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이별 중
사랑하는 사람과 둘만의 시그널을 갖는 게 좋았다
예를 들어 토끼 이모티콘 하나만 보내도
서로가 전하는 말은 “보고 싶다”
고래 이모티콘을 보내는 건 “목소리가 듣고 싶어”
손가락으로 콧등을 만지면 사랑한다는 무언의 뜻
하나, 둘, 셋을 외치면 별 다른 말 없어도 그 사람에게 번쩍 안기기
조용히 어깨에 기대면 무언의 토닥임이 필요하다는 요청
눈썹을 찡긋찡긋 들어보이면 진한 키스를 나누고 싶다는 신호
후회가 되는 건
미안하다는 말
돌아오라는 시그널
기다릴 거라는 이모티콘은 따로 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것들이야 말로 어떻게든 알아들을 수 있도록
간단한 한 글자만으로라도 각인시켜야 했다
그래서 보이는 곳에 여기저기 널어놨어야 했다
그냥 이대로 있는 것
어쩌면 이게 내 러브티콘
내내 기다리겠다는 뜻
언제든 오면 활짝 안기겠다고
아무일도 없었던것 처럼 다시 사랑하겠다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