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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트코알라 Jul 22. 2024

30대 허약 체질

이제는 정말 달라질 때


드라마 한 개를 끝까지 잘 못 보는 편이다. 마지막으로 전 편을 본 드라마가 무엇인지 가물가물할 정도다. 배우 김혜수와 주지훈이 주연으로 출연한 '하이에나'였던가. 평소 위 두 배우를 좋아하는 편인데 같은 작품에 동시 출연한다고 해서 좋아하며 봤던 기억이 있다.


위 작품만 제외하면 나는 드라마를 주로 요약본으로 본다. 유튜브에서 요약본이나 쇼츠를 보면서 하이라이트 장면만 띄엄띄엄 보는 것이다. 그렇게 숏폼으로 접하게 된 드라마 중 하나가 '미생'이었다. 미생은 워낙 인기가 많기도 했지만 명대사가 많기로도 유명한데 나 역시 최근 우연히 보았다가 머리를 댕 맞은 것처럼 울림이 있던 대사가 있었다.


"네가 이루고 싶은게 있다면 체력을 먼저 길러라."


네가 종종 후반에 무너지는 이유 데미지를 입은 후에 실수한 후 복구가 더딘 이유 다 체력의 한계 때문이야. 체력이 약하면 빨리 편안함을 찾게 되고 그러면 인내심이 떨어지고 그리고 그 피로감을 견디지 못하고 승부 따위는 상관 없는 지경에 이르지.

 

이기고 싶다면, 네 고민을 충분히 견뎌 줄 몸을 먼저 만들어. 정신력은 체력의 보호 없이는 구호 밖에 안돼.


목표에 대한 열정도 중요하지만 그 열정을 실행시켜 주는 체력이 기본이라는 조언. 요즘 부쩍 체력의 한계를 많이 느끼고 있어서 그런지 저 말이 더욱 와닿았던 것 같다.


나는 주변에서도 알아주는 허약 체질이다. 출근길이 도어투도어로 1시간도 안 되는 짧은 거리임에도 출근만 하면 에너지가 방전되어 헤롱헤롱하고 있다. 조금만 배고프면 팔다리가 후들거리고 약간의 빈혈도 있어 컨디션이 안 좋은 날엔 어지러움을 느끼기도 한다.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사람마다 에너지총량이라는 게 있다면 나는 남들보다 3분의 1 정도는 모자라는게 아닐까’. 하지만 사실 이게 그렇게 큰 문제로 다가오지는 않았었다. 20대까지만 하더라도 아니 30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그랬던 것 같다. 내가 크게 몸을 쓰는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저질체력이 큰 병도 아닌데 뭐가 문제인가 싶었던 것이다.


지금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이제는 무슨 일을 하든지 간에 체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 스스로 체감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열정은 있지만 체력이 약하니 뭘 하든 쉬이 집중력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몸이 따라주질 않으니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지속성이 떨어지는 것 같달까. 피곤한 몸을 이끌고 무리해서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쉽게 짜증이 나고 신경이 곤두서게 된다. 어찌저찌 목표에 이르렀다 할지언정 건강한 방법은 못 되는 것이다.


'정말 이제는 달라질 때다' 이런 생각이 들어 요즘에는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려 의식적으로 노력 중이다. 일주일에 최소 3일은 1시간씩 스피닝 바이크로 땀을 흘리고, 스쾃 동작 100개를 하고 잠에 든다. 최근에는 줌바 학원도 등록해 다니고 있는 중이다. 생전 머리털 나고 춤은 처음인데 어리버리 동작을 따라가느냐고 굉장히 헤매고 있다.


작은 시도이지만 이렇게 한 걸음씩. 일상 속 운동을 통해 체력을 기르고, 이를 토대로 원하는 바에 건강한 방식으로 도달할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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