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써 내려 간다면.
이토록 작은 인터넷 세상에 이처럼 수많은 작가들이 있다니.
브런치스토리에 첫 글을 발행한 날을 떠올려 봅니다.
발행하기 버튼을 누르던 순간은 시간이 늘어진 듯 천천히 흘러갔습니다. 그리고 설렘과 걱정이 뒤엉켜 커다란 행복으로 부풀던 마음은 자꾸만 커졌습니다.
첫 창작의 순간, 그때의 마음은 나를 조금 특별한 사람으로 만들었지요. 그때를 나도, 당신도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건 어떤 글을 쓰더라도 다시 느낄 수 없는 희열에 찬 감정이었으니까요.
그렇게 주어진 글을 마주한 시간과 '작가'라는 이름.
3650일의 소중한 시간은 우리의 가장 깊은 곳에 잠들어 있던 순수하고 뜨거운 꿈을 다시 일깨워주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때로는 "내가 이런 글을 쓰다니!"라며 그렇게도 나 자신이 훌륭해 보였습니다. 누군가 나의 글을 읽고 잘 읽었다는 댓글을 하나라도 받으면 그 댓글을 몇 번이나 다시 읽으며 뿌듯해했고, 금방이라도 출간할 수 있을 것 같은 무모한 용기가 샘솟았지요.
하지만 어떤 날에는 다시 보니 엉망진창으로 써 놓은 글을 보며 읽고 싶지 않은 문장을 꾸역꾸역 소화시켜 고치던 밤도 보냈습니다. 이런 글로는 출간할 수 없다며 머리를 쥐어짜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했습니다.
그러나 서로의 글을 읽고 더 나은 글을 쓰고자 애썼던 날들은 결국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창작의 삶을 통해 단단한 내면을 지닌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곳은 글을 쓰는 우리들의 작고도 무한한 캔버스입니다.
지금도 출간을 위해 밤낮없이 원고를 작성하고, 오지 않은 답장을 기다리는 당신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브런치스토리에서 우리는 이미 작가입니다.
마음을 담지 않은 글이 없었고 꿈이 없는 글이 없었으니까요.
그렇게 계속 써 내려가는 삶을 산다면 그 보다 더 행복한 삶이 있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