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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모레비 Aug 05. 2021

뉴노멀 시대, 조직문화와 핵심가치는 왜 중요할까?


 지난 6월, 교육/조직문화 담당자로서 즐겨 읽던 월간HRD 잡지에서 '조직문화와 핵심가치' 관련 주제로 칼럼을 요청받았습니다.


 수십년간 이어져오던 오프라인 교육이 100% 비대면 온라인 라이브 교육으로 전환되고, 이제 메타버스까지 활용되고 있는 뉴노멀 시대에 조직문화와 핵심가치가 왜 중요한지 정리해봤습니다.


* 본 칼럼은 인재육성 전문지인 『월간HRD』2021년 6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HRDer MESSAGE

불확실성의 시대,

구성원 가치 교육의 필요성



“그 어떤 뛰어난 모형도 갑작스러운 변화의 충격을 예측할 수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위기의 형태나 크기를 예측하기보다 위기에 강한 체질로 무장하는 것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경제 위기를 예측한 『블랙스완』, 불확실성과 충격을 성장으로 이끄는 힘 『안티프레질』 2권의 책으로 세계적인 사상가 반열에 오른 나심탈레브가 남긴 말이다.


 바야흐로 불확실성의 시대다. 팬데믹으로 온 세계가 어수선한 지금 이 시대는 눈 앞에 보이지 않던 검은 백조가 갑자기 날아오르거나 회색 코뿔소가 잠에서 깨어 성난 뿔을 들이밀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물샐틈없는 완벽한 계획과 준비가 오히려 독이 될 만큼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


* 검은 백조 : 전혀 발생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만 한번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을 가져다주는 사건
* 회색 코뿔소 : 지속적인 경고가 있음에도 쉽게 간과하는 위험요인을 뜻하는 용어




 불확실성의 시대에 치열하게 생존을 고민하는 기업들은 체계적 전략, 경영 계획과 같은 전통적인 성과관리 영역만큼이나 조직을 위기와 변화에 강한 체질로 만들기 위해 고객에게 집중하고 있다.


 애자일, 린스타트업, 프로토타입보다 더 앞선 단계의 프리토타입, 개발과 운영을 결합한 DevOps 등 수년 전에는 강조되지 않았거나 일부 조직에서만 쓰이던 경영의 방식과 문제해결 프로세스는 이제 산업을 가리지 않고 업무방식의 ‘뉴노멀’이 되고 있다.


 지면에 담긴 회사소개보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남겨진 현직자의 목소리가 더욱 신뢰받고, 주목받는 투명한 소통의 시대에 HR영역 역시 고객의 목소리에 귀기울인다. IT/게임산업을 필두로 많은 회사들은 인재 확보를 위한 매력적인 채용 브랜드 구축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 중이며, 연봉을 수백만 원씩 인상하며 인재 전쟁을 펼치고 있다.


 채용 브랜드의 중심축이자 조직의 기본 체질이 되는 것이 바로 조직문화와 핵심가치다. 이 둘은 회사가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와 구성원 모두가 공감하는 가치관, 약속된 일하는 방식을 설명하기 때문이다.


 일의 의미와 가치를 중시하는 이 시대 인재들에게 조직문화와 핵심가치는 연봉, 성과급과 같은 외적 동기부여 요소만큼이나 지원여부를 결정짓는 핵심요소다. 이에 발맞춰 비교적 변화가 수월한 스타트업을 필두로 규모가 있는 대기업까지 변화 대응성을 높이기 위해 수평적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직급을 파괴하고, 목적 중심으로 조직구조를 개편하는 추세다.


 변화의 궁극적인 목적은 모두가 프로 스포츠 선수처럼 자율과 책임을 발휘해 각자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일할 맛 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이 노력의 과정에서 핵심가치 교육 역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교육을 통해 회사가 지향하는 일하는 방식과 태도에 대한 지속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핵심가치를 기반으로 일하는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실행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구성원들의 마음속에 뿌리내린 핵심가치는 두 가지 역할을 한다.


 첫째, 업무 수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필요한 갈등과 모호함을 줄여준다. 핵심가치가 뿌리내린 조직에서는 조직 내 힘있는 리더 한 명의 즉흥적인 생각과 감정에 따라 업무 방식과 의사결정이 좌우되지 않는다. 직급 고하를 막론하고 모두가 함께 바라보고, 지켜나가야 하는 그라운드 룰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다른 무엇보다 고객이 느낄 수 있는 경험과 효용의 가치를 우선하고, 정보를 소유하기 보다 공유하자는 가치들은 비교적 구성원들이 쉽게 공감하면서도 모두의 업무 방식을 생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좋은 예다.


 둘째,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명제처럼 핵심가치와 조직문화에 공감하고 일하는 직원들의 비중이 점차 커지며, 더하기가 아닌 곱하기의 시너지를 발휘하게 한다.


 짐콜린스의 저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는 ‘적합한 인재를 버스에 태워라’라는 표현으로 이를 설명했으며, 넷플릭스에서는 ‘비범한 동료들이 곧 훌륭한 직장이다’라는 기치 아래 자율과 책임의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전통적인 인사제도와 형식까지 파괴했다.




  이 시대 가치 교육 담당자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은 고객 중심의 공감 능력과 마케팅 능력이 아닐까. 우리는 최종 의사결정권자 만큼이나 함께 일하는 임직원을 중요한 고객으로 인식해야 한다.


 임직원이 공감하지 않고, 참여하지 않는 조직문화와 핵심가치는 그저 액자 속에 전시된 보기 좋은 글자에 불과하다. 조금 돌아가더라도 Top-Down이 아닌 Bottom-Up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바꾸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 핵심가치에 생명력이 깃든다.


 또한, 교육 시간에 나온 직원들의 보석 같은 의견이 잠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파는 것이 인간이다’라는 말처럼 개선이 필요한 조직문화의 영역을 이슈화하고, 이를 HRM과 연계해 인사제도와 시스템, 리더십, 구성원들의 믿음과 인식이 일관성 있게 작동하도록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영어 이름 쓰기’를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여전히 구성원들이 상호 직급을 붙여 호칭하고, 선배는 후배를 존중하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겠는가.


 교육의 진정한 가치는 강의장이 아닌 현장에서 실행되고,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때 발휘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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