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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동문 Jul 24. 2019

놀아야 산다.

  사람은 재미있는 활동을 할 때 몰입한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제대로 노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사람이 몸을 움직일 때 뇌 속에서 발생하는 신경화학물질들은 학습에 대한 올바른 태도를 길러 주고, 인내심과 자제력, 집중력 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즉 아이들은 땀을 뻘뻘 흘리고 뛰어놀아야 공부도 잘되는 것이다. (고영성, 신영준,(2017) 완벽한 공부법 289쪽. 로크미디어)

  아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여러 가지 놀이를 한다. 자기들끼리 무엇을 어떻게 하며 놀지 정하고, 함께 놀면서 자연스럽게 협력하는 방법과 규칙을 지키는 방법을 몸에 익힌다. 물론 싸우기도 많이 싸운다. 하지만 싸우고 화해하는 과정을 통해 의견을 조율하고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방법을 알아간다. (학교에서 놀 때 이 부분이 특히 중요하다.)

  학교에서 체육이나 창체 시간에 아이들과 많이 놀기 위해 노력했다. 놀이 방법을 이야기하고, 놀고 나서는 서로의 의견을 나눴다. 같은 놀이를 한 번 더 하게 될 때 친구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점, 놀이에서 바꾸고 싶은 부분을 중심으로 대화했다. 때로는 내가 아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을 말해 주었다. 이렇게 함께 이야기하고 나서 다시 놀면 이전 놀이에서 생겼던 갈등이나 문제가 많이 줄어들었다.

  몇 가지 놀이 책과 연수를 통해서 알게 된 놀이들이 있다. 배우고 익힌 대로 교실에서 실행하였을 때 잘 이루어진 놀이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놀이들도 있었다. 놀이가 잘 이루어지지 못한 이유는 내 성향과 맞지 않거나, 나의 진행 능력이 미숙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 놀이를 직접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었을 수도 있다. 다음은 내 기준에서 복잡하지 않고 간단하게 적용할 수 있는 놀이들과 응용한 놀이, 직접 만든 놀이들이다. 참고한 내용 그대로 실천해도 재미있었지만 그 놀이를 상황에 맞게 변형시키거나, 아예 내가 새로 만든 놀이들이 더 기억에 남는다.      


1) 공동체 놀이

  공동체 놀이는 주로 학기 첫날, 학기 초, 혹은 새로운 친구가 전학 왔을 때 한다. 서로 친해지는 시간을 갖고, 함께 골고루 어울려야 하는 이유에 대하여 생각해 보기 위해서다.  지금 소개하는 놀이들은 신체 접촉이 많기 때문에 모두 남녀로 나누어서 한다.     


⓵ 믿고 앉기(1)

1> 동그랗게 원을 만들어 선다.

2> 서로의 뒷모습을 보면서 밀착한다.

3> 천천히 의자에 앉는다고 생각하면서 뒷사람의 무릎에 앉는다.

4> 모든 사람들이 진짜 의자에 앉은 것처럼 편안한지 확인한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쓰러지면서 여러 번 실패하게 된다. 누구 한 명은 아프고 불편하다고 말할 수 있다. 이때는 아프거나 불편할까 봐 겁먹지 말고 뒷사람을 믿고 차분하게 앉아야 한 다는 것을 강조한다. 내가 제대로 앉지 못하면 다른 친구들이 힘들어지는 놀이다. 아이들에 따라서는 잘 안될 경우 어떻게 해야 할지 자기들끼리 여러 번 상의를 한다. 성공하면 아이들은 편하다며 매우 신기해한다. 이때 발을 맞춰서 움직이는 것도 가능하다고 하는데……. 그건 12년째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한 발자국만 움직이면 무너져 버린다.     


⓶ 믿고 앉기(2)

1> 의자를 하나 두고 한 명이 앉는다.

2> 앉은 사람 무릎 위에 다른 아이가 한 명 앉는다.

3> 같은 방법으로 아이들의 무릎 위에 한 명씩 앉으면서 긴 줄을 만든다.

  따로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아이들 스스로 가장 무거운 사람을 제일 처음 의자에 앉힐 때가 있다. 조금 불편할 수 있지만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괜찮다. 의자 하나에 여러 아이들이 길게 앉은 모습은 모두를 즐겁게 해 준다.     


⓷ 들어 올리기

1> 술래는 눈을 감고 바닥에 눕는다.

2> 친구들은 친구의 목, 어깨, 팔, 등, 허리, 발을 치거나 잡는다.

3> 천천히 높게 들어 올린다.

4> 술래는 돌아가면서 한다.     

  신의 몸을 친구들이 들어줘서 공중에 올려주면 어떤 기분이 들까? 여학생 중에서 술래를  하지 않겠다는 학생도 있는데 이럴 때는 억지로 시킬 필요 없다.     


⓸ 오뚝이 놀이

1> 친구들은 동그랗게 원을 만들어 선다. 술래는 가운데에서 눈을 감은 뒤 두 발을 모으고 선다.

2> 술래는 쓰러지고 싶은 방향으로 쓰러진다. ‘오뚝이처럼 완전히 눕는다.’ 고 생각하며 쓰러진다.

3> 원을 만든 친구들은 자신한테 술래가 오면 가볍고 부드럽게 다른 친구들 방향으로 밀어서 보낸다.

4> 술래는 몸에서 힘을 빼고 친구들이 미는 대로 움직인다.     

 술래가 친구들을 믿고 완전히 쓰러질 듯이 눕는 것과 친구들이 부드럽게 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⓹ 끼어들기

1> 친구들은 동그랗게 원을 만들어 서서 팔짱을 단단하게 끼거나 어깨동무를 한다.

2> 술래는 밖에서 친구들이 만든 원안으로 비집고 들어가기 위하여 노력한다.

3> 친구들은 술래가 자신들이 만든 원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낸다.

4> 시간제한을 두고 돌아가면서 술래를 맡는다.           

  다치지 않게 조심하면서 활동하는 것이 중요한 놀이다. 서로 심하게 밀치거나 때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것을 일러 주어야 한다. 술래가 원안으로 진입을 성공하는 경우도 있지만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실패한 술래에게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 물어본다. 재미있었다는 대답도 있지만, '친구들이 나를 밀어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라는 이야기도 많다.      

  놀이를 끝내고 나서 짧게라도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다. 놀면서, 놀고 나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앞으로 친구들과 어떻게 지내면 좋을지를 묻는다. 돌아가면서 가볍게 이야기해도 괜찮다. 아이들은 이미 답을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것을 몸으로, 놀이로 확인하고 느끼면서 친구들과 관계를 만들어 나가게 된다.       


2) 교실놀이

  미세 먼지가 심하거나, 비가 오는 날에는 실내에서 체육을 해야 한다. 많은 학교에 체육관이 있지만 지금 근무하는 학교처럼 체육관이 없는 학교도 있다. 이럴 때는 교실에서 체육을 해야 한다. 그리고 꼭 체육 시간이 아니더라도 남는 시간을 활용하여 틈틈이 놀이를 할 수도 있다. 다음은 교실에서 진행 한 놀이 중에서 좀 더 움직임이 많고 실천하기에도 간단했던 것들이다.     


⓵ 동그라미 피구

1> 친구들은 동그랗게 바닥에 앉고 가운데 술래가 선다.

2> 술래는 혼자도 좋고 원의 크기에 따라 2~4명도 괜찮다. 

3> 밖에 앉은 친구들은 안에 있는 술래를 향해 공을 굴린다.

4> 술래는 굴러오는 공을 피해야 한다.

5> 주어진 시간(1분~2분) 안에 공을 몇 번 맞는지 확인한다.

6> 바닥 대신 의자에 앉아서 공을 던지며 활동할 수도 있다.     

  밖에서 안으로 공을 굴릴 때는 던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흥분한 아이들은 공을 던질 수 있는데 이때는 주의를 몇 번 주고 그래도 계속될 경우에는 30초~1분 정도 나와서 놀이를 관찰하는 시간을 준다. 안에 있는 친구들은 뛰어오르며 공을 피할 경우 굴러오는 공을 밟고 넘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조심해야 한다. 의자에 앉아서 공을 던질 때도 어깨 위로 던지지 않도록 조심시킨다. 공은 골고루 던질 수 있도록 하고, 공 가지고 싸우지 않게 먼저 공을 만진 사람이 던지게 하면 좋다.     


⓶ 안대 술래잡기

1> 술래는 1~2명으로 정한다. 

2> 술래는 안대를 끼고 다른 친구들은 교실 곳곳에 자리를 잡는다.

3> 친구들이 자리를 잡으면 술래는 코끼리 코 회전을 7~10회 하고 나서 친구들을 잡으러 돌아다닌다.

4> 술래는 손으로 친구들을 치면서 점수를 얻는다.

5> 술래가 아닌 친구들은 너무 구석진 곳에 숨지 않도록 한다.

6> 술래가 친구들을 치는 과정에서 이성 간의 경우 신체 접촉이 불편할 수 있다. 이럴 때는 술래가 아닌 사람이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온 술래의 손바닥을 가볍게 치고 술래가 점수를 얻는다.


⓷ 당신은 당신의 이웃을 사랑하십니까?(의자 뺏기)

1> 친구들은 동그랗게 의자에 앉고 가운데 술래(1명)가 선다. 

2> 술래는 친구 한 명에게 다가가 ‘당신은 당신의 이웃을 사랑하십니까?’라고 묻는다.

3> 질문을 받은 친구가 ‘예’라고 대답할 경우 대답 한 친구의 양쪽에 있는 사람들끼리 자리를 바꾼다. 

4> 이때 술래는 순간적으로 비게 되는 자리에 앉을 수 있다.

5> 질문을 받은 친구가 ‘아니오. 라도 대답하면, 술래는 ‘그럼 누구를 사랑하십니까?’라고 묻는다. 

6> 질문을 받은 친구는 ‘저는 안경 쓴 친구를 사랑합니다.’, ‘저는 남자들을 사랑합니다.’처럼 여러 친구들에게 해당하는 대답을 한다.

7> 대답에 해당하는 친구들은 모두 일어나서 다른 자리에 앉는다.

8> 자리에 앉지 못하는 친구가 술래가 되어 놀이를 계속한다.     

  술래가 질문을 위해 친구들에게 갈 때 특정 친구는 거의 질문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발표 막대를 사용하여 질문을 받게 될 친구를 정해주면 좋다. 이 놀이를 통하여 아이들이 자리를 이동하며 섞인 자리에서 바로 학급회의(학급 다모임)를 할 수도 있다.        


⓸ 암살자 놀이

1> 술래를 정한다.(1~3명)

2> 음악을 틀고 다 같이 자유롭게 걸어 다니면서 악수를 한다.

3> 술래는 친구들과 악수를 하면서 손가락으로 친구의 손바닥을 가볍게 긁는다.

4> 술래가 손바닥을 긁은 학생들은 열 발자국 걸어가서 크게 비명을 지르며 쓰러진다.

5> 다른 친구들은 술래가 누구인지 예상하여 이야기한다.

6> 술래가 아닌 사람들이 걸어 다니면서 악수를 하지 않거나 주변을 관찰만 하고 있지 않도록 한다.     

  이런 놀이를 할 때에는 아이들이 여기저기서 ‘친구들이 규칙을 지키지 않는다.’, ‘제대로 하지 않고 장난을 친다.’처럼 불만을 털어놓는다. 놀이가 한 번 끝나고 아이들에게 ‘친구들에게 바라는 점’이나 ‘놀이를 어떻게 했으면 좋을지’에 대해서 묻는다. 특히 놀이 규칙을 바꾸자고 이야기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들어보고 괜찮을 것 같으면 바꿔도 좋다. 하지만 바꾸기 어려운 상황이면 ‘좋은 의견인데 그렇게 하면 너무 복잡할 것 같아’처럼 이야기해 준다. 대화를 나누고 나서 다시 놀이를 하면 불만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⓹ 풍선 오래 띄우기

1> 일인당 한 개씩 풍선을 갖는다.

2> 머리, 어깨, 무릎, 발을 이용하여 풍선을 치면서 오래 띄우는 연습을 한다. 이때 손은 제외한다.

3> 누가 가장 오랫동안 풍선을 바닥에 떨어뜨리지 않고 오래 띄우는지 시합한다.

4> 시합은 모둠별로 해도 좋고 개인으로 해도 좋다.

5> 시간제한을 두고 풍선을 머리 위로 여러 번 치면서 띄우는 횟수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할 수도 있다. 이때에는 풍선이 바닥에 떨어져도 시간이 끝날 때까지 다시 풍선을 들어서 활동을 이어 간다.     

  무엇을 하든지 간에 안전이 최우선이다. 교실 놀이를 하기 전에는 교실 공간을 최대한 넓게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좁은 공간에서 서로 부딪히며 다치는 일 없도록 강조에서 이야기해준다. 놀이를 하면서는 아이들의 상황을 계속 살피며 신경을 쓰는 건 기본이다.       


3) 운동장 놀이

  체육 시간에 운동장에서 티볼, 배구, 축구, 피구, 농구, 배드민턴, 발야구 같이 다양한 운동을 해왔다. 고학년에서 구기 종목 시합을 하다 보면 남자아이들과 여자 아이들 간의 기량 차이로 인하여 서로 재미가 없어하는 경우가 있었다. 남녀로 따로 나누어 활동을 하는 방법도 있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생활하는 경험을 쌓기 위해 남자와 여자가 어울려서 운동을 하는 경험도 분명 필요하다. 남자와 여자 모두가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피구와 잡기 놀이 중심으로 정리했다.     


⓵ 짐볼 피구

1> 요가할 때 사용하는 짐볼로 피구 시합을 한다.

2> 공이 크면서도 말랑 말랑하고 빠르게 날아가지 않아서 맞아도 아프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이 공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흥미를 가지고 운동할 수 있다.

3> 처음에는 돌아가면서 골고루 공을 던질 수 있도록 한다.     


⓶ 모둠 피구

1> 아이들을 네 개 모둠을 나눈다.

2> 피구 경기장도 2X2 네 칸으로 나눈다.  

3> 칸 마다 모둠 별로 들어간다.

4> 옆으로, 대각선으로 공을 던져서 다른 모둠 아이들을 공격한다.

5> 공에 맞은 아이들은 나와서 자신이 서고 싶은 위치에 서서 다른 모둠 아이들을 공격한다. 

6> 공의 개수를 늘리면 훨씬 속도감 있는 시합을 할 수 있다.  

7> 끝까지 살아남은 모둠이 승리를 얻는다. 이후 칸을 이동하며 다시 시합한다.     


⓷ 그 외 피구 운동들

1> 왕피구 : 장기처럼 왕을 한 명 정하고 왕이 공에 맞으면 바로 시합이 종료된다.

2> 무적 피구 : 공에 맞아도 죽지 않는 사람을 정하고 시합한다. 여자들만, 혹은 남자들만으로 정해서 시합하면 서로 막아주고 보호하려는 모습도 볼 수 있다.

3> 바운드 피구 : 공을 바닥으로 튕겨서 공격하는 방법이다.     


⓸ 모둠 잡기 놀이

1> 술래는 한 모둠으로 정한다.(3~4명)

2> 술래는 술래가 아닌 다른 아이들을 잡으러 뛰어다닌다.

3> 술래는 다른 아이들의 어깨 아래를 가볍게 치면 1점을 얻는다

4> 주어진 시간 동안 획득 한 점수를 모둠 친구들과 더하거나 평균을 구한다.

5> 나중으로 갈수록 아이들 체력이 떨어 지기 때문에 처음에 술래를 하는 모둠이 유리할 수 있다. 놀이 전에 순서를 정하고 시작한다.

6> 축구 골대 뒤나 운동장 구석에 가만히 숨어 있는 아이들이 있다. 뛰면서 땀 흘리고 운동해야 하는 시간이기 때문에 열심히 참여할 것을 독려한다. 여러 번 반복되면 잠시 게임에서 나와서 친구들 운동하는 모습을 보며 어떤 생각이 드는지 대화 나눈다.       


⓹ 좀비 놀이

1> 1~4명의 술래를 정한다.

2> 술래는 다른 아이들을 잡으러 다닌다.

3> 술래에게 잡힌 아이들은 바로 술래가 된다.

4> 주어진 시간 안에 살아남은 아이들을 확인한다.     


  사실 아이들은 놀 공간, 시간, 함께할 친구들만 있으면 어제 어디서든지 자기들끼리 잘 놀 수 있다. 학교에서의 놀이가 중요한 까닭은 서로 협의를 하며 규칙을 지키는 태도를 기르고, 더 다양하고 많은 친구들과 어울리는 기회를 갖기 위해서이다.     

  놀이를 할 때 교사도 함께 하면 아이들이 더 즐거워한다. (이때는 교사가 승패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안에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사가 술래가 되어 활동하거나, 아이들이 교사를 공격하고 잡으며 활동하면 보다 활기찬 놀이 시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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