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디안 Nov 21. 2021

유튜브에서 찾은 취향

2021년 11월 언저리

아침에 눈을 뜨고 창문을 열어보니 탁 트인 하늘과 푸르른 나무들과 싱그러운 풀내음. 내가 여행을 떠났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풍경의 이상적인 모습이야. 위드 코로나로 국내 여행은 어느 정도 완화되었지만 여전히 해외여행은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지. 특히 나는 여행은 휴양이라고 생각하는 스타일이라서 고즈넉한 풍경과 맑은 날씨에서 배짱이 마냥 누워 휴식을 즐기는 것을 꿈꿔


그런데 그걸 집에서 즐기는 방법이 있다고 해. 준비물은 프로젝트 빔과 그걸 비출 수 있는 집안의 벽면이 다야. 'Fake window'로 검색하면 파리의 에펠탑이나 이집트의 피라미드도 내 방에 인테리어로 만들 수 있는데 이는 코로나가 만들어 낸 새로운 랜선 여행이자 인테리어 방식이지.


그리고 이 중심에는 유튜브가 있어.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정말 강력하고 세심해. 내가 지금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나 과거에 가졌던 관심을 족집게 선생님처럼 뽑아서 추천해줘. 그러다 보니 최근 유튜브를 보는 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워낙에 콘텐츠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이를 위해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데 유튜브는 그 시간도 부족해서 사람을 초조하게 만들기도 하지.


그래서 생각해보게 되었어. 최근 내가 유튜브에서 어떤 콘텐츠들이 좋았는지, 그리고 어떤 취향을 향유하고 있는지 말이야. 매우 많은 후보들이 있다는 사실에 내가 참 콘텐츠 과소비하는 사람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너무나 넓구나라고 자기 위로도 하게 됐지. 그래도 몇 가지를 뽑아봐야겠다 싶었고 소개하고 싶었던 유튜브 채널을 지금부터 소개하려고 해. 


1. 유튜브판 '유희열의 스케치북'

요즘 유튜브에 중독된 삶이야. 알고리즘이라는 무서운 녀석은 좋아할 만한 주제와 영상을 끊임없이 추천하고 알람을 보내주거든. 그런데 최근 알고리즘에서 벗어나서 직접 찾아서 보는 유튜브 채널과 콘텐츠가 있어. 정기적으로 업로드되는 것은 아닌데 올라오면 파급력이 꽤나 있는 영상이야. 이것은 바로 아이유의 팔레트. 최근 아이유의 팔레트를 알게 된 건 '놀면 뭐하니'에서 패러디한 악동뮤지션의 낙하 영상을 통해서였지. 사실 유튜브에서 내가 챙겨 보는 건 연예인 유튜브보다는 다른 쪽 관심사가 많아서 아이유가 유튜브를 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챙겨 보진 않았거든.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재미있더라고. 우선 아이유의 음악 취향이 나랑 비슷한 부분도 있고 내가 아이유 음악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겠지. 그래서 나오는 출연진들이 너무 좋더라고. 악동뮤지션, 샤이니, 최근에는 2AM까지. 아이유도 벌써 데뷔한 지 14년 차가 되어가고 그녀와 같이 활동했던 가수들이 대부분 내가 즐겨 들었던 아티스트들이 많으니 취향저격일 수밖에 없겠지


기본적으로 '아이유의 팔레트'는 아이유와 협업을 했거나 아이유와 연결고리가 있는 사람들을 게스트로 섭외하는 것 같아. 악동뮤지션의 경우 '낙하'의 피처링을 했었고, 샤이니 같은 경우에는 데뷔년도도 비슷하고 멤버들과도 친분이 꽤나 있지. 그리고 공유가 나오기도 하는데 예전에 그런 약속을 했었다고 하더라고. 공유가 감독을 하게 되면 그 작품에 아이유를 배우로 쓰겠다고. 그런 이야기들이 나오며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진행되어가니 보는 재미가 쏠쏠해.


그리고 아이유는 훌륭한 보컬이니까 아이유의 팔레트의 중요 코너인 게스트가 가수라면 그 가수의 노래를 아이유 밴드와 함께 편곡해서 부르는 코너가 있어. 최근에 2AM이 나왔는데, '어떡하죠'라는 곡을 아이유만의 색깔로 편곡하니 듣는 재미가 있었고 원곡도 찾아보게 되었지. 그래서 이 콘텐츠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그리고 답가로 2AM은 아이유의 '내 손을 잡아'를 편곡해서 답가를 했는데 오랜만에 창민의 시원한 보컬을 들으니 좋더라고.


그리고 영상 마지막에 실종 아동들에 대한 제보를 바란다는 내용도 관심 가져주면 좋을 것 같아. 해당 영상에서는 실종 아동에 대한 어떠한 언급이 되지 않아. 억지스럽지 않게 보여주는 선한 영향력의 한 좋은 사례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 마음도 참 이쁜 아이유, 당신을 응원해. 


2. 축구 대표 유튜브 하면 이스타 TV, 이스타 TV 하면 축구 대표 유튜브

최근 몇 년 만에 코로나로 인한 관중이 없는 A 매치 경기가 있었어. 국가 대표팀은 골대를 3번을 맞히기는 했지만 지속적인 공세 속에서 1:0 승리를 거두었어. 관중들은 위드 코로나의 방역 수칙을 잘 지키면서 태극전사들을 질서 정연하게 응원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 


그런데 내가 요즘 축구하면 생각나는 콘텐츠가 하나 있는데, 2~3년 전에 tvN에서 성황리에서 방영됐던 '알쓸신잡'의 축구버전이라는 비유가 가장 어울릴 것 같아. 다양한 패널들이 나와서 정말 사소한 부분도 수다를 떨면서 이야기 나누거든. 내가 지금부터 소개하려는 채널은 바로 유튜브 채널 '이스타 TV'야. 아마 해외 축구를 좋아하는 친구들이면 '이스타 TV'를 알고 있는 친구들이 많을 거야.


이스타 TV는 국내 및 해외 축구를 진지하지 않고 쉽고 친숙하게 접하는 좋은 방법 중에 하나이며 최고이지 않나 싶어. 개인적으로는 박지성의 은퇴 이후 해외 축구에 대한 관심을 거의 두지 않았었는데, 최근 메시의 이적도 있었고 손흥민이 워낙에 큰 활약을 보이다 보니 관련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고 있었거든. 그런데 재미로 챙겨 보던 유튜버 감스트 채널에 추맨이라고 불리는 '이주헌' 해설위원과 번개맨으로 불리는 '박종윤' 해설위원이 나와서 재미있게 방송하는 영상이 눈에 띄더라고. 아마 역대 베스트 일레븐 이상형 월드컵 영상이었던 것 같아. 그래서 찾아보다 보니 ' 숨겨진 금광' 같이 봐도 봐도 끝나지 않는 축구 정보 유튜브 채널을 찾아내게 된 거지. 


이스타 TV를 즐기려면 출연진들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해를 하고 콘텐츠를 보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래서 아래에 설명할 5명은 고정 패널, 2명은 객원 패널로 이스타 TV를 운영하는 '주식회사 랩추종윤'이라는 회사에 정식적으로 계약을 하고 활동하는 주요 출연진이야. 이외에도 여러 명이 있지만 주로 출연하는 분들이야. 그들은 일반 회사에서 셀 방식처럼 저마다의 조합을 가지고 다양한 콘텐츠를 찍고 있어. 때로는 날카로운 경기 분석이나 경향을 파악하기도 하고 가볍게 티키타카를 하며 시너지를 내면서 유쾌한 이야기를 풀어가지. 국내 스포츠 관련 최고 뷰수를 기록 중이라고 하니 혹시 축구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살펴보길 바라.


이스타 이주헌

40대 초반의 코레일 선출 출신 해설위원, 해설위원 서바이벌 프로그램 우승자 출신, 별명이 매우 많으며 주로 이스타, 추멘, 추버지, 추 그 아로 불린다. 영상에서 개그 및 샌드백 담당, 사람 보는 눈이 있다고 자부하며 유튜버 감스트에 대한 감사를 자주 표현하며 합방도 자주 함. 국내에서 K리그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싶다는 포부가 있는 사람으로 탄탄한 팬덤을 자랑함.
그 외 내용은 이주헌 위키 내용 참조 요망

번개맨 박종윤

30대 후반의 축구 캐스터, 국내 아스날 커뮤니티 하이버리 운영자 출신 캐스터로 이스타 이주헌이 랩 추종 윤에 아버지 역할이라면 회사의 안살림을 책임지는 워크홀릭형 어머니 역할. 아스널을 특히 좋아하며 반 페르시를 반통 수라고 부를 만큼 매우 싫어함. 자신은 아스날 라이트 팬이라는 입장을 고수하지만 누가 봐도 그는 아스날 골수팬으로 아스날 성적에 따라 그의 기분이 들락날락함.
그 외 내용은 박종윤 위키 내용 참조 요망

신입사원 김수빈

30대 중반의 SPOTV 캐스터로 최근 합류한 인물. 박종윤과는 캐스터 후배이며 이스타 이주헌과는 리그 오브 레전드를 하며 온라인 친구였다고 함. 황덕연과 임형철은 SPOTV에서 함께 근무하였으며 매우 친함. 아직은 캐릭터 구축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새로운 캐릭터 구축 및 기존 인원들에 과부하를 막고 새로운 콘텐츠 구축을 위해 야심 차게 영입하였다고 함.
그 외 내용은 김수빈 위키 내용 참조 요망

황마라 황덕연

30대 초반의 나이에 국가대표 장비 담당 겸 SPOTV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임. 과거 스페인 셀타 비고 지역에서 유학을 하여 스페인어를 어느 정도 하며 출신이 전북 정읍이라 전북 현대의 광팬이었다고 함. 여러 콘텐츠에서 추멘 이주헌과 번개맨 박종윤과의 티키타카를 통해 이스타 티브이 골수팬들의 애정을 받는 캐릭터. 그 황덕연이 이강인의 데뷔골을 중계하면서 남긴 명언이 있는데 관련 내용이 축구 커뮤니티에 언급되면서 많이 유명해졌음. 별명 황마라는 과거 마라가 유행할 때 마라 프랜차이즈를 운영해서 붙은 별명.
그 외 내용은 황덕연 위키 내용 참조 요망

아다테타 임형철

20대 중반의 나이에 우리나라 최연소 해설위원으로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음. 미필이며 아직 연예 경험이 없어서 꽤나 놀림을 받지만 축구에 대한 해박한 지식만큼은 연륜을 뛰어넘는 방대함을 자랑함. 그는 유명한 리버풀 팬으로 최근 이스타 TV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축구 유튜브인 원투펀치에도 고정 패널로 출연 중. 원투펀치에는 그가 롤모델로 삼는 한준희 해설위원과 장지현 해설위원이 고정으로 출연 중. 최근 그는 황희찬 경기를 자주 중계하고 있고 어색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그의 모습이 이스타 TV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중.
그 외 내용은 임형철 위키 내용 참조 요망

영감 1 송영주

40대 중반의 스페인 프리메라리그 전문가로 현재 '또영주TV'를 통해 스페인 및 독일 리그에 대한 유튜브를 운영 중. 그는 유명한 바르셀로나 광팬으로 최근 메시의 이적으로 이스타 TV 단골 출연 중. 캠핑을 매우 좋아하며 후덕한 이미지이지만 국내 스페인 리그에 대한 전문성은 손에 꼽힐 정도임.
그 외 내용은 송영주 위키 내용 참조 요망

영감 2 박찬우

40대 중반의 이탈리아 세리아 리그 전문가. 이스타 이주헌과는 MBC에서 호흡을 맞추며 관계를 이어가고 있고, 번개맨 박종윤과는 여러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중. 그는 특히 인터밀란 광팬으로 최근 루카쿠의 이적과 구단주 쑤닝 구단에 대한 비판을 하는데 열을 올리는 중. 그리고 최근 이탈리아의 국제대회 우승 및 세리아 A 리그 선수들에 대한 인지도 상승으로 인해 전문가로 많은 자문을 하는 있음. 위의 사진의 콘텐츠는 세명의 찐 팬들이 자기 팀을 까는 내용으로 찍은 콘텐츠로 기억이 남아 캡처
그 외 내용은 박찬우 위키 내용 참조 요망

3. 영화 좋아하는 할아버지(진)

최근 디즈니 플러스가 한국에 정식 서비스를 하고 이번 주 금요일에는 연상호 감독과 넷플릭스가 함께한 '지옥'이 오픈하면서 OTT 서비스의 춘추 전국시대인 것 같아. 나도 넷플릭스와 웨이브, 티빙을 현재 구독 중인데 디즈니 플러스도 구독할까 심각하게 고민 중이야. 그런데 구독만 많이 한다고 좋은 건 아니니까 다양한 콘텐츠 중에 옥석을 가리는 게 필요하잖아. 그래서 요즘 좋은 콘텐츠들이 무엇이 있는지 소개하는 영화 유튜버들도 꽤나 많은데, 내가 자주 찾아보는 채널이 '김시선'이라는 유튜버야.


이 유튜버를 알게 된 건 작년에 '오늘의 시선'이라는 책을 읽게 되면서부터야. 처음에는 단순하게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사이드잡으로 시작해서 지금의 채널을 만들게 된 자서전 같은 느낌이 아닐까라는 예상을 하고 책을 읽게 되었지. 그런데 말이야. 생각보다 이 사람 진중하고 영화에 무엇보다 진심이더라고.


그는 우리나라 영화 유튜버 1세대야. 영화를 꽤나 좋아했었고 그걸 리뷰하고 기록하는 걸 좋아해서 유튜브를 시작했다고 해. 그리고 현재는 100만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지. 책을 읽으면서 작가가 아래와 같이 말하더라. 

영화는 '그게 사실이야' 혹은 '그게 맞아'가 아니라 '내가 어떻게 느꼈는가'가 더 중요하다. '얼마나 많이 봤냐'가 아니라 '얼마나 진심인가'가 더 중요하다. 진심이 되면 다른 건 보이지 않는다. 남들이 그 영화를 어떻게 생각하든, 내가 사랑한다는 사실이 더 소중해지니까. 원래 사랑에 빠진 사람은 눈먼 바보가 된다.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은 다 그런 상태에 빠진다. 164p   

머리가 띵하더라고. 무의식적으로 영화나 드라마 음악을 들으면 난 감상이 아니라 평가를 하고 높고 낮음을 계산하려고 했었던 것 같아서 부끄러웠지. 취향이라는 게 모두 같을 수 없고 저마다 바라보는 관점이나 시선이 다를 텐데 계속 나의 입장을 관철시키려고 생떼를 부리고 있었던 것 같아서 부끄러웠지.


그래서 나는 김시선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좋아하게 되었어. 최근 영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OTT 서비스와 계약을 하고 선리뷰를 진행하거나 소개를 하는 영상이 주를 이루고는 하는데, 그래서 그의 시선은 그 작품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들어보고 있거든. 그래서 보고 싶었던 신작들에 대해서 다른 사람은 이렇게 생각하는구나라고 참고하며 보니 더욱 재미있더라고. 이건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다라는 정말 쉽고 단순한 이치를 다시 머리에 새기는 계기가 되고 있어. 정말 취향 차이인 거지.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다~시~ 돌고~ 돌고~ 돌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