지, 이제부터 귀엽고 말캉말캉한 하리보 곰들을 하나하나 꺼내 다 씹어 먹어 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