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다치지 않는 일의 방식
저는 오랫동안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좋은 사람이 되기보다, 좋은 사람인 척하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사회복지 현장에서의 감정노동은 언제나 조용히 스며들었습니다. 억지로 하고 있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지만, 어느 순간 제 마음과 제 표정 사이에는 틈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웃어야 했고, 친절해야 했고, 괜찮은 척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제 마음은 자주 그 자리에 함께 있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나는 점점 스스로에게 거짓말하는 날들을 쌓아가고 있었습니다.
나츠메 소세키는 “다정한 말이 진짜 다정할 때, 우리는 덜 지친다”고 했습니다. 그 말은 제게 큰 울림이 되었습니다. 감정은 도구가 아니었습니다. 진심 없는 공감은 결국 나를 가장 먼저 소진시킨다는 사실을 저는 현장에서 배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매일같이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내 마음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 나의 마음도 클라이언트만큼이나 소중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애쓰면서요.
결국 일이 힘든 것이 아니었습니다. 내가 나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깨달았습니다. 지속 가능한 일에는 반드시 마음의 회복이 필요하다는 것을. 지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지치더라도 잘 회복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이제 저는 잘 쉬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잘 울고, 잘 멈추고, 잘 안아주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 작은 연습들이 쌓여, 제 마음을 다시 살아나게 합니다. 진심은 다치기 쉽습니다. 그러나 진심 없는 노동은 결국 나 자신을 사라지게 합니다.
저는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내 감정을 돌보는 것은 나 자신을 위한 일이자, 동시에 누군가를 오래도록 돕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감정노동의 끝에는 결국 스스로를 돌보는 마음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혹시 이 글을 읽는 당신도 같은 무게를 느끼고 있다면,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당신의 마음은 도구가 아니라, 지켜야 할 존재입니다. 그러니 오늘은 조금 더 잘 쉬고, 잘 멈추고, 잘 스스로를 안아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