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질 녘

시 28

by insaengwriting

서쪽 산이

해를 당긴다.


해는

기울지 않으려

화를 토해 내며

주변까지 벌겋게 물들인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해는 지치고

산꼭대기에 살짝 걸터앉아

마지막 열기를 뿜어낸다.


떠나는 해를 위로하듯

하늘도, 강도, 바다도

짙게 마지막 숨결을 받아들인다.


다 뿜어낸 해는

편안한 옅은 숨 한 번으로

훌쩍 사라진다.


어둠이 내린다.

하늘도, 강도, 바다도

이젠 어둠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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