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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treach Jeju Nov 04. 2020

문화예술교육의 미래는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

‘새로운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요구조사로 출발 ②

2020년 창의예술교육랩의 첫 번째 과업은 2019년 연구·개발된 프로그램의 본격적 보급에 앞서 실제 수요자들이 문화예술교육에 대해 어떠한 요구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R&D그룹 조사분석랩을 중심으로 2020년 5월 14일부터 29일까지 ‘수요자 요구조사’를 실시했다.

요구조사는 학교문화예술교육 또는 사회문화예술교육 현장에서 문화예술교육 과정을 운영하거나 강의 등을 통해 교육 프로그램 보급에 관여하는 문화예술교육 관련자인 ‘매개자’ 집단과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일반인’ 집단을 구분해 실시했으며, 조사에 응답한 사람은 매개자 100명과 일반인 77명 등 총 177명이었다.

요구조사의 내용은 (1)2019년 제주창의예술교육랩 사업을 통해 개발된 3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 파악, (2)온라인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인식과 수요, (3)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인식과 기대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되었다. 이 가운데 ‘온라인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인식과 수요’와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인식과 기대’ 부분의 결과를 요약해 2회에 걸쳐 소개한다.




2020년 제주 창의예술교육발전소가 요구조사에서 중점을 둔 또 하나의 주제는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인식과 수요’이다. 문화예술교육의 미래에 대해 매개자와 일반인 집단은 각각 어떤 기대를 하고 있을까? 그들이 바라는 문화예술교육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문화예술교육 역시 변화할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예술교육 종합계획(2018)’에서 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라 산업과 직업구조에 급격한 변화가 야기되고 있으며, 문화예술교육 또한 인공지능‧빅데이터 확산 등 제4차 산업혁명의 흐름에 맞춰 새로운 기술변화를 활용한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2019년에 이어 2년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 창의예술교육랩 사업은 바로 이러한 필요에서 시작된 사업이다. 그렇다면 문화예술 현장의 매개자와 수요자인 일반인들은 사회적 변화에 따른 문화예술교육의 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매개자/일반인 질문] ‘기술과 매체를 포함한 사회적 변화가 예술과 문화예술교육의 현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매개자] 사회 변화가 문화예술교육에 영향을 미칠까?
[일반인] 사회 변화가 문화예술교육에 영향을 미칠까?


매개자의 79.0% 그리고 일반인의 81.9%가 사회적 변화가 문화예술교육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반면 사회적 변화와 문화예술교육 간에는 큰 관련이 없다고 여기는 사람은 매개자의 3.0%, 일반인의 5.2%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개자/일반인 질문] ‘사회 변화를 반영한 문화예술교육에 기대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매개자는 ‘예술 향유의 장소적 한계 극복 및 새로운 관계 형성’(27.3%)이 가장 많은 응답을 나타냈고, 일반인은 ‘소통/참여형 교육 프로그램의 증가’(32.5%)가 가장 많은 응답을 보였지만, 매개자와 일반인 응답 간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프로그램 개발이나 플랫폼 구축과 관련해서는 매개자들의 인식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역량 개발이 관건이다

인간이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해 요구되는 ‘역량’을 규명하기 위해 1990년대 말 OECD의 주도로 시작된 DeSeCo(Defining and Selecting Key Competencies) 프로젝트는 교육을 역량의 차원에서 바라보게 한 계기가 되었다. 이후 ‘다보스포럼’으로 알려진 ‘세계경제포럼(WEF)’을 거쳐 OECD가 지난 2015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OECD Education 2030’은 모두 교육을 역량의 차원에서 접근한다는 공통점을 보인다. 즉, 교육은 살아가면서 직면하는 복잡하고 다양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데 필요한 역량을 키워주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화예술교육 또한 이와 같은 세계적 흐름에서 예외가 아니어서, 최근 들어 문화예술교육 분야에서도 역량 기반의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은 ‘인문학적 성찰’, ‘기술과 매체 탐구’, ‘융합적 예술 창작’을 핵심 요소로 하여 ‘비판적 사고’, ‘디지털 리터러시’, ‘상상력과 창의력’이라는 역량 요소를 개발함으로써 복합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정은영, 손민정, 강남화, 양성호(2018). ‘2018 4차 산업혁명시대에 따른 문화예술교육 신규 사업 모델 개발 연구’.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이처럼 역량 차원에서 문화예술교육을 바라보았을 때, 문화예술교육 매개자와 일반인은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어떤 역량이 개발되기를 기대하고 있을까?     


[매개자/일반인 질문]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기대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매개자]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기대하는 바는?
[일반인]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기대하는 바는?


매개자는 ‘행복감’과 ‘공감 능력’이 가장 많았던 반면, 일반인은 ‘자기표현력’과 ‘창의성’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차이가 있었다. 이것은 매개자와 일반인이 문화예술교육에 기대하는 것임과 동시에 문화예술교육이 지향해야 하는 교육 목적이자 ‘교육’으로서 달성해야 하는 ‘목표’라고 바꾸어 말할 수 있다. 예술적 경험을 나누고 예술적 감수성을 기르는 것뿐만 아니라,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궁극적으로는 행복한 삶(well being)에 다다르는 데 문화예술교육이 일조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런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원해요

[매개자/일반인 질문] ‘향후 어떠한 문화예술교육 분야의 프로그램이 더 개발/보급되기를 희망하십니까?’

매개자와 일반인 모두 공통적으로 ‘미술’과 ‘음악’, ‘문학’에 대한 선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극’과 ‘디자인’에서는 매개자의 요구가 조금 더 높았고, ‘영화’와 ‘사진’에 대해서는 일반인의 요구가 조금 더 높았다. 디지털/미디어아트에 대한 매개자와 일반인의 요구가 높게 나타난 것은 최근 미디어아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저변 확대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매개자/일반인 질문] ‘어떤 형태의 프로그램이 더 개발/보급되기를 희망하십니까?’ 

[매개자] 개발·보급되기 희망하는 문화예술교육 형태는?
[일반인] 개발·보급되기 희망하는 문화예술교육 형태는?


전통적 방식의 체험형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요구가 매개자와 일반인 모두에게서 공통적으로 높았다. 다만 매개자 집단에서는 ‘창작형’에 대한 요구가 ‘놀이형’에 비해 높았지만, 일반인 집단에서는 반대의 양상이 나타났다. 요구조사에 참여한 일반인 응답자 77명 가운데 30대가 45명(58.4%)으로 가장 많았고, 이들 30대 일반인 가운데 17명(37.7%)이 ‘놀이형’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0대 일반인이 놀이에 관심이 많은 10세 이하 자녀를 둔 부모라는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물론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의 수가 충분하지 않아 이러한 결과를 일반화하여 적용하기는 어렵다.


[매개자/일반인 질문]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중점을 두어야 하는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매개자] 교육 과정 참여도를 높이려면?
[일반인] 교육 과정 참여도를 높이려면?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의 참여도를 높이려는 방안에 대해서는 매개자와 일반인 모두 ‘양질의 프로그램 개발’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다만 ‘교육시설 환경 개선’과 ‘프로그램 홍보 강화’에서 매개자와 일반인의 차이가 드러났다. 현장에서 직접 문화예술교육을 실시하고 운영해야 하는 매개자 입장에서는 환경과 시설을 더 중요하게 여길 테고, 수요자인 일반인 입장에서는 문화예술교육과 관련한 정보 획득의 중요성이 더 강조되었다고 볼 수 있다. 동일한 문화예술교육을 바라보는 두 입장의 차이를 볼 수 있다.


내용과 형식 모두그대로 머무를 수 없다

2회에 걸쳐 제주창의예술교육발전소에서 진행한 ‘새로운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요구조사 결과를 살펴보았다. 4차산업혁명과 코로나 19로 대표되는 급속한 변화는 사회 하부구조의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이로 인해 사회 상부구조의 변화 또한 필연적일 수밖에 없으며, 상부구조에 포함된 문화예술교육 또한 변화할 수밖에 없다. 이번 요구조사는 이런 문화예술교육의 변화를 크게 두 가지 차원에서 살핀 것이라 할 수 있다. 

앞선 글에서 살펴보았던 온라인 기반의 문화예술교육으로의 변화는 문화예술교육이 이루어지는 물리적 환경의 변화이자 형식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오직 오프라인’이라 해도 무방할 만큼 지금까지 온라인 환경과 거리두기를 해왔던 문화예술교육도 이제 더는 온라인 환경을 외면할 수 없게 되었다. 새로운 온라인 환경에서 문화예술교육이 올바르게 작동할 방안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이는 문화예술교육과 과학·기술의 융복합을 촉진하는 거부할 수 없는 계기로 작동할 가능성도 매우 크다.

이번 글에서 살펴본 미래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기대와 요구는 문화예술교육의 내용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역량 기반의 교육으로의 변화는 이제 세계적 추세이며 비단 공교육 현장에만 국한되는 것도 아니다. 단순히 문화예술적 ‘체험’이 아니라 학습자에게 영속적이고 긍정적인 변화를 꾀하는 ‘교육’이 되려면, 교육 목적과 목표의 설정, 그리고 내용 구성과 교육적 상호작용 설계와 구현 등 모든 과정에서 더욱더 전문적이고 세심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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