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부 +day5 : 오하라
오하라
Ohara
2022. 12. 12
월요일 아침 오하라 방면의 17번 버스는 만차였다. 출근하는 현지인과 관광지로 향하는 외지인의 동선이 겹치는 노선이었다. 가모강을 거슬러 오르던 버스는 물줄기가 끝나는 지점에서 승객을 한차례 솎아냈다. 거리의 건물이 자취를 감추고 교토 외곽의 숲길로 접어들자 차내에는 소수의 여행객만이 남았다.
한 시간 남짓한 시간을 달려 도착한 ‘오하라’는 사흘 전 방문한 ‘미야마’와는 또 다른 풍경의 산속마을이었다. 미야마가 오지의 외딴 마을이라면, 오하라는 서울 변두리에 가까운 마을이었다. 구파발을 지나 북한산 초입에 들어선 한옥마을과 지리적으로 비슷한 인상을 받았다.
굽이진 오솔길을 따라 아랫집과 윗집 사이를 찬찬히 밟았다. 아직 남아있는 단풍을 보고서 반가워하다 냇물에 졸졸 씻겨내리는 낙엽 소리를 듣고서는 아쉬워했다. 가을의 끝자락이 무색하게 마을 중턱에 오르자 짙은 녹음이 펼쳐졌다. 그 속에 안긴 사찰이 고요히 모습을 드러냈고, 700년 이상 가꿔온 소나무가 심긴 ‘호센인’에 다다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