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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E SUN HYE Jan 16. 2021

인스타그램에서 남의 인생 신경 안 쓰는 법

요즘 점점 더 다양한 연령층의 많은 분들이 인스타그램으로 서로 소통을 하며 좋은 영향을 주고받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젊은 세대들은 자기 자신의 표현 수단의 하나로써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읽으며 책 표지를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인스타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인플루언서로써 톡톡 튀는 자신만의 일상을 보여주며 한 개인이 브랜드화되어 인스타그램만 보아도 그 사람의 생각, 일상, 신념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으며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되었다. 중장년층은 서툴지만 그들만의 소통창구로써 서로 응원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제2의 삶으로써 개인 브랜드를 강화하며 새로운 삶을 살아나가는 시너지 효과도 내고 있다. 인스타그램을 통하여 사람을 모으고, 커뮤니티가 형성되며 돈도 벌 수 있는 시대이다. 인스타그램 키우는 방법이나 개인 브랜딩을 잘하는 방법 등등의 다양한 정보들이 쏟아지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정보의 홍수와 나를 표현하고 브랜딩 하는 하나의 수단으로써 잘 활용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그 화력에 압도당하고 있는 것일까?

종종 주위를 둘러보면 다양한 사람들의 열정과 멋진 모습, 화려한 모습들에 압도당하여 오히려 위축되는 모습들을 보게 된다. 우리는 과연 진심으로 그들과 소통하고 있는 것일까? 그들을 동경하고 있는 것일까? 다른 사람들의 삶에서 건강한 자극을 받고 나의 삶에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일까? 내면이 탄탄하고 나 자신에 대한 성찰을 충분히 한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수많은 피드들에 의해 압도당할 수 있지는 않을까?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유튜브의 추천 게시물 탭의 맨 상단을 아래로 잡아끌면, 그때마다 새로운 게시물이 뜹니다. 마치 카지노의 슬롯머신을 당기는 것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아마도 사용자가 자주 시청하던 코미디 영상이 뜨거나 고양이·강아지 등 동물 영상이 뜰 수도 있고요. 정치 콘텐츠를 자주 이용하는 분들은 정치 관련 게시물이 뜨겠죠. 중요한 것은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반복적으로 보여준다는 겁니다. 내 성향과 반대되는 게시물이 갑자기 튀어나와서 나를 불쾌하게 만드는 경우가 없죠.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 내 성향을 분석해서 비슷한 콘텐츠를 추천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기술은 철저히 인간의 심리를 분석해 만들어 냈습니다. 스탠퍼드대의 설득기술연구소는 실리콘밸리의 IT기업들에 무의식적인 행동과 감정을 유발할 수 있는 이론적 근거를 제공했습니다. 게시물 탭의 맨 상단을 잡아끌 때마다 새로운 게시물이 튀어나오게 하는 게 바로 심리를 파고든 기술입니다.
'간헐적 정적 강화'라고 하는 행동주의 심리학의 한 이론인데요. 행동이 나타날 때 이따금씩 주어지는 '강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행동을 지속하게 만드는 겁니다. 슬롯머신에서 잭팟이 터지는 때가 가끔 있죠. 잭팟이 아니라도 소소하게 종종 보상을 주면, 그 보상을 경험하기 위해 계속해서 슬롯머신을 당기는 겁니다.
[출처:매일경제 2021.01.09 “홍키자의 아이티 라테-4”]


분명히 나와 비슷한 관심사의 콘텐츠들이 쏟아지고 있다. 분명 나의 관심사 콘텐츠들인 것은 맞다. 나도 모르게 슬롯머신 돌리듯이 쏟아지는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잘 살아가는 모습들,  내가 좋아하는 주제의 다양한 사진들을 멍 때리며 보고 있다.

코로나 19로 인하여 침대에 누워서 인스타그램을 하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집에서 혼자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간도 더 많아진 것 같다. 불안감을 조성하는 사회의 다양한 이슈들, 팬데믹 속에서도 잘 살아나가고 있는 것 같은 수많은 사람들의 일상들을 보며 나를 위한 시간이 아니라 '남을 위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다른 사람의 일상, 작은 사건에도 일희일비한다. 부동산, 주식, 온라인 사업 등의 분야에서 이제는 옆집 친구 이름 같은 몇억 몇십억씩 벌었다는 자극적인 기사들과 정보들도 쏟아진다. 어느 순간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나는 지금 이래도 되는 건가?" "나만 도태되고 있는 것 같다" 라며 나만의 동굴로 들어가기 쉬운 세상이다. 요즘 가장 핫한 인스타그램에서는 광고가 점점 많아지고 있고,  무한대로 쏟아지는 연결된 사람들의 피드들에 좋아요를 눌러주고 소통하며 결속력을 다져야 한다는 왠지 모를 '의무감'도 생겨난다.


이러한 현상 속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인스타그램 입장에서는 정말 최고의 고객들이다. 끊임없이 소통하고 그 파도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이들이 진정으로 원했던 결과이다. 고객들은 결국 광고를 더 많이 볼 것이고, 관심사 데이터에 의한 광고를 계속 푸시할 수 있으며 그것이 결국 인스타그램을 위한 길이다.  

그 엄청난 파도 속에서 나만의 중심을 잡고 잔잔하게 나만의 방식을 취하지 않는다면 소중한 나의 시간들은 그들에 의해 조종될 것이다. 마케팅 고수들의 고도의 심리적 기술로 조종될 것이고, 그 위의 인스타그램 본질적인 시스템에 의해 조종될 것이다. 나 자신이 핸들링하지 않으면 압도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압도당하지 않으면서 나만의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을까?


물론 운영 목적에 따라 다르겠지만, 참고는 해보아도 좋을 것 같다. 인스타그램을 여러 개 운영하고 있다. 개인 일상 인스타그램, 비주얼 메모 인스타그램 두 개, 각종 브랜드 인스타그램 몇 개를 운영한다. 여러 개로 운영하는 이유는 각각의 인스타그램 별로 운영목적이 다르고 유도하려고 하는 결괏값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이렇게 여러 개 운영하는데도 인스타그램에 압도당하지 않고 나만의 방식으로 파도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비결은 나만의 규칙을 만들어놓았기 때문이다.


규칙 1. 의미 없이 둘러보기 금지 & 쓸데없이 염탐하기 금지

의미 없이 둘러보기를 하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스스로 측정해보자. 내가 그 피드들을 보고 소통하는 것이 나에게 꼭  필요한가? 나의 감정상태는 어떠한가? 도전이 되고 자극이 되는가? 아니면 점점 우울해지는가?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멍 때리는가? 목적을 명확히 하자. 인스타그램 의미 없이 둘러보기는 '시간 뱀파이어'다.


규칙 2. 나만의 결을 유지하며 내 콘텐츠에 신경 쓰기

나는 인스타그램 고수는 아니지만 인스타그램을 통하여 나만의 브랜드를 구축하고 어떻게 소통하며 이끌어나가야 할지 정도는 대충이나마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결'을 유지해야 하고, '페르소나'를 명확히 해야 하며, 하고 싶은 말, 목소리를 내고 관심분야의 사람들과 소통하는 창구로써 유용하게 작용할 수 있도록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들 피드 신경 쓸 그 시간에 내 콘텐츠에 공을 들이고 신경을 써야 한다.


규칙 3. 비슷한 관심사의 인스타 위주로 소통하기

나는 많은 인스타 그래머를 알고 있지는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먼저 찾아가는 인스타 그래머보다 나를 찾아온 인스타 그래머를 찾아가는 방식으로 진심으로 소통한다. 서로의 결이 비슷한, 좋은 영향을 주고받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은 긍정적인 효과를 낳는다. 내가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주위에는 주로 책을 좋아하는 분들과 성장하고자 하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거기에 매몰되지는 않는다.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되 나는 그냥 내 할 일을 한다.


규칙 4. 인스타그램 안 할 땐 지워버리기

극단적이지만 나에게는 아주 유용한 나만의 루틴이다. 인스타그램을 하는 시간에는 인스타그램을 새로 깔아서 켠 후 집중적으로 소통하고, 댓글을 달고, 콘텐츠를 업로드한다. 다른 사람의 스토리는 웬만하면 안 보고 나의 스토리만 올리고 좋아하는 분들 피드들에 '좋아요'를 누른다. 댓글에 대댓글을 달고 기왕 남기는 거 마음을 담아서 한 글자 한 글자 소중하게 남긴다. 그 외의 시간에는 아예 지워버린다. 그러면 의미 없이 둘러보기 시간이 현저히 줄어든다. 무의식적으로 인스타그램을 켜보는 시간을 방지할 수 있다. 누군가는 알림을 끄라고 하지만 알림만 끄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안 쓸 때는 아예 어플을 없애버려야 한다!


한번 생각해보자. 이 글을 보는 여러분은 딱히 할 거 없을 때 무의미하게 나도 모르게 인스타그램을 터치한 적이 없는지. 지워보면 알 것이다. "아 맞다, 나 인스타그램 지웠었지" 이때 깨닫는다. 내가 얼마나 자주 인스타그램을 무의식적으로 켜보고 둘러보았는지. 그 시간들을 모아 모아 사색하는 시간을 갖거나 책을 읽는 시간으로 바꿔보자. 걸어 다닐 때나 이동할 때, 아무것도 안 하고 있을 때 인스타그램을 켜보는 대신에 좋은 음악을 듣거나 오디오북을 들어보자. 아니면 아무것도 안 하고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은 상태로 혼자만의 생각에 잠겨보자. 내가 보내는 시간의 질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남의 인생에 개입하여 소통하고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는 것은 매우 좋은 현상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신경을 쓰면 점점 불행해진다. 행복의 기준은 누구에게나 다르기 때문에 따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수많은 연구결과들을 보고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남의 눈치를 보거나 남이 날 어떻게 생각할지 지나치게 신경 쓰고 그들의 인생에 지나치게 신경 쓰면 왠지 모를 우울감이 찾아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요즘같이 서로 대면하여 만나기 힘들고 유일한 소통창구가 SNS인 시대에는 소통 욕구가 더욱 강해져서 그것에 집착하기 쉽다. 그중 하나가 인스타그램이다. 인스타그램에 집착하기 않기 위해 스스로 나만의 규칙을 만들어서 인스타에 압도를 당하는 게 아니라 '슬기롭게 활용'할 수 있는 개인이 되어야 한다. 그러면 인스타그램을 통하여 나만의 브랜드를 구축해나가면서도 동시에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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