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수시 합격한 세 개 대학교 중 자신이 원하는 한 개 대학에 문서 등록했다. 어린 시절, 형편없는 아빠로서 나는 살아왔지만, 묵묵히 자기 자신의 길을 묵묵히 인내하며 걸어왔던 아들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어쩌면 이 가정은 내가 없어도 행복한 집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생각하자면, 그런 마음은 결국 가족을 배신하는 생각이고 행위라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
나는 늘 라인의 끝 선 위에서 아슬아슬한 주행을 해왔던 것 같다. 그 선을 이탈하면 어디로 갈지 아직 모른다. 함께 가야 할 사람들을 뒤로하면서까지 갈 수 있을 용기 아닌 용기가 내게는 없다.
용서를 구하는 마음이란 무엇일까? 아마도 그것은 자기 자신은 아닌 또 다른 "나"를 위해 그들(가족, 이웃)을 위해 더 품어주고 사랑하는 "섬김"의 실천이 아닐까. 이는 "섬김을 받으려는 마음 아닌 섬기고자 하는 마음"과 동일시되어야 한다. 신이 원하는 마음과 "나"라는 인간의 마음이 일치될 때, 세상은 더 아름다워질 것이다. 성탄절 한 파는 꽤 어깨를 움츠리게 한다. 따뜻한 차 한 잔이 생각나는 그런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