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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교사 정쌤 Jul 01. 2024

못 생겨도 빛나게 아름다운 사람

치유와 성장을 위한 글쓰기 

월요일은 월요일이라서 퇴근하면 몸이 무겁다. 몸이 무겁다는 생각을 할 겨를이 없이 운동을 가면 제일 좋은데 아이 저녁을 챙기다 보면 그럴 수가 없다. 퇴근하고 가볍게 운동 가는 남편의 뒷모습이 가끔 야속할 때가 이럴 때다. 뭘 더 많이 안 한다 해도 나는 아이가 저녁을 먹고 있으면 운동을 가지 못한다. 그래서? 결국 오늘도 아이가 학원을 가는 것을 보고 나니 허기도 밀려오고 피곤이 온몸을 감싸는 바람에 식탁에 앉아 과일과 어묵탕을 먹으며 쉬었다. 그렇게 먹고 쉬다가 7시 30분이 넘어서야 걷기 운동을 하러 나갔다. 


어느 순간 헬스장 러닝머신 위에서 뛰는 것이 힘들어졌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하늘을 바라보고 나무냄새, 풀냄새를 맡으며 걸어봤기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결국 공원으로 나가 천천히 또는 빠르게 걸으며 바람을 깊이 들이마신다. 그렇게 코를 벌름거리며 들이킨 숨이 가슴에 꽉 찰 때 정말 좋다. 이 맛에 살지 싶은 생각도 들고, 나 스스로 무언가가 되어가는 느낌도 든다. 내가 내 마음에 들게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하면서 기분 좋게 걷고 왔다.


걸으면서 가수 김범수의 딩고 음악을 들었다. 10년 만에 9집 앨범을 내었고 25년 차 가수라는 설명을 들으며 하나의 일을 이렇게 오래도록 하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가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나 매력적인 김범수의 목소리, 정말 프로라는 생각이 든다. 노래를 정말 잘 부르는 가수다. 김범수의 노래를 들으면서 나는 무엇을 잘하는 사람인가를 생각했다.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 나는 수업을 특별하게 잘하나? 아니라면 무엇을 특별하게 잘하는가? 교사는 무엇을 잘하는 사람이어야 할까? 이런 생각들을 했다. 


내가 어떤 사람으로 잘 여물어갈 것인가를 많이 생각하게 된다. 김범수의 노래를 들으면서 더욱더 열심히 그 답을 찾아 그렇게 실천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거기에 헌신하는 사람의 모습은 못생겨도 빛나게 아름답다.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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