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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찬기 Sep 08. 2020

나의 일본 야구 답사기 – 도쿄 돔

일본 야구의 1번지 도쿄 돔  2019년 8월 28일의 이야기

오사카에 간 김에 코시엔에 들려서 한신 타이거스의 경기를 보고 도쿄로 넘어오려고 했지만 우천 취소라는 변수가 생겨서 급한 대로 일정을 찾아보니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 날에 경기가 있었다. 과연 코시엔에 갈 수 있을까 무거운 마음으로 도쿄로 넘어왔다. 도쿄에 온 이유는 바로 일본의 전국구 인기 팀인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리는 도쿄 돔에 가기 위해서였다.


도쿄 돔은 1988년에 개장한 일본 최초의 돔 경기장으로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홈구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일본 내에서 야구를 대표하는 돔 구장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일본 전국구 인기 야구팀인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홈구장으로 사용되어 늘 만원사례를 이루고 있다. 돔의 천장은 특이하게도 철골 구조가 아닌 특수한 유리섬유를 사용했고, 천장을 둥글게 띄우기 위해서 외부보다 높은 기압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특성 탓에 출입문은 전부 회전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본의 다른 여러 돔과 마찬가지로 공연 목적으로도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한국 가수들의 공연이 열리기도 했다.


전국구 인기구단의 힘

도쿄 돔의 외관

도쿄 돔은 여러 전철 노선이 지나가는 곳에 위치해서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에 어렵지 않았다. 나도 전철을 이용해서 방문했는데, 유니폼을 입은 인파를 따라가서 야구장을 쉽게 찾아갈 수 있었다. 티켓은 미리 알아본 바에 따르면 전석 매진이어서 어쩔 수 없이 입석을 구매했다. 지금까지 한국이나 일본에서 야구를 보러 돌아다니면서 입석으로 야구를 본 적이 없었는데 일본 최고의 인기구단 요미우리의 저력은 대단했다. 경기 시작을 2시간 정도 앞두고 돔에 도착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전에 도쿄에 놀러 왔을 때 도쿄 돔에 있는 일본 야구 명예의 전당에 방문한 적이 있어서 주변 지리는 대충 알고 있었다. 돔을 한 바퀴 둘러보는데 이미 많은 인파로 북적거렸다. 도쿄 돔의 외관 사진을 찍으며 경기 시작 전까지 시간을 보냈다.

나가시마 게이트와 오 게이트

도쿄 돔의 전경은 특별하진 않았지만 특유의 클래식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특히 경기장의 주요 입구로 올라가는 양측 계단에 요미우리의 레전드인 나가시마 시게오와 오 사다하루의 이름을 붙이고, 두 사람의 모습을 새긴 동판과 조각으로 게이트를 꾸며 놓은 것이 인상적인 스토리텔링이라고 생각했다. 도쿄 돔 주변으로는 도쿄 돔 시티라는 복합 테마파크 겸 쇼핑 시설이 위치하고 있다. 돔을 둘러싸고는 다양한 쇼핑 시설과 음식점, 팀 스토어 등이 위치하고 있었다. 주변 구경은 이 정도로 마치고 야구장으로 들어갔다. 입장하는 과정에서 가방 검사가 이루어지고 유리병이나 500ml 이상의 페트병은 반입이 불가능하다. 도쿄 돔 특유의 회전문을 따라 야구장 안으로 입장했다.


도쿄 돔은 매점의 천국?

빽빽한 관중석

내부로 들어서니 밖에서 봤던 인파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돔 내부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콘코스 구조로 지어진 2층의 통로는 수많은 편의시설과 매점 등이 위치해서 이미 발 디딜 틈 없이 붐비고 있었다. 입석을 구매한 관객들은 2층 콘코스의 통로에서 야구를 볼 수 있는데. 좋은 자리는 이미 선점되어 먼발치에서 그라운드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또 사람이 너무 많다 보니 사진 촬영도 힘들었지만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사진으로 도쿄 돔의 모습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도쿄 돔은 5만 5천 석이라는 좌석 수에 걸맞게 돔 내부에 정말 빽빽하게 좌석이 들어차 있었다. 특히 내야에는 상당히 높은 위치까지 관중석이 위치해 있어서 꼭대기 좌석은 고소공포증을 느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돔 내부의 매점들

도쿄 돔은 내부에 다양한 종류의 매점이 입점한 것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2층의 콘코스 복도에는 돔을 둘러싸고 다양한 매점들이 입점해 있었고, 복도에는 서서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높은 식탁이 줄지어 있었다. 계단을 통해 1층으로 내려가 보니 2층보다 훨씬 많은 매점들이 입점해 있었고, 흡연에 관대한(?) 나라답게 내부에 흡연 시설도 마련되어 있었다. 한식부터 양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판매하는 매점들은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오늘이 수요일 맞나요?

내야 입석에서 보이는 뷰

도쿄 돔은 전체적으로 짙은 녹색 계열의 색으로 꾸며져 있어서 크게 튀지 않고 차분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다만 놀라운 것은 수요일 저녁인데도 5만 5천 석을 매진시킨 것으로 모자라 입석으로도 수많은 관중들을 불러 모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힘이다. 물론 상대가 히로시마 카프라는 신흥 인기 구단인 것도 도움이 되었겠지만 2만 5천 석 규모의 잠실 야구장이 주말 경기에도 잘 매진되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했을 때 놀라운 일이었다. 무엇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야구장으로 불러 모으는 것일까? 일본 사람들에게 야구란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외야 입석에서 보이는 뷰

입석으로 입장한 덕분에 외야부터 내야까지 도쿄 돔의 방방 곳곳을 돌아다닐 수 있었다. 도쿄 돔은 수용 인원에 비해 통로가 좀 비좁다고 느껴졌다. 물론 전석 매진으로도 모자라서 입석으로도 많은 관중들이 입장했기에 이해는 가지만 외야 좌석의 통로는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매우 비좁았다. 한정된 부지에 돔을 건설하다 보니 한계가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인상적이었던 건 눈길이 닿는 모든 곳에 화장실이 있었다는 것이다. 신기할 정도로 화장실이 많았다. 많은 관중 수용 규모에 걸맞은 모습이었다. 특유의 콘코스 구조는 최근 한국에서도 창원 NC파크에 적용되어 주목을 받은 적이 있는데. 매점을 이용하면서도 야구 경기를 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도쿄 돔 팬 스토어 내부

도쿄 돔은 전체적으로 큰 규모의 야구장임에도 불구하고 웅장한 느낌보다는 아기자기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야구장이었지만 만원 관중의 활기참도 같이 느낄 수 있었다. 팀 스토어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운영하는 작은 규모의 매장과 도쿄 돔 측에서 운영하는 큰 규모의 매장으로 나눠져 있었다. 작은 규모의 매장에서는 요미우리 관련 상품과 요미우리의 유니폼 등만 판매하고 있었고, 큰 규모의 매장에서는 요미우리를 비롯한 다른 센트럴 리그 구단들의 물건도 함께 판매하고 있었다. 역시 통합 마케팅의 현장이었다.


일본 야구의 1번지

도쿄 돔 야경

나는 이전에 도쿄를 방문했을 때 도쿄 돔에 위치한 일본 야구 명예의 전당에 방문한 적이 있다. 아직 국내에는 제대로 된 야구 명예의 전당이 만들어지지 않아서 신기한 마음으로 둘러보았던 기억이 있다. 일본 야구를 빛낸 많은 야구 선수들의 동판과 국가대표 유니폼 등이 다채롭게 꾸며져 있었다.


일본 야구 명예의 전당이 도쿄 돔에 위치한다는 것은 도쿄 돔이 갖는 상징성을 보여준다. 도쿄 돔은 일본의 수도의 위치한 최초의 돔 경기장으로 일본 최고의 인기 스포츠 구단인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홈구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일본 야구 국가대표의 경기가 주로 열리는 경기장으로 일본 야구를 상징하는 야구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도쿄 돔 내부의 요미우리 레전드 기념물

지금까지 6개의 야구장을 방문하면서 단 한 번도 한산한 야구장과 마주한 적이 없었지만 도쿄 돔은 특히나 많은 관중들로 북적였다. 평일 저녁에 5만 5천 석을 매진시키고 입석으로도 수많은 관중들을 끌어 모은 일본 야구의 저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일본 야구를 상징하는 도쿄 돔에서 다시금 일본 프로야구 산업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현장감이 느껴지는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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