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체류자격과 복지의 문턱

누구를 도울 수 있는가?

by Eunhye Grace Lee

사회복지사로서 현장에서 외국인을 마주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그 사람의 체류자격이다. 이 문장 자체가 이미 불편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본 사회의 복지 시스템에서 외국인을 둘러싼 거의 모든 제도적 접근은 ‘체류자격’이라는 문턱을 통과해야만 가능하다.


외국인은 일본 사회의 구성원이지만, 그 지위는 ‘정주 외국인’, ‘특정 활동 비자 소지자’, ‘기술·인문지식 비자’, ‘유학생’, ‘난민 신청자’, ‘불법체류자’ 등 다양한 법적 지위로 나뉘며, 이 지위에 따라 받을 수 있는 공공서비스의 범위도 크게 달라진다. 생활보호, 의료보장, 육아지원, 고용서비스 등 기본적인 사회보장제도에 접근 가능한 외국인은 주로 영주권자 혹은 장기체류자에 한정된다.

반면, 단기 체류자나 불안정한 체류자격을 가진 사람은 제도적으로 대부분의 복지 서비스에서 배제된다. 이러한 구조는 제도적으로만 본다면 충분히 이해 가능한 부분이 있다. 복지제도는 기본적으로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며, 이 재원을 어떤 기준으로 누구에게 분배할 것인지는 국가의 책무이자 사회적 합의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국인에게 복지 혜택을 확대하는 문제는 감성이나 자의적 판단이 아닌, 정교한 정책적 기준과 공공철학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나는 이 주제에서 중요한 원칙을 “책임과 권리는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데서 찾고 싶다.

즉, 일본 사회에서 장기간 거주하며 세금을 납부하고, 지역 사회에 일정 부분 기여한 외국인에 대해서는 그만큼의 권리, 즉 복지적 접근 또한 허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체류자격이 불안정하거나, 합법적인 신분이 아닌 경우, 혹은 단기간 체류만을 목적으로 들어온 경우까지 동일한 복지 혜택을 요구하는 것은 복지제도의 본래 취지를 왜곡할 우려가 있다.


현장에서도 실제로 이러한 긴장 상황은 종종 발생한다. 예를 들어, 출산 직전에 일본에 입국한 외국인이 의료비 지원을 요청해오거나, 생활이 어려운 상태에서 아이를 양육하고 있는 국제결혼 가정이 생활보호를 신청하는 사례가 있다.

이 경우 행정은 먼저 ‘체류자격’을 기준으로 지원 가능 여부를 판단하지만, 사회복지사는 그 사정의 절박함과 아이의 복지라는 윤리적 기준을 함께 고려해야 하기에 복잡한 고민에 빠진다.


이처럼 법과 제도, 현실과 윤리 사이에서 사회복지사는 매 순간 균형을 모색해야 한다. 나는 이런 상황에서 다음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다.

'이 사람은 일본 사회의 구성원으로 어떤 책임을 다하고 있는가?'

'이 지원이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는가?'

'이 개입이 지역사회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이 질문들은 단순히 지원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조건이 아니라, 복지의 공공성과 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한 기준점이다. 사회복지는 누군가를 돕기 위해 존재하는 제도이지만, 그 도움은 공정성이라는 기둥 위에 놓여야만 사회 전체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모든 외국인은 도와야 한다’는 이상은 현실의 제약 속에서는 실현 가능하지 않으며, 오히려 무분별한 지원은 제도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 반면, ‘모든 외국인을 배제해야 한다’는 접근은 현장에 존재하는 인간의 고통을 외면하는 비인도적 결정일 수 있다.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경험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현실적인 판단과,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는 윤리적 감수성 사이의 균형이다.


일본은 이미 다문화 사회로 접어들었다. 그리고 이 다문화 사회에서 ‘외국인 복지’는 더 이상 예외적 이슈가 아닌, 복지 시스템 전체의 구조적 전환과 신뢰 회복을 위한 시험대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외국인의 복지 접근이 ‘그때그때의 행정 재량’이나 ‘담당자의 선의’에 의존해온 측면이 많았다.


그러나 앞으로는 보다 명확한 기준과 공공의 기준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그 기준은 책임 있는 체류, 공동체에의 기여, 합법적 정주의지 등을 중심으로 설정되어야 할 것이다.


복지는 선택이 아니라 권리다. 그러나 그 권리는, 사회적 책무와 공동체적 신뢰를 전제로 할 때 비로소 모두에게 지지받을 수 있다.


나는 현장에서 외국인을 만날 때, 그 사람의 체류자격을 확인하되, 그 사람의 ‘삶의 맥락’까지 함께 바라보려고 한다. 법은 기준을 제시해주지만, 사람의 삶은 그 기준 안에 다 담기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질문을 던진다.

“이 사람은 이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그 질문에 솔직하고 공정하게 답할 수 있다면, 누구를 도울 것인가에 대한 답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화, 목, 토 연재
이전 19화4-2. 언어의 장벽, 마음의 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