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코모레비 Mar 04. 2020

더 늦기 전에 퍼스널 브랜딩

매력적인 프리랜서들에게 배우자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2020년 2월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 소식은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고, 봉준호 감독의 수상소감은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을 줬다. 특히 업무를 통해 인연을 맺은 프리랜서 분들은 같은 창작자로서 유독 한 문장에 깊이 매료된 듯했다. 한동안 그의 소감 한마디가 페이스북 담벼락을 가득 채웠으니 말이다.


 치열한 경쟁의 무대에서 차별화된 개성이 담긴 개인 브랜드를 통해 시장에서 팔리는 자신을 만들어야 하고, 그 결과가 바로 수익으로 직결되는 직업의 특성상 아마도 그의 말을 절절히 공감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퍼스널 브랜딩은 프리랜서들에게만 중요할까? 수년간 직장에서 경력관리를 해나가며 몇 번의 이직을 경험해보니 가장 중요한 순간 오롯이 빛나는 것 역시 나만의 개성이 담긴 브랜드였다. 이직 시에는 다른 면접자들과 다른 나만의 차별화된 경험(소속회사 특성과 담당 프로젝트에 관련된 업무 경험, 개인적인 강점 등)이 당락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였으며, 회사에서 핵심 프로젝트를 맡긴 이유들은 대개 직책자분들의 치밀한 설계 안에서 나를 생각할 때 먼저 떠오르는 대표 이미지와 강점이 충분히 고려됐음을 알 수 있었다.


 친하게 지내오던 선배들은 이제 40대 초중반을 바라본다. 최소 차장에서 부장 직급을 달고 한창 잘 나가는 그 선배님들 조차 하나 같이 농담 반 진담 반 이제 퇴직 후 무엇을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대기업에서도 30대 임원이 나오는 시대에 정년퇴직은 이제 꿈같은 이야기라는 것이다. 실제로 소탈한 성격으로 누구와도 농담을 주고 받던 임원 한분은 다루기 힘든 굵직한 이슈들이 터질 때마다 "나도 이제 치킨집 준비해야겠어.”라는 말씀을 하곤 했다.


 선배들의 모습을 보며 내 미래는 무언가 다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는 접어두기로 했다. 단 1%만이 올라선다는 임원이 되어서도 피할 수 없는 걱정이 독립이기 때문이다. 결국 언젠가 우리도 세상 앞에 오롯이 홀로서는 순간이 온다. 나를 감싸주던 화려한 직장과 직급이라는 타이틀을 떼고 진짜 프리랜서가 되는 것이다.






승자 독식의 세계에서

퍼스널 브랜딩으로 살아남기


 프리랜서 시장은 퍼스널 브랜딩을 통해 가치를 높이고, 끊임없이 본인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승자 독식의 세계다. 전체 성과 중 대부분이 20%의 소수 요소에 의존한다는 파레토 법칙(80:20)은 '이탈리아 인구의 20%가 이탈리아 전체 부의 80%를 가지고 있다'라고 주장한 이탈리아의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하는데 이 법칙은 프리랜서 시장에도 여지없이 적용된다.




 이제 연예인까지 뛰어드는 유튜브 시장은 상위 5%에 들지 않으면 푼돈 벌기도 쉽지 않다고 하며, 긱 이코노미(Gig Economy)를 이끄는 프리랜서/중계 플랫폼에서도 평점이 좋고, 거래 이력이 많은 극소수의 상위 전문가들에게 고객이 몰린다. 인터넷 플랫폼을 통한 연결성과 정보의 투명성이 쏠림 현상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사내 교육 목적으로 외부 전문가를 한해에 수십 번씩 섭외하는 나의 눈에도 디지털 마케팅, 협상, 성과관리, 스마트 워크 등 각 주제별로 떠오르는 전문가의 이름이 두세 분씩은 꼭 있다. 마치 한 분야의 대명사처럼 전문가의 이름이 자연스레 떠오르는 것이다. 이렇게 한번 강하게 연결된 연상작용은 높은 확률의 섭외로 이어진다.


 쉽게 떠오르는 전문가일수록 섭외는 더욱 어렵다. 내가 찾는 강사님이라면 다른 수요자들 눈에도 섭외 1순위이거나 2순위일 확률이 매우 높은지라 최소 3~4개월은 강의 스케줄이 빼곡하다. 심지어 수요일을 제외하고는 내년 스케줄이 가득 차 양해 바란다는 회신을 받은 적도 있다. 시간당 강사료가 50만원에 육박했음에도 말이다.


 이처럼 소위 말해 먹히는 전문가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기에 수요와 공급 법칙에 따라 갑과 을의 위치가 바뀌고, 전문가의 빈 스케줄에 맞춰 교육 일정을 조정하기에 이른다. 특강의 경우 시간당 강사료가 100만원을 훌쩍 넘는 강사가 있는 반면 15~20만원 수준에서 진행 가능한 강사분들도 많다. 이렇듯 프리랜서 시장도 파레토 법칙이 적용되어 개인의 브랜드 가치에 따라 등급이 나뉘고, 수익도 현격히 차이가 나는 것이다.







프리랜서 섭외 담당자가 바라본

잘 나가는 전문가들의 특징


 경험상 전문가의 실력이 항상 금액에 비례하지는 않았다. 간혹 매력적인 퍼스널 브랜딩에 비해 기대해 미치지 못하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성공적인 퍼스널 브랜딩은 훌륭한 마중물의 역할을 한다. 경쟁자 대비 연상작용이 먼저 일어나 작은 차이를 보여줄 수 있는 무대가 열리기 때문이다. 이처럼 매력적인 브랜딩은 프리랜서의 뜨내기 손님을 늘리고, 그들을 단골 손님으로 만드는 지속성과 폭발성 모두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인 것이다.


 그렇다면 유독 잘 팔리는 프리랜서분들의 특징은 무엇일까? 그들을 자주 봐오고, 섭외하며 내부 의사결정을 받았던 구매자(?) 입장에서 매력 있는 개인 브랜드를 갖고 있는 분들의 공통점을 정리해봤다.




 첫째. 자신만의 차별화된 콘텐츠가 있다.


 그들이 전달하는 콘텐츠는 오로지 자신만의 진짜 경험과 오래도록 숙성된 내공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따라서 함부로 흉내내기가 어렵고, 대체 불가하다. 그들은 차별화된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콘텐츠가 전하는 메시지를 결정화한다.


 세계적 컨설턴트 기관인 보스턴 컨설팅그룹(BCG) 컨설턴트 출신인 엔도 이사오씨는 <성과의 가시화>라는 책에서 메시지를 결정화한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여기서 '메시지 결정화(Crystallize)'란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문장에 응축시키는 것이다. 이는 누구나 사용하는 뜬구름 잡는 언어가 아닌 단번에 이해되면서도 가슴 깊이 와 닿는 매력적인 표현이라는 뜻이다.


"분명히 틀린 것은 아닌데 재미가 없어"


예를 들어 같은 기획력을 주제로 강사를 섭외해도 기획의 기본 프로세스와 평이한 실습으로 구성된 교육을 진행하는 <기획력 향상 과정>은 쉽게 접할 수 있는 반면 기획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독특한 프레임과 직접 경험한 성공과 실패 사례를 통해 일관성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획의 정석>, <기획은 2형식이다>와 같은 매력적인 컨셉과 내용을 가진 과정은 흔치 않다.




 둘째. 껍데기가 아닌 내용으로 자신을 일관성 있게 증명한다.


 그들은 시간관리를 잘하자, 원대한 꿈을 갖자라고 허울뿐인 외침을 던지거나 명사가 남긴 명언과 흔한 비즈니스 사례를 앵무새처럼 소개하지 않는다. 자신이 끊임없이 강조하는 철학을 몸소 실천에 옮기고, 증명하며 삶을 우직하게 살아간다.


 시간관리 노하우가 주제라면 스스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노하우와 플래너/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효과적으로 스케줄을 관리하는 방법을 직접 보여주고, 카드 뉴스의 전문가라면 본인이 만든 1,000개 이상의 카드 뉴스를 카테고리별로 분석하고, 그에 맞는 효과적인 제작 패턴을 연구해 공유한다.


 이 지점에서 고객들은 마음이 동하며 전문가의 힘을 느낀다. 누구나 몇 번의 교육을 통해 관련 이론과 일하는 프로세스를 익히고 강의할 수 있다. 단,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10%의 디테일의 영역에서 엄청난 부가가치가 발생한다.


 또한 그들의 콘텐츠는 마음만 먹으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어디엔가 베일에 가려져있지 않고, 영상과 책을 통해 또 글을 통해 꾸준히 자신을 증명하니 섭외 담당자 입장에서 레퍼런스 체크가 쉽다.




셋째. 호기심과 도전이 끝이 없다.


 제 아무리 차별화된 브랜드일지라도 환경과 트렌드가 변하면서 시장에서 매력을 잃어간다. 또 경쟁자들이 빠르게 Fast follower 전략을 취하기 때문에 그들의 독특한 가치는 영원불멸하지 않다.


 그래서인지 그들은 한 번의 성공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이 손에 쥔 지식을 공유하거나 가진 것을 나누는데 거리낌이 없고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한다. 그 자신감의 이유는 그들은 계속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노하우를 모아 책으로 엮고, 다시 이를 뛰어넘는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간다. 또 오프라인 강의에 머무르던 강사님은 팟캐스트나 유튜브 등을 통해 끊임없이 영역을 확장하고, 도전한다.


 비록 모든 시도가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을지라도 그들은 그렇게 끊임없이 시도하며 자신의 가치를 높일 영역과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선다. 그들에게 새로운 도전과 그에 따르는 실패의 위험은 자신의 전문성을 깎아 내리는 위협요인이 아니다. 단지 자신의 잠재력을 찾고, 새로운 배움을 얻을 수 있는 과정일 뿐이다.






어쩌다 프리랜서


MBC 무한도전 박명수 어록 中


 회사원의 생애는 유한하다. 마치 대기실에서 장내 MC의 호명을 기다리는 격투 선수처럼 언젠가는 직장을 떠나 프리랜서들이 뛰고 있는 그 무대로 올라선다. 다만 사각의 링 위에 오르기 전 따스한 온실 속에서 트레이닝을 하고 있기에 경쟁에서 조금 뒤처질지라도 간혹 실수를 하더라도 월급이 따박따박 통장에 꽂힐 뿐이다.


 세상 앞에 홀로 서는 시점은 생각보다 빨리 다가올지 모른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자신의 이름이 호명된다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한 1라운드 KO 패배가 아닐까?


 늦기전에 시작하자. 퍼스널 브랜딩!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구독, 좋아요, 댓글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


이전 15화 어느 팀장님의 리더십 파일럿 테스트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