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44살

노화, 변화, 성숙

우리엄마가 44살일 때,

우리엄마가 44살일 때

난 대학생이 되었다

대학 졸업 후, 직장생활 1년하고 결혼한 우리엄마

새삼 우리엄마가 젊었구나 싶다, 40대 중반

같은 나이가 된 나는

아이가 미취학 유아다

대학 졸업.후, 직장생활 6년차에 결혼,

결혼 8주년에 출산

그 미취학 유아가 처음으로 동생 요구를 했다

같이 놀이터에서 노는 친구가 동성 동생이 있는데,

제법 괜찮아보인 모양이다

노화

내 머리카락이 흰머리로 새는 속도가 가팔라졌다

예전에는 잘되던 멀티태스킹이 안된다. 이제 하나를 하면 다른 하나를 못한다. 일상의 기회비용이 커졌다

오랜만에 해도 잘되던 요가 동작이 이제는 잘 안된다

순환도 부쩍 안된다

또래집단 부모의 부고가 늘기 시작했다

변화

세계적인 재일교포 건축가 이타미준(한국명: 유동룡)은 계절의 변화, 세월의 흐름을 본인 건축물 결과물에 녹여놓는다. 아니, 그보다 전략적으로 계산해놓는다.

그래서 샛노랗던 <제주 수풍석 박물관>의 “돌 박물관”은 녹이 슬어 검붉은색으로 변하고,

갈색 나무로 지어진 “바람 박물관”은 비에 젖고 흙이 묻고 빛에 바래 흑색으로 변하고,

“물 박물관”은 콘크리트벽에 물이 스며들면서 무슨 재료를 쓴걸까?하는 궁금증을 자아내며 나뭇결 무늬를 뽐내었다

나도

나의 세월의 흐름,

그에 따른 변화를

내 인생에 녹여놓을 수 있을까?

마주할 때 마다

당황하지도

놀라지도 않고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토록 철저히

계산해넣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