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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찬기 Mar 06. 2020

나의 일본 야구 답사기  - 프롤로그

스포츠 산업 전공생의 이 시국 일본 야구 기행

고등학교 시절 아마추어 야구팀에서의 나

  2018년 한화 이글스는 드디어 비밀번호를 끝내고 3위를 차지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나도 물론 한화가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누구보다 바랬지만 한화 이글스의 선전은 놀라웠고 감동적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의도치 않게(?) 한화 이글스의 광팬으로 자라 장래 희망은 한화 이글스의 프런트로 입사하는 것이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던 나는 2015년부터 서울의 모 대학에서 스포츠 산업을 전공하게 되었다. 어린 시절부터 야구를 좋아했고 아마추어 야구대회에도 몇 번 참가했지만, 당연히 프로 선수가 될 수 없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야구와 관련된 직업을 가지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어떻게 하면 그러한 분야에서 일할 수 있을지 모르고 있었다. 다행히도 운이 좋아서 스포츠산업 분야를 전공하게 되었고, 내가 목표로 한 꿈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었다.


KFA에서 과제를 발표했을 때

 학교에서의 공부는 프로야구라는 하나의 산업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관심을 가진 분야는 프로야구의 수익 구조였다. 프로야구단이 수익을 만드는 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구단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관중 수익(Match day income)이라 불리는,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벌어들이는 수익이 가장 중요하다. 관중 수익은 티켓 판매와 식음료 판매, 구단의 각종 기념품 및 머천다이징 상품을 판매하는 수익을 모두 합쳐서 산정한다. 한국 프로야구의 경우에는 이러한 관중 수익이 저조하지만 중계권 판매나 각종 광고료 등으로 이를 메꾸고 있는 형편이다. 이렇듯 프로야구 산업의 구조를 배우면서 프로야구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관중 수익의 증가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관중 수익을 어떻게 증가시킬지 그 방법은 풀리지 않는 고민으로 남았다.


요코하마 스타디움

 학교에서 생긴 고민과는 별개로 나에게도 드디어 군입대의 시간이 찾아왔다. 군대에서의 시간들은 누구나 이야기하듯 돌아보면 추억이지만, 그 당시에는 미래에 대한 고민들과 육체적 고단함으로 인해 정서적으로 건조한 시간들이었다. 그래도 전역 후의 계획을 세우는 것만큼은 즐거운 일이었는데, 머릿속에 문득 일본 프로야구가 떠올랐다. 군 입대를 앞두고 일본 여행을 갔는데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의 경기를 관람했다. 우리나라 못지않게 열정적인 관중들이 야구장에 꽉 들어찬 모습이 충격적이었고, 우리나라 야구장들만큼 오래된 구장임에도 깔끔한 내부와 최신식 시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때의 기억과 최근 흥행면에서 크게 도약하고 있는 일본 프로야구의 발전을 알고 있었기에 궁금했다. 왜 일본 사람들은 야구장에 갈까? 하는 궁금증 때문에 나는 직접 일본 프로야구를 경험해보고 싶었다. 직접 가서 티켓도 사보고 음식도 먹어보면서 일본 프로야구가 흥행하는 이유를 알고 싶었다. 그래서 일본을 가겠다고 결심했고 그래서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전역 후에 여행 경비를 벌기 위해 물류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다. 그 와중에 한일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되는 사건도 발생하였다. 그러면서 여행을 취소할지 고민도 했지만 여기서 미룬다면 앞으로 이런 여행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또 약 100만 원이라는 고가의 신칸센 티켓이 발목을 잡았기에 고심 끝에 출발하기로 마음먹었다. 일본 프로야구 12개 팀의 홈구장을 모두 방문할 수 있도록 계획을 자세하게 세우고 준비를 마쳤다. 여전히 한일 관계는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었지만 나는 일본행 비행기를 탔다. 이른바 이 시국에 일본을 간 것이다. 나의 이야기는 여기서 시작된다. 앞으로 일본 프로야구 12개 팀의 홈구장을 방문한 후기와 간단한 여행 이야기들을 나누어 보겠다. 나의 일본 야구 답사기를 시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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