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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 뇌가 사는 세상

5초만,5초만.

오늘도 길을 건너기위해 횡단보도 앞에 섰다.


비장한 각오를 하고..


(시간 안에 건너리라..)


횡단보도 신호등에는 초록불에서 빨간불로 바뀌기까지 남은 시간이 표시된다.

이 시간이 다 되기전에 횡단보도를 건너는 것이 목표다.


준비, 인도 가장 끝에 서서 초록불로 바뀌기만을 기다린다.

땅! 초록불이다. 나는 전속력을 다해 지팡이찬스까지 써가며 건너편을 향해 달려간다. 마음은 분명 달리고있지만 두다리는 너무나도  확실하게 잘보인다.(머쓱)


거의 다왔다.

하얀줄무늬3개만더가면도착..!인데...

신호등의 숫자가 얼마안남았다..

7,6,5,4...

아닐거야 앞에1자가 고장난거라생각하며

부지런히건너간다.


5초만, 5초만.. 늘어나라...5초만 더..


마법처럼 시간이 5초만 더 늘어나주길 바라며 건넌다.

늘5초가 모자르다..


시간의 압박과 차도중간에서 빨간불을 맞이하면서 당황한 나머지 팔은 구부러지고 다리는 안 구부러진다.

강직이 와버렸다. 몸이 굳어버렸고 난감하다


빠앙~~!!


그래, 차도에서 멈춰져버렸다..


죄송합니다 죄송해요. 하며 고개를 숙이고 얼른 인도 위로 올라간다.


장애인이 된 후 죄송하다는 말을 달고산다.

바쁘고 빠른 세상에서 나의 속도는 그들에게 걸림돌일 수 있어서..고의가 아니라 정말 죄송해서 늘 죄송하다는 말을 하게 된다.



오늘도 시간 안에 건너기는 실패다.

내일도 마주하게 될 그 신호등..

내일은 시간안에 꼭 건너고 만다!




붉은색~푸른색~사이 3초 그 짧은 시간~

노린색 빛을 내는 저기저 신호등이





신호등이, 달라진 내 몸이, 야속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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