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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서러웠으면...

경청의 중요성

2주 전에 온라인 수업을 하는데 초등학교 2학년인 한 아이가 수업 중에 갑자기 눈물을 흘려서 당혹스러운 적이 있었습니다.


차분하게 아이에게 묻게 되었는데요.


"OO아 무슨 일 있니? 왜 갑자기 우는거니?"


그러자 아이가 대답했습니다.


"선생님이 제 말을 무시하시는 것 같아서 갑자기 눈물이 났어요."


아이가 매사 적극적으로 수업에 임하며 애정과 관심을 받고 인정받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때론 선생님이 말을 할 때도 선생님 말을 끊고 자기 얘기를 많이 하기도 하고 다른 친구가 얘기하는 도중에도 자기 얘기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그러다보니 다른 아이 이야기를 경청하느라 그 아이가 한 말에 대답을 못해 준 게 화근이 되었던 것이죠.


"그랬구나"


덤덤하게 답을 하고 나서 전혀 그럴 의도가 없었음을, 다른 아이의 얘기를 듣느라 그 아이의 얘기를 미처 듣지 못했음을 차근차근 이야기 해주니 아이는 그제서야 마음이 풀리고 좀 가라앉았습니다.


"마음이 풀렸는데 이상하게 눈물이 안멈춰요"


그 얘기에 속으로 웃음이 났지만 내색하지 않고, 자신의 얘기를 누군가 들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선생님도 다른 친구들도 모두 같은 마음이라고 얘기해주며 다음부터는 말하고 싶은 사람은 먼저 손을 들고 나서 얘기를 하고 그 때 다른 사람들은 이야기를 들어주면 어떨지를 물으니 아이는 좋다고 하며 다시 웃으며 수업을 이어나가게 되었습니다.


수업을 마치고 성찰, 탐구해보니 자기가 하는 얘기를 상대방이 들어주지 않는 건 눈물이 날 만큼 서러운 일이고 쉽게 멈추지 않는 눈물만큼 힘든 일이었음을 잊고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울지 않을 뿐) 아마 어른들도 마찬가지겠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군가가 자신의 말을 무시하고 들어주지 않는다면 참 서럽고 원망스러운 일이라는 게 아이를 통해 새롭게 인식되며 교류, 공감, 소통에 있어 무엇보다 먼저여야 할 '경청' 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본 시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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