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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Feb 21. 2024

술은 적당히

취했으면 보호자자 동승하세요.

대리기사를 호출한 고객과 사전 통화를 할 적엔 반드시 "지금 통화하시는 고객님께서 이동하시는 거 맞으신가요?"라고 물어보곤 한다. 맞다고 하면 문제가 없지만 아니라고, 내 옆에 친구 놈 좀 대신 부탁드린다 이렇게 답할 경우 기사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만 한다. '그 친구 놈'은 스스로 휴대전화 액정을 누를 수도 없는 상태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술자리에서 미리 뻗어버린 일행을 먼저 치워버리기 위해 기사를 부르는 케이스이다.


보통 대리운전은 술 먹은 사람들이 부르는 거라고 알려져 있는데 그것도 정도라는 게 있다. 취한 것도 정도껏 취해야지. 




최소한 자기 집을 알아볼 인지능력은 있는 상태에서 기사를 불러야 한다. 대리운전은 고객이 차를 세울 위치를 구체적으로 지목해 주면서 종료되는데 자기 집조차 알아볼 수 없는 인사불성 상태의 고객인 경우 기사 입장에서는 정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이기 때문이다.(심하면 그냥 아무 길가에나 세워두고 도망치듯 빠져나오기도 하는데 이 마저도 선불로 돈을 받았을 경우에나 가능한 일이다.)

심하면 취객이 차에서 난동을 부리기도 하는데 이 경우 운전대를 잡고 있는 기사의 입장에서는 정말 손을 쓸 방법이 없다. 


알코올 효과로 지능지수 반토막 나서 자기 집조차 알아볼 수 없는 인사불성 상태라면 보호자가 동승해야 하는 것이다. 


일전 어떤 고객은 목적지까지 절반도 안 왔는데 우리 집 다 왔다며 달리는 차에서 문을 열고 뛰어내리려 한 적도 있었다. 부하직원으로 보이는 동승자가 뜯어말려서 망정이었지("부장님! 이러시면 안 됩니다!ㅠㅠ") 혼자였다면 대형사고로 이어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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