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무기력증과 유튜브 중독

미국 박사생활 동안 시달린 무기력증

by 하마생각

코로나가 시작된 박사 1년 차 두 번째 학기부터 박사 4년 차에 우간다에 가기 전까지 약 3년 정도 나는 무기력증에 시달렸다. (그 당시에는 깨닫지 못하다가 나중에 내 생활을 복기해 보면서 깨달았다.)


이유를 명확하게는 잘 모르겠지만, 코로나가 터진 이후 기본 스트레스+불안감이 올라가고, 그 시기에 몇몇의 인간관계가 어그러지고, 모든 일과 공부가 버쥬얼로 바뀌면서 점점 생활이 무질서해지고 유튜브를 많이 보게 된 것 같다.


원래는 휴식 취하는 곳과 공부/일하는 곳을 구분하는 것을 선호해서, 학창 시절에도 공부는 꼭 도서관에서 했는데 코로나가 터져버리니 집에서 일과 휴식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는 것이 힘들었다. 특히, 코로나 초기에는 4인이서 아파트를 셰어 했기 때문에, 좁은 방 안에서 갇혀서 수업을 듣고 과제를 하고, 하는 그 시간들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첫 1년 지나고서는 쭈욱 혼자 살고 있다.)


이때, 그래도 도움이 되었던 것이 같은 교회를 다니는 박사생들끼리 일 시작 전에, 아침에 만나서 같이 묵상하고 기도하고 고민을 나누고 하루를 시작했었다. 그게 유일하게 내가 사람들이랑 교류하는 시간이었고, 당시 그래도 하루를 버티는 힘을 주었던 것 같다. 무튼 그렇게 virtual 묵상방, 독서실 등등을 시작하며 어떻게든 사람들과 interaction 하면서 하루일과를 보내는 것을 노력했지만.. 직접 사람들과 만나서 교제하는 것을 선호하는 나에게는 역부족이었기도 했다.


집에서 있을 때의 정적이 싫어서, 유튜브를 틀어놓고 (예를 들어, 듀얼 모니터로 일할 때 한쪽 모니터는 유튜브를 띄어놓고 한다던가..) 일을 하기 시작했는데, 확실히 그렇게 일하다 보니 뇌에 들어오는 자극이 많아서 그런지 쉽게 지치고, 집중력도 흐트러졌는데... 그 당시는 그렇게 해서라도 모니터 앞에 붙어있는 것에 의의를 뒀던 것 같다. 그런데 나는 나름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던 RA일에서 자꾸 실수가 나고, 매니저한테 일의 quality가 많이 떨어졌다고 핀잔도 받고 그랬어서... 나름 개선해 보려고 노력을 했지만 잘 안 됐었다...


그러다가 나아중에 박사 4년 차에 연구를 위해 우간다를 갔을 때, 사무실에서 출근해서 일을 하고, 사람들과 수다도 떨고, 밥도 같이 먹고 하면서, 그제야 매니저한테 일의 능률이 많이 좋아졌다고 얘기를 들었고, 나는 일정한 루틴을 가지고, 사무실로 출근하고, 사람들과 적당히 소통이 있어야 일도 잘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직도 정적에서 혼자 있고, 일을 시작하고 집중하는 것은 쉽지 않아서, 계속 방법을 찾고 있다. 일단 도움이 되는 것을 처음에는 지루하게 느껴지지만 일단은 그렇게 정적 속에서 일을 하다 보면 어느샌가 집중이 된다는 것, 그리고 매일 사무실에 출근하는 것이 어려우면 카페라도 가서 공간을 바꾸어가면서 일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 방법이었다.


그리고 뇌가 잘 기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운동도 필수라는 것도 점점 체감하고 있다.


포닥생활 중에서는, 점점 유튜브 의존도를 줄이고, 정해진 일 시간에서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각오를 다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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