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7] 브랜드 콜라보에 대한 다섯!
안녕하세요, 위클리 파이브입니다.
다들 즐거운 추석 연휴 보내셨나요?
한 주 쉬었다고 저희 잊으셨다면 섭섭합니다.
2주 만에 돌아온 만큼,
어떤 소식을 전해드릴지 조오금 고민했어요.
요새 들려오는 소식들을 보면,
다양한 영역에서의 콜라보 사례들이
유독 많은 것 같아요.
브랜드와 브랜드는 물론이고,
콘텐츠, 아티스트, 도시 심지어 소셜클럽까지!
그래서, 이번 주는 다섯 커플이 등장하는 옴니버스 로맨틱 코미디 영화마냥 다양한 매력의 콜라보 사례를 준비해봤어요.
참, 엊그제는 고백데이였다고 합니다.
엊그제 고백했으면 100일 후가 딱 크리스마스여서 그렇다나 뭐라나. 하여튼 말세입니다.
썩 내키진 않지만 고백 멘트로는 이게 딱 좋겠어요.
“우리… 콜라보 안 할래요?”
그럼,
'브랜드의 콜라보레이션'
다섯을 소개합니다.
#1
브랜드와 콘텐츠의 콜라보
그걸 어떻게 마시냐?
1980년대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넷플릭스의 히트작 <기묘한 이야기 3>의 주인공 루카스가 뉴코크를 마시자 친구들이 얼굴을 찡그리며 그에게 묻는 대사입니다. 아니 대체 뉴코크가 뭐길래 이런 반응인 걸까요?
1985년 당시 코카콜라는 경쟁사인 펩시를 따돌리기 위해 새로운 레시피의 뉴코크를 야심 차게 출시했지만, 기존 소비자들의 엄청난 반발로 결국 출시 3개월 만에 뉴코크 생산을 중단하게 됩니다. 그렇게 뉴코크는 사라졌지만, 폭망 마케팅 사례로 소개되며 오랜 시간 고통받고 있죠. (담당자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랬던 뉴코크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기묘한 이야기 3>와 함께 말이죠.
30년 전의 뉴코크를 경험해보지 못했던 시청자들은 이 콘텐츠를 통해 '도대체 무슨 맛이길래?' 궁금해하게 되었죠. 이에 맞춰 코카콜라는 특별 팝업 쇼핑몰을 통해 디자인은 물론 레시피까지 재현한 뉴코크 X 기묘한 이야기 콜라보 패키지를 한정판으로 생산&판매를 진행했습니다.
나이키, 레고, 폴라로이드, H&M 등 많은 브랜드들이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와 콜라보를 진행했지만, 대부분이 단순히 뉴트로 감성을 현재의 제품에 접목시킨 형태에 그쳤죠. 코카콜라의 콜라보가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실제로 존재했던(그리고 망해서 지금은 볼 수 없는) 제품을 그대로 되살려냈기 때문일 거예요.
한 때 실패했다고 평가받았던 마케팅이 오랜 시간이 흘러 콘텐츠와의 콜라보를 통해 재평가를 받았다는 점이 재밌네요.
#2
브랜드와 브랜드의 콜라보
진로는 최근 뉴트로 열풍을 타고 리뉴얼에 성공한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오리지널 진로를 재해석한 '진로이즈백' 뉴트로 로고와 하늘색 병 패키지를 선보이며 연 목표 판매량을 출시 후 단 2개월 만에 조기 달성하였죠.
말 그대로 화려한 귀환이었지만 진로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뉴트로 무드를 '힙한 문화'의 영역으로 가져오고 싶었던 진로는 의외의 브랜드와의 협업을 선택합니다. 바로 스트릿 패션 브랜드 'OBEY'입니다.
진로와 OBEY의 로고를 활용하여 디자인한 한정판 티셔츠와 콜라보 라벨 2종을 팝업스토어 방문객들에 한하여 제공하였습니다. 팝업스토어에서는 DJ의 라이브셋과 OBEY의 힙한 전시공간까지 더해지면서 콜라보 팝업스토어의 느낌을 더했습니다.
장소는 오베이의 국내 최초 플래그십 스토어가 들어오는 라이즈 호텔의 웍스 아웃이었는데요. 최근 다양한 브랜드 플래그십의 성지로 불리는 핫플레이스입니다. 베뉴 선정 또한 힙하네요.
평소 생각지 못했던 두 객체가 만나는 과정에서 나오는 의외성이야말로 콜라보의 묘미죠. 서로 카테고리는 달라도 지향점과 이해관계만 잘 맞는다면, 이처럼 과감한 이종결합의 시도가 타겟들의 눈길을 확실히 사로잡는 것 같아요.
#3
브랜드와 아티스트의 콜라보
자, 이번엔 아티스트와 브랜드의 콜라보를 한 번 살펴볼까요?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해 생기를 불어넣어야 하는 것이 브랜드의 숙명이죠. 이러한 관점에서, 한 아티스트가 가진 작품 세계와 색깔, 스타일은 그 자체로 독창적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콜라보의 대상으로 자주 물망에 오르곤 합니다.
아티스트 '나난(NANAN)'은 패션, 뷰티 등 여러 브랜드들과의 콜라보 프로젝트가 계속해서 이어지면서 눈에 띄는 작가 중 하나인데요.
초기에는 도시, 건물 등 다양한 오브제를 창문에 그리는 '윈도우 페인팅' 작업으로 다양한 작품 활동을 진행하며 독자적 영역을 구축해 왔습니다.
작업을 거듭하면서는 자연의 모습을 다루는 것에 집중하게 되었고, 그렇게 종이로 만든 꽃다발 '롱롱 타임 플라워'라는 작품이 탄생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또 활발한 콜라보 활동을 이어가고 있죠.
최근에는 미국의 비건 뷰티 브랜드 '파머시'와 자연보호를 주제로 한 협업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어요.
아티스트와의 콜라보 과정에는 스스로의 작품세계를 침범받기 싫어하는 아티스트와 마케팅 목적에 맞는 산출물을 내야 하는 브랜드의 입장이 상충되곤 하죠. 그래서 마케터의 입장에선 한 없이 기대되다가도 한 편으론 험난한 여정이 예상되는 길이기도 합니다.
나난의 작업이 흥미로운 이유는 여러 콜라보 프로젝트를 진행해오면서도 소모적으로 사용되지 않고, 오히려 그 과정에서 작가의 세계가 구축되고 점차 확장되는 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브랜드와 좋은 협업을 만드는
나름의 방법이 있다면?
A. 개인적으로 가장 의미 없는 협업은 내 작업 스타일이 드러나지 않는 것인데 예전에는 브랜드와의 힘의 균형을 찾는데 서툴렀다면 지금은 주도적으로 끌고 가는 편이다. 좋은 결과물을 위해서 계속 제안을 하고 브랜드와 다시 한번 사고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받으며 좀 더 깊은 협업의 단계로 만드는 거다. 사실 협업은 작가에게 또 다른 기회일 수 있다. 최대한 능동적으로 그 브랜드가 나의 새로운 캔버스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SPEEKER'와 진행한 위 인터뷰 내용은 콜라보를 하고자 하는 아티스트에게도, 브랜드에게도 시사점이 있어 보이네요.
#4
브랜드와 도시의 콜라보
네이밍 스폰서십은 팔 수 있는 건 모조리 파는 미국에서 특히 발달한 개념이에요. 대학교나 공연장의 홀 이름은 물론이구요, 특히 유명한 건 프로스포츠 구단에서 구장명을 판매하는 것이죠.
참고로 미국 프로 스포츠 역사상 가장 큰 네이밍 스폰서십 계약은 2008년에 시티뱅크와 MLB팀 뉴욕 메츠가 맺은 4억 달러(4,766억 원, 20년)입니다. 이 계약으로 뉴욕 메츠의 홈구장 이름은 Citi Field가 되었어요.
하지만 시티그룹의 가장 성공적인 네이밍 스폰서십은 따로 있어요.
바로, 뉴욕 시민들의 발이 되어주며,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Citi bike입니다.
네 맞아요.
우리의 따릉이 같은 뉴욕시의 공유 자전거예요.
시티그룹은 2013년도에 뉴욕시의 교통국과 맺은 협약(4,100만 달러, 5년)을 통해 시티바이크의 네이밍 권한을 획득해요.
Citi Bike는 런칭 초기부터 엄청난 교통체증과 낙후된 대중교통 시스템에 고통받던 뉴욕 시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게 됩니다. 1년에 $169만 내면 뉴욕시 곳곳에 있는 시티바이크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거든요. 맨해튼은 물론 브루클린, 퀸즈, 그리고 뉴저지에서도요.
게다가 시티뱅크 카드를 가지고 있다면, 연간 회원권을 10% 추가로 할인해줘요. 시티바이크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시티카드를 만들려고 하지 않을까요?
시티그룹은 시민의 발이 되어준 시티바이크를 통해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가져가게 되었죠. 또, 수많은 자전거들은 뉴욕 시내 곳곳을 누비는 광고판이 되었으니, 이를 통한 광고효과 또한 상당할 테고요. 여러모로 시티그룹에겐 남는 장사일 수밖에 없겠어요.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콜라보를 만나볼 수 있을까요? 서울시의 따릉이도 뒤늦게 광고 모델을 도입하려고 했지만, 광고 세일즈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네요.
아무래도 도입 초기부터 광고모델을 고려하지 않으면 도입이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공공서비스와 브랜드 간의 콜라보가 조금 더 많아지길 기대해봐요.
#5
브랜드와 소셜클럽의 콜라보
달리기가 이렇게 힙한 취미가 될지 누가 알았겠어요?
뭐든 간에 멋진 사람들이 하면 멋져 보이는 거라지만, 아무리 무라카미 하루키가 책을 써가면서까지 이야기했어도 그땐 지금만큼 멋지다고 생각 못했던 것 같아요.
사실은 '달리기' 만큼 진입장벽이 낮은 스포츠도 드물 거예요.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고, 혼자서도 할 수 있어요. 준비물도 많이 필요치 않죠. 스포츠 브랜드에겐 아마도 잠재고객 집단이 가장 넓은 스포츠가 아닐까요?
그걸 증명하듯 나이키의 NRC(Nike+ Running Club)는 세션과 앱, 모두 폭넓은 유저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죠.(한국 기준 15만 다운로드, 7.5만 실사용자)
언젠가부터 자꾸 멋있는 사람들이 한강에서 모여 함께 달리기를 하는 것 같고, 그걸 보니 '나도 한번,,,?'이라는 생각을 갖기 시작하게 되는 것 같아요.
나이키는 '러닝은 힙한 것!'이라고 서울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서울에서 가장 힙한 러닝 클럽과 콜라보 영상을 제작합니다.
영상에 등장하는 PRRC1936은 'Private Road Running Club'의 약자에, 손기정 선수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베를린 올림픽이 열린 연도인 1936을 합쳐서 이름 지은 러닝 클럽입니다.
PRRC1936 누구에게나 오픈되어 있는 Public 클럽은 아니구요. 알음알음 지인들, 특히나 크리에이티브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위주로 회원을 늘려왔어요. 말하자면, 크리에이티브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달리기를 기반으로 다양한 아트웍을 하는 클럽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PRRC1936은 이런 유니크한 매력으로 나이키 외에도 다양한 브랜드와 콜라보를 진행해왔어요. 한국에서 시작해 세계적인 아웃도어 브랜드로 성장한 Helinox는 PRRC1936과의 콜라보를 가장 적극적으로 한 기업 중 하나 입니다.
PRRC와 더불어 일본 도쿄 기반의 러닝 클럽 AFE와 함께하는 #OURCOMMONFUTURE라는 행사를 2017년부터 3년 동안 진행 중인데요, 달리기와 아웃도어라는 다르지만 비슷한 분야를 멋지게 엮어냈죠.
사실 헬리녹스의 킬러 아이템은 아웃도어 용 경량 의자로, '앉기' 위해 필요한 물건이에요. '달리기'를 하는 러닝 클럽들과 어찌 보면 모순되지만, 그 이미지가 묘하게 어울려 어색함이 전혀 없어요.
PRRC1936는 이외에도 러셀 애슬레틱 재팬, afe, 아웃도어 프로덕트, Case Study 등 각 분야의 아이코닉한 브랜드들과 협업을 진행하며 자신들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어요.
소셜클럽과 브랜드의 콜라보는 다른 협업들과는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러닝 클럽과 브랜드가
콜라보를 한다고?
클럽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도 단순히 클럽을 넘어 하나의 브랜드가 될 수 있을 테고, 기존 브랜드 입장에선 뻔한 브랜드 간 콜라보에서 벗어나 이미지를 새롭게 할 수도 있구요.
무엇보다 보는 사람이 즐겁죠. 우리가 콜라보를 좋아하는 이유는 전혀 다른 무언가가 만나서 프레쉬한 자극을 주기 때문이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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