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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주영 Jan 26. 2020

 Happy Singlehood

<혼자 살아도 괜찮아> 그럼  혼자 사는 게 뭐 어때서? 그치??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것이 미래라는 이름의 시간일 것이다.

어제가 설날이었다. 

나는 종갓집의 종부이다. 

매년 시어머님께서 연중행사를  꼼꼼하게 표시해주시는 달력을 챙겨주신다. 

제사와 어른들 생신은 음력으로 아들, 딸, 며느리, 손주 생일은 양력으로 표시하는 달력의 숫자들을 보면서 한 해를 시작한다.

평생을 종부로 살아오셨기 때문에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는 늘 불안하고 답답함을 느낀다.

내가 과연 어머님처럼 살아갈 수 있을까? 답은 언제나 NO다.

이번 설은 처음으로 딸아이와 단둘이서 집 캉스를 하게 되었다. A형 독감의 덕을 본 것이다.

(과연 감사라고 말해야 할지는 의문이지만 시댁에 내려가지 않는 수혜를 누린 것은 FACT이다.)

남편의 독감 발병을 시작으로  나와 딸아이 차례차례 독감이 창궐한 우리 집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39도가 넘는 고열로 딸아이는 끙끙거렸고 나는 온몸이 얻어맞은 것  같은 극심한 근육통에 시달렸다.

글을 쓰는 지금도 손가락 마디마디가 아프다. 

사실 아프면서 책을 읽고 서평을 써야 한다는 부담감이 엄습해왔지만 누워서 책이라도 읽지 않았다면 불편한 마음은 어디에서도 위로받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이 책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우리 딸이 어른이 되면 살아가게 될 사회의 모습을 단편적으로 보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도 딸을 어떻게 키워나가야 할지 방향성을 보여주는 책이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부모가 되면 나보다는 늘 자식이 우선순위가 된다. 

나 또한 내 딸은 나처럼 살지 않길 바라는 사람이다. 

입버릇처럼 세상 밖에서 당당하게 꿈을 펼치면서 살길 바란다고 말이다. 그러나 되짚어 보면 이 말은 뜬구름 잡는 말처럼 예쁜 선물상자처럼 보인다. 

 <혼자 살아도 괜찮아> 엘리야킴 키슬레브 저자는  독신에 관한 저자의 생각들을 사회과학적 자료를 근거로 설명이 잘 된 책이다. 명절이 되면 독신인 사람들은 인지적 부조화를 겪는다. "언제 결혼할 것인가?" 물으면 늘 배우자를 찾는다고 말을 하지만 실제 행동은 그렇지 않다. 내 주변에도 독신인 사람들이 많다. 그중에서 내가 아가씨라고 부르는 서현이 작은 고모는 나랑 동갑이지만 독신이다. 시부모님 입장에서 보면 늘 아픈 손가락일 수 있지만 나는 서현이 작은 고모를 보면 자유롭게 즐기면서 살아가는 모습이 솔직히 부러울 때도 많다.

이 책은 현실과 인식의 차이를 다룬다. 현실에서는 결혼이라는 관습을 포기하는 독신이 점점 늘고 있지만 사람들의 인식은 여전히 결혼에 대한 사회적. 심리적 압박에 시달리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독신의 삶을 부정적으로 본다. 더 정확히 말하면 그렇게 살아가는 방식에 숨겨진 잠재적 가치를 보지 못한다. 

따라서 이 책은 독신의 삶을 이해하고 축복하는 최근의 흐름에 숨겨진 메커니즘을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다.

책은  총 7장의 챕터로 나뉘어 있다.

1. 독신의 시대

2. 행복한 노후를 위해

3. 사회적 압력 극복하기

4. 잠은 혼자, 놀 때는 여럿이

5. 탈물질주의 세계에서 독신으로 살기

6. 열심히 일하고, 더 열심히 놀고

7. 행복하게 살아갈 독신의 미래


나는 5장의 내용 위주로 서평을 전개해 보겠다.

'페미니즘'이란 말만 들어도 사이다처럼 가슴이 뻥 뚫릴 것 같은 내가  참 좋아하는 단어이다.

페미니즘은  ‘여성의 특징을 갖추고 있는 것’이라는 뜻의 라틴어 ‘페미나(femina)’에서 유래한 말로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던 남성 중심의 이데올로기에 대항하며,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의 권리와 주체성을 확장하고 강화해야 한다는 이론 및 운동을 가리킨다. 즉, 남성 중심적인 사회에서 차별적인 대우를 받아온 여성들이 사회가 정해놓은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하는 등 ‘성(sex, gender, Sexuality)에서 기인하는 차별과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을 주장한다.  1) 네이버 지식백과 시사상식사전 참고

제1의 페미니즘의 물결에서부터 제3의 물결을 거쳐오면서 여성들이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게 했다.

이런 일련의 가치관의 변화로 여성은 많은 사회 제약에서 벗어나 결혼 제도 밖에서 성장하고 발전했다. 뉴욕에 사는 독신녀 멜리사는 세계를 여행하면서 색다른 삶을 경험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자유가 똑같이 허용되는 일반적인 현상은 아니다는 것이다. 책을 보면서 아프간의 여성들이 사회에 저항하는 모습과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 극단적인 사례를 보면서 자아실현과 자기 발전을 위해 여성들의 힘겨운 투쟁을 극명하게 보았다.


탈물질주의 가치는 독창성, 도전정신, 자아실현 같은 가치를 포함해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영향을 준다. 중요한 점은 사람들은 안정 감을 느낄 수 있도록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고 잠재적 가능성을 최대한 끌어내고 싶어 한다. 나도  전적으로 동의하는 부분이다. 나도 미약하지만 나만의 목소리를 내고 싶어 지금도 글을 쓰고 있다. 브런치라는 가상의 공간이지만  이 허구성 안에서 나는 나만의 필명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나의 생각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잠재적 가능성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서는 혼자만의 성스러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결혼은 이런 성스러운 시간을 먹어버리는 괴물과도 같은 제도이다. 남편과 아이를 위해서 엄마라는 페르소나를 쓰고 생활을 해야 하고 나의 생명과 같은 시간을 끊임없이 바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에게는 도전정신도, 자아실현도 만년설이 뒤덮인 에베레스트처럼 높아 보이기만 한 것이다. 

나는 이장에서 솔로 웨딩이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직면했다. 보편적인 기준에서 보면 일탈적인 행위로 보일 수 있거나 아니면 상징적이고 의식적인 행위의 표현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내가 느낀 솔로 웨딩이라는 단어는 참신했다. 책에서 해석하는 내용과는 사뭇 다를 수 있지만 나는 오히려 이런 의식적인 행위를 통해서 새로운 나로 거듭 태어나는 것 같았다.

 


34세 독신녀 사샤는 탈물질주의 가치의 장점을 열거하며  이문제와 관련해 우리에게 깨달음을 준다. 자유를 즐기고, 개인적인 성장에 감사하며, 새로운 세상을 발견하는 등 인생의 즐거움을 경험하고 감사함을 느끼는 삶으로 변화를 겪었다고 말이다. 저자가 분석한 테이터 결과도 행복감은 탈물질주의 가치와 밀접하게 관련되고, 성별, 교육, 재산 같은 부차적인 변수를 설명한다. 기혼자들에 비해 독신자들이 더 행복하다는 것이다.

종합해보면 탈물질주의 가치는 독신들의 행복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독신의 삶을 선물로 생각하고 결혼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를 얻는다고 생각한다.

물론 현실은  한 가지 만의 이데올로기가 정답이 아니듯 지향하는 가치관에 따라 언제나 정답은 달라진다.

이 책은 인구가 점점 감소하는 현시점에서 꼭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독감 덕분에 몸은 집에 있지만 가시방석처럼 불편한 마음을 부여잡고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며느리로서 나는 

내 딸에게는 결혼을 절대 강요하지 않을 것이다.

급변하는 시대라고 말하기도 우습게 세상은 변화무쌍하게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대한민국에서의 나의 위치는 고장 난 시계가 멈춰버린 그 시간의 형태로 살아가는 것 같다.

사랑하는 내 딸아 엄마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단다. "너는 행복한 독신의 생활도 가능한 시대에 살아갈 것이다. 그 시대에서 정말 누구보다도 행복하게 살다가 엄마랑 하늘 별에서 만났으면 좋겠단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기가 완전히 낫지 않아 이번 서평은 이것으로 마무리 짓겠습니다.

모두들 감기 조심하세요. 에취~~~~~~~~~~~

구글이미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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