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 함께 6회
커피 구매 및 가정에서 커피 내리기
어떤 커피를 구매해야 좋을까? 마트 또는 까페테리아에 가면 여러 종류의 커피를 판매하고 있어 사실 어떤 것이 좋은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결코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구매 시 가장 좋은 방법은 다음과 같다. 가정에서 로스팅하는 것은 쉽지 않으므로, 로스팅한 것을 구매하되 가장 무난한 미디움(Medium)로스팅을 선택하고, 반드시 원두(Hole Bean)로 구매해야 한다. 분말(Ground)은 맛과 향이 금방 감소되기 때문이며, 구매한 커피는 냉장고나 냉동고가 아닌 햇볕이 들지 않는 실온에 보관하는 게 좋다. 100% Arabica라고 표기된 원두를 구매하면 맛과 향이 우수한데, 중미(과테말라,온두라스,엘살바도로,니카라과,코스타리카,파나마)의 고산지대에서 재배된 Arabica 커피가 좋으며 특히, 코스타리카의 커피는 여러 면에서 훌륭함을 앞선 글에서 수 차례 설명했다.
원두를 구매하면 이를 분말로 만드는 분쇄기가 필요한데 요즘 분쇄기의 가격이 매우 저렴하므로 적당한 것을 구입하면 된다. 분쇄기를 이용하여 분말로 만들 때 집안 공기 중에 떠다니는 원두의 향은 실제로 커피를 내리기 전에 먼저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며 정성스런 행위의 결과이다. 가장 쉽게 커피를 내리는 방법은 커피메이커를 사용하는 것이고, 프렌치프레스(French Press)나 핸드드립(Hand Drip)도 일반 가정에서 손쉽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커피의 종류
우리가 마시는 여러 종류의 커피, 왜 그 이름이 이태리어로 되어 있을까?, 간단하다, 그 이유는 에스쁘레소(Espresso)기계를 이태리에서 최초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커피를 매우 즐기는 필자는 이태리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행한 것 중 가장 훌륭한 일이 바로 에스프레소기계를 발명한 것이다 라고 농담처럼 말하곤 한다.
커피는 물과 만나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카페인이 늘어난다고 한다. 얼마나 많은 차이가 있는지 필자가 과학적인 분석을 할 수는 없지만, 이런 측면에서 보면 커피를 물에 담그는 프렌치프레스, 손으로 물을 직접 붓는 핸드드립 또는 이와 유사한 장치인 커피메이커와 비교할 때, 에스쁘레소 기계는 일종의 보일러이기에 수증기가 순간적인 압력에 의해 커피를 통과하므로 가장 카페인 함량이 낮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에스쁘레소(Espresso)라고 하면 독하거나 카페인이 많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참고로, Arabica 대비 카페인 함량이 2 ~ 3배 많은 Robusta를 이용하여 주로 만드는 인스턴트 커피와 자동판매기 커피는 당연히 카페인 함량이 훨씬 많으므로, 카페인에 약한 사람은 인스턴트, 자동판매기 커피는 멀리하는 게 좋지 않을까?
우리가 까페테리아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이태리어로 된 커피 종류들은 모두 그 기본인 에스쁘레소(Espresso)를 이용해서 만드는 것이므로, 에스쁘레소와 동일한 양의 카페인을 섭취하는 것이며, 에스쁘레소가 카페인 함량이 오히려 더 낮다는 것은 위에 설명했다.
에스쁘레소(Espresso)는 (원두의 품질에 따라 상이하지만) 일반적으로 7 ~ 8 gr의 원두를 분말로 만들어 포터필터(Porter Filter)에 놓고 적절히 탬핑(Tamping)한 후 기계에 장착 및 작동시키는데 약 1온스(30 mL)를 추출하면 가장 일반적인 에스프레소이다.
아메리까노(Americano)는 어쩌면 커피를 콜라처럼 많은 양으로 마시는 미국인을 지칭하며 이태리인들이 유쾌하게 만들어낸 이름인지도 모른다. 에스쁘레소에 뜨거운 물을 섞는 것으로 기호에 따라 물의 양을 조절하거나 두 잔의 에스쁘레소를 섞을 수도 있다.
마끼아또(Macchiato)는 영어의 ‘marked’란 뜻으로 즉, 우유로 표시했다는 뜻이 되는데, 에스쁘레소(1온스) 위에 우유 거품을 얹는다.
까페 꼬르따도(Cafe Cortado)는 주로 스페인에서 선호하는 것으로 마끼아또와 유사하나 우유 거품 대신 우유 1온스를 섞는데 기호에 따라 뜨겁거나 찬 우유를 섞는다.
모까(Mocha)는 에스쁘레소(1온스)에 1/4온스의 초콜렛 시럽을 섞는다.
빤나(Panna) 또는 꼰빤나(Con Panna)는 에스쁘레소(1온스) 위에 약간의 생크림을 얹는 것으로, ‘Panna’는 생크림, ‘Con’은 영어의 ‘With’와 같은 뜻이다.
라떼(Latte)는 이태리어로 우유란 뜻으로 마끼아또가 변형된 형태이며, 에스쁘레소(1온스)에 스팀밀크를 푸짐하게 섞는다. 보통 에스쁘레소 기계에는 스팀밀크를 만드는 장치가 있는데 스팀봉을 이용하여 우유에 스팀을 뿜으면 공기가 우유에 곱게 섞인다. 윗부분이 얇은 거품층이므로 다양한 무늬 즉 흔히 말하는 라떼 아트를 구현할 수 있다.
까뿌치노(Cappuccino)는 에스프레소(1온스)에 스팀밀크와 우유 거품을 섞는다. 라떼와는 달리 윗부분이 1 cm 이상의 거품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다양한 무늬를 만들기는 어렵고 ‘바로 붓기’ 또는 ‘나누어 붓기’방식을 사용하며, 주로 단순한 나뭇잎 또는 하트 무늬를 만든다. 스팀우유를 만들 때 윗부분을 거품으로 처리해야 하는데 이는 바리스타의 기술에 좌우되며, 거품은 우유에 함유된 단백질과 지방이 스팀과 만나며 발생하기에 저지방 또는 무지방 우유를 사용할 경우 거품이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 본 글을 읽는 분들께서는 이 점을 고려하여 저지방 또는 무지방 우유로 까뿌치노를 주문할 경우 거품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바리스타를 원망하는 일은 없기 바란다. 스페인의 카톨릭 수도회인 까뿌친회의 수사,수녀님들의 모자 또는 옷 색깔이 우유 거품과 유사하여 까뿌치노라는 이름이 만들어졌다고 하니, 커피의 유래, 재배, 가공 외에 우리가 마시는 커피의 이름에까지 흥미로운 역사와 문화가 마치 까뿌치노에 우유처럼 섞여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위에 언급한 커피의 종류는 가장 일반적인 내용일 뿐, 정답 또는 정통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마끼아또, 라떼, 까뿌치노는 매우 유사한 것이며, 요즘에는 까페테리아나 바리스타에 따라 에스쁘레소나 우유의 양을 가감하고 다양한 시럽을 첨가하며 새로운 이름을 만들어내고 있어 그 종류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커피메이커나 핸드드립도 좋고 또는 가정용 에스쁘레소 기계도 좋다, 아침에 원두를 가는 냄새에 사랑하는 가족이 미소 지으며 눈을 뜨고, 커피 내리는 냄새에 주방으로 모인다면 정다운 대화로 편안한 아침을 열 수 있을 것이다.
제목에 첨부한 사진은 코스타리카의 목장지대입니다.
읽어주신 독자님들께 감사 드립니다, 다음 회에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