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5] 마케터들이 참고할 인스타 맛집 다섯!
안녕하세요, 위클리 파이브입니다.
위클리 파이브를 시작할 때 첫 목표로 정한 것은 '일단 10주 차까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가보자'는 거였어요. 그 목표의 반환점을 돈 기념, 그리고 W5의 5번째 뉴스레터니까! 조금 더 특별하게 준비해봤어요. 딴 건 몰라도 우리가 또 뭐 기념일 챙기는 건 잘하거든요.
마케터다 보니 기본적으로 SNS에 관심을 끊을 수가 없어요. 새로운 트렌드가 가장 빨리, 가장 많이 생겨나는 곳이잖아요. 그런데 막상 브랜드 계정을 담당하게 되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잘하는 거지?’란 질문과 함께 막막함을 느끼게 되죠.
와 여기 참 잘한다!
맛집이네 맛집이야!
그래서, 이번 주는
인스타 맛집 특집으로 꾸려봤어요.
마케터들이 참고할만한
브랜드 인스타그램 계정 다섯을 소개합니다.
#1
The New York Public Library
인스타그램의 스토리 기능은 이미 완성된 크리에이티브를 사이즈만 조금 바꿔 업로드하기엔 아쉽고, 그렇다고 작정하고 잘 활용하려고 하면 품이 많이 들죠.
이런 스토리 기능을 활용한 크리에이티브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스토리 맛집! The New York Public Library(뉴욕 공립 도서관)의 인스타그램 @nypl을 소개합니다.
뉴욕 공립 도서관은 인스타그램에서 Insta Novel(인스타 소설)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A Christmas Carol / Metamorphosis / The Yellow Wallpaper / Adventures in Wonderland 네 권의 소설을 인스타 스토리에 딱 맞는 UI & UX를 설계해 보여주는 콘텐츠인데요. 스토리 기능을 진짜 '스토리'를 전달하는 데 사용한 거죠.
이 아이디어로 뉴욕 공립 도서관은 2019 칸 라이언즈에서 'Gold Digital & Interactive Design Lion 2019'를 수상했어요.
브랜드 NYPL
↓
커뮤니케이션 채널 Instagram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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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 Insta Novel
세 가지가 정배열로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굉장히 파워풀한 캠페인이 되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이렇게 스토리 기능을 적절하게 잘 활용하면 더 재밌는 크리에이티브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아무래도 타 채널로의 확장이 어렵다는 점에서 ROI를 따지다 보면 선뜻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기 망설여지는 부분이 있네요.
#2
홈플러스 더클럽
홈플러스 더클럽은 창고형 매장 '홈플러스 스페셜'의 온라인몰입니다. 대용량 상품도 온라인 채널에서 구매하는 소비패턴의 변화에 맞춰 시작한 서비스라고 볼 수 있어요.
소비패턴의 변화에 발맞추는 것 참 중요하죠. 그래서 홈플러스 더클럽의 인스타그램 계정 @theclub_homeplus에서는 대용량 상품을 활용, 패턴 이미지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있습니다. (응??)
[소비패턴 + 대용량 → 패턴 이미지]라는 발상 자체도 정말 독특한데요. 곱씹어볼수록 명확히 설명할 수는 없는데, 뭔가 엄청 적절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이곳을 인스타 맛집으로 만든 진짜 비결은 포스팅 본연의 글맛이라고 할 수 있어요.
대충 어떤 느낌의 포스팅인지 감이 오시죠? 이 엄청난 필력에 사람들의 댓글 반응들도 뜨겁습니다.
"홍보의 꿈을 일치감치 포기한 과거의 나야? 기특하다 기특해"
"아 글을 끝까지 읽어버렸다.. 이 긴 글을 ㅋㅋ"
"홈매트부터 잘 보고 있는데 카피 쓰시는 분 능력 무엇...? 보너스 많이 받으셔야 할 것 같아요"
인스타그램에서 긴 텍스트의 포스팅은 확실히 허들이 됩니다. 화려한 이미지와 영상들 사이에서 관심을 끌어야 하고, '더 보기'를 눌러 전체 글을 확인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글을 '엄청 잘' 쓸 수 있다면, 또 모를 일이죠. 저는 이제 홈플러스 더클럽 계정의 '다음 이미지가 뭘까?'가 아니라, '다음 글은 뭘까?'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이런 글은 도대체 누가 쓰는 걸까? 궁금해지는데요. 바로, '스튜디오좋'(※발음주의)입니다. 아... 이름에서부터 쇼릴까지, 정말 이 세상 텐션이 아닙니다.
쇼릴을 이렇게 만드는 집이라면, 언젠가 꼭 같이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3
라이언 데일리그램
국민 캐릭터 라이언의 단독 인스타그램 계정 @ryan.dailygram이 오픈됐습니다! (귀여워!)
기존 카카오프렌즈 인스타그램 채널과는 달리 라이언이라는 캐릭터 하나에만 집중한 이 계정. 인스타 맛집으로 눈여겨볼만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단, 소개글을 한 번 보세요. 스스로를 'World's Best Entertainer'라 소개하고 있습니다. 또한, 모든 포스팅을 글이 라이언 1인칭 시점으로 쓰여졌다는 점도 흥미롭네요. 무엇보다 기존의 2D 형태에서 3D 라이언으로 거듭나며, 실사 콘텐츠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라이언 데일리그램의 모든 요소요소들에서 라이언을 실제 셀럽으로 만들어보겠다는 목적성이 느껴집니다.
최근 라이언이 나이키와 협업한 '나이키 조이라이드' 콘텐츠에서는 라이언은 박나래를, 박나래는 라이언을 서로 태그하며 언급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캐릭터 콜라보의 대상 정도가 아닌, 모델이자 셀럽으로서의 존재감을 당당하게 드러내고 있어요.
이러한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3월, 에스콰이어 매거진에서 진행했던 라이언 단독 인터뷰에서는 라이언의 취향, 성격, 말투 등을 쌓아 올리기 위해 많은 디테일들을 언급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사전 작업들이 어쩌면 라이언 데일리그램의 예고편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치밀한 사전 빌드업)
미키마우스, 무민, 핑크퐁 등등 수많은 캐릭터들이 운영하는 공식 인스타그램들은 일러스트레이션이나 굿즈를 주로 업로드하며 이미지 콘텐츠 중심으로 인스타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라이언 데일리그램은 이미지뿐만 아니라 워딩이나 댓글 관리 등 나머지 요소들도 매우 중요합니다.
타사 캐릭터 채널과는 다르게 콘텐츠와 말투 하나하나가 누적될수록 라이언의 성격과 말투, 취향 등이 점점 명확해지니까요. 라이언이 입체적인 캐릭터가 될수록 '셀럽 라이언'으로서의 설득력이 더욱 커져가겠죠?
셀럽 라이언이 어떤 활동들을 이어갈 지 궁금하네요.
#4
뉴발란스 라이프스타일 코리아
인스타그램 기업 계정을 운영/기획하는 마케터들의 프로모션 이벤트의 목표는 보통 뭘까요?
❤️? 댓글? 팔로워 증가? 이벤트 신청수?
물론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벤트 참여자들의 공유 포스팅을 통한 '노출 확산' 효과도 분명 그중 하나일 거에요. 이런 이유로 아래와 같은 형태의 인스타그램 이벤트들이 마구마구 양산되는 거죠.
이벤트 참여방법: ①계정 팔로우 ②리그램 ③게시물 좋아요 ④댓글로 신청 완료!
하지만 사람들은 점점 이런 이벤트에 참여를 안 해요. 당첨되지 않을 확률이 훨씬 높은 1등 상품(=맥북프로)을 받기 위해서 '굳이 내 인스타 계정에 포스팅을?'이라는 생각으로 말이죠.
여러분에게도 여쭤볼게요. '어떤 이벤트라면 여러분의 인스타 계정에 기꺼이 포스팅하시겠어요?'
저는 최근에 꼭 참여하고 싶은 인스타그램 이벤트를 발견했어요!
바로 뉴발란스 라이프스타일 코리아 계정 @nblifestyle_kr에서 진행하는 #아빠의그레이 이벤트예요. '아빠 프사 바꿔드리기 프로젝트'라는 컨셉의 메이크오버 이벤트죠.
신청을 통해 선정된 아버지들을 멋쟁이 신사로 꾸며드리고, 좋은 공간에서 멋진 사진을 남겨드립니다. 바버샵이나 테일러샵과 쉽게 매칭 되지 않는 우리 아버지들에게도 멋진 모습, 좋은 추억을 남겨드리고 싶을, 이제는 성인이 된 자녀들의 마음을 제대로 찌릅니다.
스타일링과 촬영은 매거진 @_thenewgrey와 함께했는데요, 사실 중년 남성을 스타일링하고 모델처럼 촬영을 해드리는 프로젝트는 그들이 꾸준히 해왔던 일이에요.
그런데 그게 뉴발란스의 시그니쳐 컬러가 된 회색과 중년 남성을 상징하는 회색, 그리고 메이크오버 프로젝트와 더불어 찰떡같이 붙어버린 거죠.
뉴발란스는 #아빠의그레이 이벤트 신청을 네이버폼을 통해 받았고, 참가자에게 리그램이나 해시태그 n개 필수! 이런 조건을 두진 않았어요.
다만 그렇다 하더라도 확산전략은 필요했는지, 따로 리그램 이벤트(뉴발란스 그레이 컬러 제품 랜덤 지급)를 진행하기는 했네요.
이런 건 왠지 내 피드에 있어도 괜찮을 것 같은 이벤트 포스팅 아닌가요? 부모님을 위해 이런 이벤트를 신청하고 포스팅하는 걸, 누가 감히 효스프레라고 하겠어요.
천편일률적인 리그램, 팔로우 이벤트들 사이에서 발견한 뉴발란스 라이프스타일의 신선한 시도는 분명 시사하는 바가 있는 것 같습니다.
#5
러쉬 UK
WE'RE SWITCHING UP SOCIAL
소셜미디어 채널을 열었다는 이야기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정확히 그 반대입니다.
영국에서 시작해 세계적인 수제 화장품 브랜드가 된 러쉬가 올 4월 모든 소셜미디어 채널 운영을 중단하겠다고 선언 했습니다.
2012년에 인스타 계정 @lush를 열어 프로덕트의 화려한 색감과 감각적인 이미지 연출을 무기로, 누구보다 세련된 피드 관리를 해왔던 러쉬는 왜 이런 결정을 했을까요?
러쉬는 인스타그램 포스팅을 통해 '알고리듬과 싸우는데 지쳤어요.', '우린 당신의 뉴스피드에 등장하기 위해 돈을 내고 싶지 않아요'라고 말하며, 페이드미디어가 되어버린 SNS 채널 소통에 대해 불편함을 가감 없이 드러냅니다.
SNS 플랫폼의 비즈니스 모델은 당연히 광고라는 걸 러쉬가 모르진 않을 텐데, 왜 이런 말을 하는 걸까요? 이들은 단순히 스스로 얻은 팔로워에게, 오거닉한 도달이 힘들어진 상황에 대해 떼쓰는 걸까요?
러쉬는 여기에 이어, 커뮤니티라는 단어에 힘을 싣습니다.
We're a community
and we always have been.
왜 소셜미디어 채널 운영을 중단하는 선언과 함께 뜬금없이 커뮤니티라는 단어에 집중하는지 참 수수께끼 같은데요. 스스로도 불친절하다고 생각했는지 러쉬는 얼마 후 진짜 마지막 포스팅을 올립니다.
'지금은 말하는 걸 멈추고, 듣기 시작할 때라고 믿어요'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이 작성되기까지, 러쉬는 내부적으로 얼마나 많은 고민과 논의를 했을까요? 예를 들면 이런 질문들이요.
기업이 고객과 소통하려는 채널로써 소셜미디어가 적합한가?
아니 그보다 앞서 기업과 고객과의 소통은 가능할까?가능하다면 어떤 형태로 가능할까?
말하기만 하고 듣지 않는 건 진정한 의미의 소통이 아니지 않을까?
러쉬는 Lush.com의 아티클(현재 인스타 계정 프로필 링크의 랜딩페이지)을 통해 소셜미디어 운영을 중단하는 대신, 자신들이 보유한 채널들을 통해 커뮤니티를 더욱 단단히 할 거라고 말해요.(Lush Player, Lush.com, Labs.lush.com, Lush Labs app)
소셜미디어를 포기하고 커뮤니티를 만들려 하는 러쉬의 이상적인 시도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요?
성패를 떠나, 모두가 소셜미디어 당연히 운영해야하는 거라고 생각할 때, 그리고 view / like / share / comment 등의 숫자적 성과를 내기위해 매달리고 있을 때, 'Stop chasing likes'라고 할 수 있는 러쉬의 용기는 멋지고 또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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