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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스트로커 굿스타
Oct 20. 2022
뇌손상으로 이후 후유증이 남게되면 대부분 장애등급을 가지게 된다. 장애등급을 받아 정식(?)장애인이 될만큼 후유증이 크게 남는 것이다.
뇌병변장애는 신체나 인지상태가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한지 여부에 따라 등급이 크게 갈리는 것 같다.
나는 혼자 걷고, 말도 하기 때문에 예전4-6급에 해당하는 '심하지 않은 장애'에 속한다. 왼손으로 세수도,옷입기도 못하는데 말이다. 오른손으로 할수 있다고 등급이 낮게 나왔다. 심한 등급을 받는 것이 뭐 좋은것은 아니지만, 뇌병변장애는 장애심사자들이 모르는 더한 장애가 많다는 것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나는 뇌병변장애가 그야말로 장애의 끝판왕이라고 생각한다. 자기가 처한 상황이 가장 힘들게 느껴지는거라 그럴수도 있다지만 나뿐만 아니라 뇌졸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다들 겪는 것이다.
뇌병변장애는 첫 장애판정을 받고 2년 뒤에 장애등급을 다시 판정한다.뇌는 변화한다는 특성이 있어 좋아질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대부분 장애등급을 좋게(?) 받기 위해 발병 초기에 장애등급을 신청하고 심사,판정을 받으니 재판정 시기인 2년 후에는 발병 초기보다 더 좋아져있는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장애등급 판정을 위해 평가하는 일상생활동작 평가, 운동 기능 평가 등이 뇌손상 환자의 불편함을, 장애를 전부 담아내지 못한다.
뇌병변장애의 기준이 너무 모호하고, 사회적 인식이 부족하다.
뇌병변장애는 말그대로 뇌에 병변이 있는 장애다. 뇌에 병변이 있다는건, 뇌에 손상이 있어 일부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부터가 모호하다.
뇌졸중으로 인해 내게 남은 후유증은 편마비, 시야장애, 복시,사시, 균형실조, 주의력 집중력 저하, 만성피로 등이다.
뇌졸중이 아니더라도 이와 같은 신체적 문제가 있는 현대인들이 워낙 많아서 내가 좀 이상한부분이 많다고 해서 크게 개의치 않는다.
겉모습이 멀쩡한 나는 가끔 시각장애인으로 오해를 받기도 한다. 사시로 인해 양쪽 눈의 초점이 서로 다른 곳을 향한다. 도대체 어딜 바라보는지 모르겠는 내 눈. 그리고 들고 있는 노인용지팡이. 눈이 이상하고 지팡이를 쓰니 시각장애인으로 보일 법도 하다.
그렇다고 나를 시각장애인으로 보는 사람들에게 나의사연을, 뇌병변장애인의 특징을 구구절절 일일이 말하기도 싫다. 내가 어쩌면 시각장애인기도 하니까.. 온갖 장애는 다 생기는 뇌졸중이다..
몸이 불편하니 지체장애, 시야가 겹쳐보이니 시각장애, 누군가는 언어장애도 생기고, 다행히 소리는 뇌의 영향을 받지 않는 기관으로 청각장애는 아니다. 청각장애를 제외한 내가 아는 모든 장애를 다 가진 나는 진정한 뇌병변장애인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뇌병변장애가 장애의 끝판왕이라고 생각한다. (별걸로 다 끝판왕을 경험해본다 ㅎㅎ..;;)
뇌병변장애는 보이는게 다가 아니다. 겉보기엔 괜찮아보여도 어딘가 이상하고 무언가 모자르다. 뭔지는 모르겠는데 어딘가 이상하면 뇌손상이 있을 확률이 크다. 그러면 그냥 기다려주고 지켜봐주면 된다. 대신해주려고도, 부축을 해줄필요도, 안쓰러워할 필요도 이유도 없다. 그 사람이 알아서 한다.
뇌병변장애는 그냥 그런 것이다. 그냥 조금 다른 것. 이상해보일수있지만 대부분이 후천적으로 생긴 장애지, 원래 같은 공간에서 같은 세상을 살던 사람들일 뿐이다. 그래서 그런지 뇌병변장애인이 유난히 세상에 다시 나오기가 쉽지가 않다. 서로 불편하다. 이전에 살았던 세상을 달라진 몸으로 똑같이 살 수가 없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다. 조금 달라졌을뿐인데, 엄청나게 다른 삶을 살아가야한다..
서구화된 식습관, 과로와 스트레스 등 환경의 변화로 인해 뇌병변장애인은 갈수록 늘어날 거라고 생각한다. 즉,생활 속에 뇌병변장애인이 점점 더 많이 보이게 될 것이다. 서로 잘 어울려 살아가려면 이런사람도 있구나 하고 알고만 있어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오늘만 두번이나 시각장애인으로 오해를 받으면서 나는 뇌병변장애인이라고 마음으로나마 소리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