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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작가 Apr 05. 2021

리미트 n이 무한대로 갈 때


닿을 수 없던 것이 어딘가에 닿게 되는 순간이 올까. 달려가는 와중에는 절대로 알 수 없는 것이 종착지다. 그것은 시간이라는 차원에 갇힌 이 세계의 법칙이자 존재의 한계이다. 하지만 그는 희미하게나마 느껴보려고 애써본다. 자신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는, 어렴풋한 이미지만을 간직한 채 그는 달리고, 또 달린다. 지치고 힘이 들 때면 문득 '어딘지도 모르는 그곳에, 어쩌면 영영 닿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스치며 좌절한다. 그는 고민하기 시작한다. 지금 이 방향이 맞는지, 혹 방향을 틀어야할지. 하지만 운명에 갇히기라도 한 듯 그는 방향을 틀지 않고 원래의 길을 택한다. 자유의지로 원래의 길을 선택한 것인지 원래부터 운명 지어진 것인지 알 수가 없지만 그는 자신의 선택이라 여기며 나아가기로 한다. 자신의 선택이라 여기지 않는다면 그저 운명을 따르는 꼭두각시에 불과해지고 말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을 존중하며 선택한 방향으로 다시 나아가기 시작한다. 가는 도중에 어떠한 정해진 경로를 따라가고 있다는 기시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무엇을 알거나 무엇을 보고 가는게 아니다. 그저 앞으로 한 발, 한 발 내딛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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