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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족, 5년간의 분투 끝에 아침형 휴먼이 되었다.

올빼미족이었지만, 해보니 아침이 확실히 좋다. 포기하지 마라.


성공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모닝 루틴을 갖고 있다.
책 <타이탄의 도구들> - 팀 페리스

 돈 많이 벌고 싶다!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시도해 봤을 모닝 루틴.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역시 '아침형 인간이 되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리라 믿는다. 그리고 반복된 실패로 고민이 있을 것이다. 아무래도 자신은 저녁형 인간. 즉, 올빼미족의 유전자를 타고난 것이 아닌지 생각한다.


'역시 나는 저녁에 집중이 잘 되는 타입이야.'

'굳이 아침에 책 읽고 운동할 필요가 있나?'

'아침에 타고난 사람은 따로 있는 거야.'


 다행히 저녁형 인간을 지지하는 정보도 많아 잠시 위안이 된다. 하지만 아침형 인간의 반짝임을 무시하기는 힘들다. 저녁형 인간이라고 유튜브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자수성가 한 사람들 역시 입을 모아 새벽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나는 29년간 올빼미족으로 살아왔다. 잠자는 시간은 새벽 2시나 3시가 보통이고, 일어나는 시간은 9시나 10시. 주말에는 11시까지도 잤다. 아침에 일어나기가 너무 힘들어서 꾀병으로 회사를 쉰 적도 있다. 대학교는 수업을 안 나가기보다 학교에도 안 갔다. 학교에서는 내가 오면 '어 ㅋㅋ, 어쩐 일로 학교에?' 하는 반응.


 사실 그냥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사람은 문제가 없다. 그러나 사회적 분위기가 그렇게 놔두지 않는다. 더 성공하기 위해서는 아침형 인간이 되어야만 할 것 같다. 의도대로 아침에 일어나지 못하는 내가 미워진다. 이렇게 의지가 없어서 뭘 해낼까 싶은 자기 비난은 옵션이다.


 나는 2016년부터 아침형 인간이 되고 싶었다. 그러니까 5년 전부터다. 그리고 5년 가까이 좌절했다. 작심삼일과 자기 비난의 무한 반복이었다.  

 

 그러나 지금, 나는 새벽 5시에 일어난다. 일어나서 몸을 풀고 곧바로 뛰러 나간다. 10 거리에 있는 공원에서 40분간 조깅을 하고 집에 와서 프로틴을 마신다. 샤워 후에는 읽고 싶은 책을 꺼내서 30 읽고, 명상을 한다. 그리고 하루 일과를 작성한 후에 목표 100 쓰기와 감사 일기를 쓴다. 끝나면 대략 오전 8시다. 운동, 독서, 명상, 일기를 이미 끝냈다. 자기 계발서를 통째로 삶에 옮겼다.  


 이 글에서 아침형 인간이 되기까지의 방법과 생각을 공유하려 한다. 이미 좋은 책과 영상이 많지만, 그래도 어떠한 한 명에게 변화의 기회를 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면 써 보려 한다.


혹시, 진짜로 아침에 일어나고 있는지 의심되는 사람은 인스타에서 확인하길 바란다.
프로필 하이라이트 [5A.M CLUB]이라고 있다.
https://www.instagram.com/super_bull0423/





사건을 분리해야 한다.


 자기 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 가짐이며 생각이다.

 '아침형 인간이 되겠다고 굳게 다짐하세요. 정말로 원하면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의미는 아니고;


 아침에 일어나는 것 딱 하나만 목표로 정하는 것이다. 의미가 전달이 되나? 그러니까 일어나기만 하면 그거로 목표 달성이다.


 '아침에 일찍은 일어났는데, 낮잠을 두 시간이나 잤어요..'

 '아침에 일찍은 일어났는데, 영화 보느라 해야 할 일을 못 했어요..'

 '아침에 일찍은 일어났는데, 피곤해서 집중을 못하겠어요..'


 아침에 일찍 일어난 일의 성패를 그 후의 행동과 연관 지어서 판단하면 안 된다. 그 이유는 아침에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이유를 만들기 때문이다. 즉, 타당한 변명을 스스로 만든 꼴이다. 계속해서 '오늘은 아침에 일찍 일어났더니, 피곤하다' 같은 생각을 하게 되면 아래와 같은 일이 생긴다.


 '지금 일어나면 또 낮에 집중하지 못할 거야. 차라리 조금 더 자고 일어나자. 낮에 잘하면 돼.'

 '지금 일어나면 하루 종일 또 피곤하겠지..(두렵다.)'


 이런 마음은 기상 직후 찰나의 순간에 찾아온다. 쌩쌩한 상태의 당신이라면 분명 '그래도 힘내자!'라고 생각하겠지만, 기상 직후에 힘든 당신은 그렇지 않다. 찾아온 변명이 경험상 타당하면, 그 생각이 합리적인 것이 된다. 즉, 다시 잔다. 후회도 자기 몫이다.  


 그러니, 아침에 일어났다는 사건을 분리해야 한다. 일단 일어났으면 그거로 성공이다. 그것만으로 당신은 아침에 일어날 수 있는 사람이 된다. 그 후의 일은 또 다른 과제로 남겨둬라. 따로 해결하면 된다.



오후 시간, 욕구를 허락하자.


 목표는 하나만 쫓는 것이 좋다. 내가 5년간 실패한 이유는 무리한 계획을 잡았기 때문이다. 보통 결심하고 계획을 세울 때는 어떠한 외부 자극을 받았을 때다. 유튜브에서 동기부여 영상을 봤거나, 인스타그램에서 손글씨나 책의 한 구절을 봤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자신이 실수를 해서 변화의 필요를 느꼈겠지.


 우리가 계획을 세울 때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는, 현재의 나와 미래의 내가 같은 상태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마음의 불도 꺼진다. 외부에서 동기를 받아 변화하고 싶었듯, 외부의 자극이 계속해서 마음 상태를 바꾼다. 그러니, 열정이 뜨거울 때 세운 계획을 꾸준히 실행하는 것은 어렵다. 계획이 많을수록 더 그렇다.


 그래서 하나만 쫓아야 한다. 첫 번째 습관은 독서도 좋고 기상 시간도 좋다. 개인적으로는 기상 시간을 추천한다. 시간이 생기면 독서도 할 수 있으니까. 절대로 서두르지 마라. 잘못하면 나처럼 5년을 잃는다. 착실히 수순을 밟았다면, 1년 안에 원하는 습관을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서두르지 말라는 의미는, 목표 이외에는 마음에 여유를 허락하라는 소리다. 오늘 아침 새벽 5시에 일어났다면, 그날 오후는 낮잠을 자도 좋다. 영화가 보고 싶으면 영화를 본다. 평생 다이어트 중이지만, 케이크도 허락한다. 책 대신 만화책을 읽어도 좋다. 오늘의 목표는 이미 달성했으니 괜찮다. 이런 자세가 중요하다.


 스스로 마땅한 성취감을 방해하지 마라.



아침형 인간이라는 사이코 사이버네틱스


 조금 어려운 이야기를 하겠다. 여기까지 읽는 사람이면 이해하는 데 문제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들의 행동은 자아 이미지에서 나온다. 내가 나를 어떤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지가 자아 이미지다. 예를 들어, '나는 책을 읽는 사람이다.'라는 자아 이미지를 가진 사람은 독서를 한다. 반대로 '나는 책을 잘 읽지 않는 사람이다.'라는 자아 이미지를 가진 사람은 독서를 하려고 해도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자아 이미지는 사람의 행동과 생각에 반영된다. 이를 '사이코 사이버네틱스'라고 부른다.


 책 <아주 작은 습관의 힘 - 아토믹 허빗>이라는 자기 계발 분야 베스트셀러에서도 비슷한 개념이 등장했다. 핵심만 요약하면, 행동만 바꿔서는 습관을 만들 수 없고, 정체성. 즉, 자아 이미지를 설정하고 바꿔야 행동도 따라 바뀐다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행동을 하면 자아 이미지가 더 강해지고, 자아 이미지가 강해지면 행동도 더 강해진다는 것이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같은 이야기다. 나는 습관에 한해서는 달걀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즉, 행동이 먼저 있어야 한다. 행동을 하고, '나는 ~한 사람이 되고 있다.'라고 고의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자아 이미지는 바뀐다.


 위에서 사건을 분리하라고 했었다. 결국 그 이유도 자아 이미지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을 실패 경험으로 만들면, 아침에 일어나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자아 이미지가 학습된다.



아침을 도와줄 꿀팁


 사이코 사이버네틱스는 이런 분야에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 안드로메다 같은 이야기일 것이다. 그래서 내가 습관을 만들면서 좋았던 도구들과 생각을 공유할까 한다.


1. 알라미 (알람 어플)


 알람 어플로 세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이미 아는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 그러면서 써봄..


 알라미의 특징은 알람을 끄는 방식에 있다. 수학 문제 풀기나 사진 찍기, 몇 보 이상 걷기 등 많은데, 내가 사용하는 것은 '바코드 인식'이다. 미리 설정해둔 바코드를 핸드폰으로 스캔하면 알람이 멈춘다.


 나는 샤워실에 있는 치약 바코드로 설정해두었다. 알람이 울리면 무조건 화장실로 가서 치약을 손에 들어야 한다. 이미 침실을 나와서 샤워실까지 왔다. 눈 앞에는 수도꼭지가 있다. 더 자고 싶더라도, '일단 세수만 하자.'하고 행동에 옮기기 쉽다. 세수하고 나면 잠은 다 깬다. 이미 정신이 돌아와서, 오늘도 일어났다는 성취감이 생긴다.


 알라미는 이러한 행동 유도 장치로 평가가 좋다. 무작정 알람을 울리는 기능이 아닌, 일어나고 싶게 만드는 행동과 연결 지을 수 있다는 점에서 넛지가 굉장하다는 평가다. 개강추. 심지어 무료.


 미국 사람들은 커피 머신을 사진으로 찍어 둔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 부엌으로 가서 바로 커피를 내리는 것도 뭔가 멋지다. 그런데 커피는 눈 뜨고 바로 마시면 안 좋아서 나는 안 한다.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면, 알람이 파괴적으로 끈질기다. (소리도 메가톤 급이다.) 핸드폰을 껐다가 30분 내로 켜면 멋대로 다시 알람이 울린다. 그래서 5분만 더.. 가 안된다. 그만 자고 일어나라는 소리다. 알람을 끄려면 설정한 방법을 실행하거나, 핸드폰을 한 시간 가까이 꺼두는 것뿐이다. 예전에는 세 시간이었다. 불만이 있었는지 최근 줄어든 것 같다.


 몇 보 걷기도 얼핏 보면 운동도 되고 좋을 것 같다. 근데, 걷는 것처럼 핸드폰을 이불에 천천히 두들기면 그 진동을 걷는 것으로 인식한다. 꼼수가 통해서 효과가 약하다.



2. 매일 아침 일어났다는 기록


 나는 기록 참 좋아한다.. 좋아하게 됐다. 독서 습관을 스프레드 시트로 만들고 나서, 웬만한 일은 다 시트에 기록하는 습관이 생겼다. 그래서 매일 아침 몇 시에 일어났는지 기록한다. 하루하루 쌓이는 것을 보면, 내가 잘 해내고 있다는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보면 운동을 할 때도 있고 안 할 때도 있다. 일기도 썼다가 안 썼다가 한다. 낮잠도 4시간이나 잔 날이 있다. 그래도 아침 5시에는 일어나고 있다. 저거면 된다.


 최근에는 '오전에 잠자지 않기'로 목표를 확장했다. 피곤해도 오전에 참고 오후에는 허락하는 것이다. 덕분에 오전이 굉장히 생산적이고 충실하다. 이 글도 오전에 쓰고 있다. 이미 책은 두 시간 읽었고 달리기도 8km 뛰고 왔다. 오늘 오후는 조금 놀더라도 만족스러운 하루다.




 다음에는 수면에 대한 오해도 써 볼까 한다. 새벽 기상 습관을 만들면서 수면 시간과 수면의 질을 수치화해서 기록했다. 그런데 보면, 수면 시간이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예전에는 마냥 수면 시간을 줄이려고 노력하다가 실패했었는데, 지금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수면 시간이 줄어 있다. 그런데 매일 활기차다.


 우리가 왜 수면 부족을 탓하는지 그 오해를 주관을 담아 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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