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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쩌다 보니 사업가 Oct 17. 2020

일본 현지에서 느끼는 일본 취업의 기회에 대해서

일본 취업은 갈수록 쉬워진다

저는 약 5년간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지금은 일본인을 대상으로 취직과 이직, 면접을 도와주고,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채용에 대한 컨설팅을 하고 있습니다. 


스스로가 아무렇지 않게 일본 기업에 취직해서 살고 있어 의식하지 못하고 있던 일인데, 최근에 부쩍 외국인을 발견하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물론, 관광지에서가 아닌 직장이나 음식집, 편의점 등에서 입니다. 


그렇게 새삼스레 일본의 외국인 취직 시장을 생각해보니, 예전보다 더. 그리고 앞으로는 더더욱 외국인이 취직하기 편한 사회가 될 거라는 확신이 섰습니다. 이 생각에 대해서 제 현직에서의 경험을 통해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정규직 한 명 = 천만 원


이 말이 무엇을 뜻하고 있을까요? 답은 정규직 한 명을 채용하는 데 있어서 발생하는 기업의 코스트(비용)입니다. 참고로 월급이나 사회보험 등을 포함하지 않은 비용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몇 배 더 발생해요. 


천만 원이라는 비용은 순수하게 채용하는 데에 발생하는 비용입니다. 비싸요. 굉장히 비쌉니다. 

사람은 필요한데 도저히 채용이 되지를 않으니, 외부 업체에 의뢰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심지어 저 천만 원도 고정적인 비용이 아니예요. 채용하는 사람의 수준이 높을수록 더 많은 수수료를 지불하게 되어 있습니다. 

연봉 x 20%~40% = 수수료

경력직은 보통 연봉이 4천만 원은 넘고, 8천~1억으로 이직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범위로 생각하면 8백만 ~ 4천만 까지가 되겠네요. 


그런데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인적 자원은 회사를 경영하는 3대 자원 중 하나니까요. 좋은 자원에 투자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래서 조금 더 충격적인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입사하여 좋은 실적을 쌓은 사교성 좋은 젊은 사람이라면, 제가 경영자라도 천만 원 이상 투자하고 싶습니다. 반면에 대학교를 중퇴하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그것도 금방 그만두는 사람이면 어떠세요? 


지금 일본에서는 니트족과 프리터를 정규직으로 채용시키는 서비스가 다수 존재합니다. 니트족과 프리터는 그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에 아무런 비용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무료예요. 이 서비스는 오로지 기업 쪽이 지불하는 수수료로만 유지됩니다. 놀랍지 않나요? 


아, 여기서 한 가지 오해의 여지가 있는 부분을 명확하게 하고 싶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니트, 프리터는 그 수준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한국의 경우 워낙 취직이 어렵고 공무원 시험 등을 준비하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목표도 있고 노력도 하지만 아직은 프리터인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프리터, 니트는 그 대부분이 정규직으로 일하기를 꺼려한 사람입니다. 이렇게 취직하기 쉬운데 그 길을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는 소리예요.


요약하자면, 일손이 너무 부족해서 니트든 프리터든 좋으니 채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는 거죠. (물론 업종에 따라 차이가 있고, 연봉에도 차이는 있습니다)

"공부하기 싫어요. 편하게만 살고 싶어요. 근데 지금 연봉이 좀 낮거든요"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무사히 이직해서 일하고 살아가는 사회입니다. 



외국인 채용 시장의 확대

 

정부가 이래저래 정책은 펼쳐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니, 결국은 기업이 외국인 인적 자원을 수용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일본 편의점에 들어가면 계산대에는 주로 동남아계의 외국인이 서 있어요. 외국인을 채용하지 않은 편의점이 더 적을 정도예요. 중요한 건 그냥 외국인을 채용한 것이 아니라, 일본어를 잘하지 못하는 외국인을 채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일본어를 얼마나 잘 못하는지 예를 들면요. 편의점에 들어가서 도시락을 두 개 삽니다. 그러면 보통 젓가락을 두 개 넣어줘요. 종종 바빠서 잊곤 하기 때문에, 젓가락을 두 개 넣어 주세요 하고 말하면,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 해서 다른 점원을 불러야 하는 정도입니다. 


저도 베테랑 편돌이 출신이라 편의점 채용의 기준을 알고 있는 입장 입니다면, 예전 같았으면 이력서에서 떨어졌을 사람들도 이제는 부족해서 못 뽑는 것 같아요. 


아르바이트뿐만 아니라 회사에서도 외국인 채용 시장은 넓어졌습니다. 제가 담당하고 있는 기업도 2년 전과 다르게 외국인을 채용하고 싶다고 연락이 오곤 합니다. 채용 담당관이 외국인인 경우도 있으니, 기업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는 게 느껴지곤 해요. 잘 생각해 보면 저 자신도 그렇고요. 


토익 600의 영어 능력자


조금은 일본의 취직 시장이 얼마나 쉬운지(?) 전달이 되었을까요? 그래도 취업에 대해서 자신이 없으실 수 있는 분들을 위해서 일본의 현실을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며칠 전, 제가 일하는 회사에서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이력서를 가져와서, 자신의 영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현장에서 일하고 싶다고 당당하게 말하더라고요. 그렇게 이력서를 봤는데, 토익이 600점이었습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공부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모두가 이렇다는 소리는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토익 600점이면 영어를 공부한 사람이다하는 인식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다르게 스펙을 쌓는다는 개념 자체가 약하고 수준이 낮다는 의미입니다. 좋게 해석하면, 일본 기업은 스펙으로 사람을 뽑지는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스펙에 가치가 없는 건 아니죠. 확실하게 유리합니다. 한국에서 대학교를 졸업하신 분이라면, 일본에서는 분명히 평균 이상의 인적 자원일 수 있습니다. 매일 10명이 넘는 이직자를 보면서 그렇게 느낍니다.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것 이상으로 일본은 취직하기 좋은 시기입니다.

한 번 시도해보시는 것은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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