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박 Oct 16. 2020

믿을만한 베이비시터를 찾고 싶다면

베이비시터 면접을 앞둔 당신에게

https://www.moneycrashers.com/find-good-babysitter/


베이비시터를 구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아이 돌봄이 필요한 시간대를 서로 맞추는 것도 어렵지만 무엇보다도 믿을만한 사람인가를 몇 분의 면접만으로 판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베이비시터와 함께 해온 긴 세월 덕에 이제는 시터 이모님이 갑자기 그만둔다고 하실 때 예전만큼 괴로워하거나 당황하지 않는다. 믿을만한 베이비시터를 알아보는데 나름의 노하우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것도 구력이라면 구력 인지도 모르겠다.


믿을만한 베이비시터를 구하는 방법에 대해 나름의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좋은 베이비시터를 만나고 싶어 하는 많은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1. 업체를 통하기보다는 직접 채용공고를 올려서 구하자.


지금까지 업체를 통해 시터를 만난 적도 여러 번이었고, <시터넷>이나 <단디 헬퍼>와 같은 사이트에서 개인적으로 시터를 구한 적도 많다. 지금까지의 경험들을 통해 내린 나름의 결론은 업체를 통하는 것보다 스스로 사이트에 공고글을 올리고 시터를 구하는 것이 실패 확률이 낮았다는 것이다.


본인이 원하는 근무 조건을 최대한 상세하게 적어 올린 후, 공고를 본 시터 후보분들이 직접 연락을 하도록 해야 한다. 시터 구인 사이트에는 인재 정보란에 직접 자신의 정보를 미리 올려놓은 구직자들도 많은데, 경험상 미리 올라와 있는 인재정보에 신뢰할만한 정보가 적혀있는 경우는 희박하다.


근무를 원하는 시간부터 시터 경력, 시급 수준, 공휴일 근무 여부, 디테일한 근무 내용 등을 적어 올리고 연락을 기다리면 된다. 시터 일자리를 구직하고자 하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에 아주 외진 곳에 거주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구인 글을 올린 뒤 1-2일 사이에 상당한 연락을 받게 될 확률이 높다.


2. 반드시 직접 만나 면접을 보고, 면접비를 준비하자.


연락을 받으면 전화로 면접을 보지 말고, 반드시 면대면 방식의 면접을 보아야 한다. 지원자의 인상과 분위기, 성격 등을 총체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으며, 이 부분은 전화 면접만으로는 절대 알 수 없다. 내 아이를 맡겨야 하는 사람을 구하는 것은 평소보다 훨씬 더 예민하고 섬세하게 접근해야 한다.


또한 면접 시에는 면접비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면접비를 지급하는 면접이라는 것을 드러낼 때, 보다 많은 지원자들이 연락을 하게 하는 장치가 되기도 하지만, 면접을 하러 오는 분들도 조금 더 진지하게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 면접비는 보통 10-20분 면접에 5,000원-10,000원 정도를 지급한다.


3. 이 일을 하려 하는 이유를 집중적으로 물어보자.


근무조건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합의를 한 상태에서 면접이 진행되기 때문에, 면접을 볼 때에는 업무 내용 자체보다는 지원자의 시터 업무에 대한 애정도나 관심 등을 집중적으로 물어보는 것이 좋다. 아이를 돌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고, 상당한 감정노동과 육체노동을 수반하는 일인데, 개인적으로 아이를 특히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시간이 지날 수록 매우 힘들어할 수밖에 없다.


물론 누구나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겠지만,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전혀 없다면 그 일을 지속하기 어렵고, 시터 일은 더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면접을 하면서 지원자가 시터 일을 하고자 하는 이유의 첫 번째를 '돈을 벌기 위해서'라고 대답한다면, 그 부분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물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추가 질문을 해보는 것이다.


"시터 일보다 덜 힘든 다른 일들도 많을 텐데 왜 시터 일을 하려고 하세요?"

"이 일은 아이들을 좋아하지 않으면 오래 하기가 힘든 일인데, 아이들을 많이 좋아하시나요?"


추가 질문을 지속적으로 하며 아이를 돌보는 일 자체에 애정이 크게 있는지 등을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 좋고, 이 부분에 대해 확신이 들지 않는다면 보류할 필요가 있다.


4. 자신의 아이를 키워본 경험, 또는 손주를 키워본 경험만 강조하는 지원자를 경계하자.


대부분의 지원자들은 기혼 여성이고, 아이 한 둘을 키워본 경험이 있는 분들이다. 시터 경력이 없다는 것을 물어보면 많은 경우 자신의 아이를 잘 키워냈다는 것을 강조하거나, 손주들을 가끔 돌봐주고 있다는 걸 강조할 때가 많다. 물론 그것도 의미 있는 경험이고, 아이를 키워본 경험이 전혀 없는 분들보다는 육아에 대한 이해도가 있겠지만, 베이비시터 업무는 그 나름의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경험이 없더라도 배우고자 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우리 아이도 훌륭하게 키워 모두 장성했는데 내가 4살짜리 애 하나 못 돌보겠는가' 식의 접근을 하는 분들이 매우 많은데, 이런 태도를 갖고 계신 분은 경험상 피하는 것이 좋다. 모든 아이는 각자 다른 성격과 취향이 있고, 베이비시터는 자신이 맡은 아이의 성향과 문화를 배우고 맞춰가고자 하는 노력을 해주어야 한다. 특히 아이 부모의 육아 철학에 맞춰주고자 하는 유연성을 갖고 있는 분이어야 일을 하면서도 서로 편안한 관계를 유지 할 수 있다.


5. 마지막 핵심 관문: 레퍼런스 체크


여러 질문을 통해서 지원자가 마음에 들었다면, 마지막 핵심 관문을 시도해보길 권한다.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이걸 통해 지원자의 진짜 성격과 태도, 살아온 경험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다름 아닌 이 질문이다.

"예전에 돌본 아이 엄마 연락처 주실 수 있나요?"


많은 지원자들이 이 질문을 맞닥뜨리면 자신감 있게 면접을 보다가도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경력을 속여서 말했던 지원자라면 제공할 수 있는 연락처가 없을 것이고

지난 일자리에서 안 좋게 그만둔 지원자라면 연락처가 있어도 선뜻 내주지 못한다.

그리고 지난 일자리에서 아이 엄마와 좋은 관계를 마지막까지 유지했던 지원자라면 큰 어려움을 느끼지 못한다.


이 단계에서 지원자가 이전에 돌봤던 아이들과 여전히 연락하고 지내거나, 아이 엄마의 연락처를 선뜻 내준다면 그 지원자는 믿을만한 베이비시터일 확률이 높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마음이 든다면, 제공된 연락처로 직접 전화를 해서 물어보는 것도 좋다.


아이 엄마들끼리는 전혀 모르는 사이더라도 일종의 연대감이 있다. 특히 일하는 엄마로서 시터를 구해야 하는 입장을 공유한다면, 서로가 좋은 이모님을 구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기본적으로 깔려있다. 때로는 예전에 같이 지내던 이모를 진심으로 추천하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자신에게 맞지 않았던 부분들에 대해 솔직하게 얘기해주는 경우도 있다.


6. 느낌, 직감을 믿자


여기까지 검증된 지원자라면, 그 이후에는 해당 지원자의 인상과 태도, 경력 등을 총제적으로 점검하며 최종 결정을 내리면 되는데, 이때부터는 아이 부모의 직감이 필요하다.


객관적으로 아무리 좋은 시터일지라도 내 아이의 성격이나 취향과 맞을지 맞지 않을지는 아이의 부모만이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아이 부모 각자의 직감과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은, 아이를 위해 자신을 변화시키는 시터 이모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고, 아이 역시 시터 이모에 맞추어 변화해 줄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는 것이다. 결국 내 아이와 궁합이 잘 맞을 것 같은 시터 이모 일지를 자신이 아닌 정보와 직관을 총체적으로 들여다보며 판단해야 한다.




지원자는 대부분 아이 엄마보다 나이가 많다. 아이 엄마부터도 자신보다는 나이가 조금 많은, 경험 있는 지원자를 선호한다. 그러나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만나자마자 반말을 하거나, 아이 엄마의 육아 방식에 대해 가르치려 드는 지원자가 있다면, 처음부터 거르는 것이 좋다. 아이 부모의 삶의 방식을 존중하고, 시터 일을 진지한 일자리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분들을 찾아내야 실패가 적다.


베이비시터는 한 번 정해지면 쉽게 바꾸기 어렵다. 자주 시터 이모가 바뀔 때 아이의 스트레스가 커지고, 덩달아 가정 전체의 긴장도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처음부터 최대한 신중하게, 우리 집과 잘 맞을 것 같은 시터 이모를 고르기 위해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


베이비시터는 일상 속 파트너를 구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이-시터-부모 간의 합이 맞아야 함께 의지하며 힘든 시간들을 버텨낼 수 있다.


힘이 되어줄 수 있는 파트너를 모두 성공적으로 찾으시길.

이상한 사람도 많지만 각자에게 맞는 좋은 사람은 반드시 어딘가에 있다.  그러니 쉽게 포기하거나 타협하지 마시길.

발품을 파는 만큼 좋은 사람을 찾을 확률도 높아짐을 명심하자. 저절로, 알아서 잘 되는 일은 결코 없다.

매거진의 이전글 어머님이 누구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