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와 어른들이 배워야 하는 뼈 없는 순살 농담
이 글은 이런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D
ㆍ 회사에서 통하는 유머가 궁금한 리더
ㆍ 모두가 유쾌하게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은 리더
ㆍ 유머러스함을 나의 무기로 활용하고 싶은 분
ㆍ 웃자고 농담을 던졌는데 오히려 분위기가 싸해짐을 많이 느끼는 분
ㆍ 새로운 가족을 맞이한 시어머니, 시아버지, 장인어른, 장모님
페북을 보다가 '남을 화나게 하는 사람들의 특징'이라는 무척이나 공감되는 이야기를 봤다.
남을 화나게 하는 사람은 본인 편한 대로 대충 말을 던져놓고, 상대의 반응에 따라 자신이 그 이야기를 농담으로 했는지 진담으로 했는지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 글에 공감한 많은 분들이 남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싸지르는" 유형의 사람들을 욕하며 자신들의 경험을 떠올리고 있었다.
예를 들어 “어? 진짜 땅콩만 하네?”라고 키가 작은 친구를 놀렸다가 친구가 발끈하면 “아니 뭘 농담한 거 가지고 그래?”라면서 상대방을 순식간에 농담도 이해하지 못하는 예민 보스 취급을 한다는 것이다.
훈련되지 않은 농담, 생각 없는 농담이 때로는 상대방에게 깊은 상처를 준다. 우리는 특히 학창 시절, 이런 일들을 많이 겪었다. 친구사이처럼 기분 나쁜 나의 감정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대등한 관계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직장에서 리더와 팀원처럼, 시월드에서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처럼 자신의 불쾌함을 표현하는 즉시 되려 피해를 볼만한 권력과 이해관계가 얽혀있을 때 피해자들은 그 상처를 절대 표현하지 않는다.
손 윗사람일 때 농담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더 쉽고 기회도 많다. 때로는 어른으로서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농담을 던질 필요도 있다. 하지만 농담을 던질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는 만큼 상대방에게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상처를 줄 수 있는 순간도 많아짐에 주의해야 한다.
무미건조한 사회생활에서 양념이 되는 농담과 날카로운 칼날이 되는 농담의 차이는 무엇일까? 유머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훈련하는 것이다. 특히 리더로서, 어른으로서 던지는 농담과 유머는 더욱 준비되어야 한다.
좋은 농담은 나의 욕구와 고통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대화의 주어 역시 '나'를 선택한다. 나쁜 농담은 남의 고통과 약점을 향한다. 대화의 주어 역시 '남'을 선택한다.
중간보고를 하지 않는 팀원에게 매번 애를 먹는 한 팀장이 있다. 그의 팀원은 적절히 중간보고를 하지 않아 의사결정을 자주 지연되게 만들었고, 이번 일에서도 마감기한에 임박해 기획서를 가져와 피드백을 요청하는 바람에 리더는 무척이나 화가 났다. 리더는 간신히 화를 억누르고 이를 부드럽게 풀어본다고 애써 농담을 던졌는데 오히려 팀원은 상처를 받았다.
"00 씨는 꼭 이렇게 늦게 일을 가져오더라고? 알람시계라도 하나 사줘야겠어~"
팀장이 농담을 던진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중간보고를 미리미리 잘해줘 본인이 피드백할 수 있는 여유공간을 충분히 확보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을 것이다. 나의 욕구와 고통을 곁들인 농담은 한결 가볍다. 그리고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다.
"00 씨 중간보고 기다리다가 목 빠질뻔했어~혹시 말 못 할 사정이 있나 걱정했어요!”
물론 농담으로 모든 상황을 해결할 수는 없다. 대신 팀원이 팀장의 피드백을 편하게 소화해낼 수 있도록 애피타이저 역할을 한다. 또한 리더 자신의 억눌린 감정도 적절히 분출하도록 하기 때문에 건강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된다.
상상에 상상에 상상을 더해서~♬
상상력은 우리를 즐겁게 만든다. 그것이 기분 좋은 상상이라면 말이다.
어느 예능 프로그램을 보았다. 유명 가수들이 출연해 노래를 부르는 중에 개그맨들이 코러스로 재밌는 드립을 치는 프로그램이었다. 한참 주가를 올리고 있는 두 개그맨이었지만 그들의 농담을 듣고 사람들은 꽤나 불쾌해했다. 여가수들이 나올 때 그들은 자주 흡연을 주제로 노래 중간 중간 불쑥 끼어들었다.
"전자 담배 가질 사람?", "같이 피러 갈 사람", "담배만 보면 난?"
"담배만 보면 난?"이라는 코러스 뒤에 여가수들이 불러야 할 노래의 가사는 "살짝 설렜어 난"이었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 후배에게 건네는 아래와 같은 즐거운 상상을 더한 농담은 서로를 기분 좋게 한다.
"이대리, 요즘 너무 열심히 하는 거 아니야? 진짜 올해의 우수 직원상 받겠어!"
반면 일을 한참 열심히 하다 최근 의욕이 조금 꺾인 후배에게 아래와 같은 농담을 던지면 어떨까?
"이대리, 요즘 좀 소홀한 것 같아? 그러다 쥐도 새도 모르게 책상 빠지면 어떡하나~"
잠깐의 위로와 공감이 필요한 후배에게 부정적인 미래와 공포감을 조성하는 농담은 독이 될 뿐이다.
좋은 농담은 객관적인 사실을 기반으로 주변 사람들 모두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나쁜 농담은 주관적 판단과 해석이 들어가 있고, 상대방의 생각/태도/행동을 강압적으로 교정하려 한다.
휴가 때 자주 사무실에 출근하시던 한 팀장님이 있었다. 휴가 때 팀장님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팀원들 모두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 그때 중간관리자 중 한 명은 팀 회의 때 이 상황을 농담으로 꺼내 부드럽게 문제를 풀어냈다.
“팀장님, 분명히 저번 주 금요일 연차로 알고 있었는데 사무실에 앉아 계셔서 아침에 깜짝 놀랐지 뭐예요. 팀장님 건강이 걱정되기도 하고, 앉아 계신데 보고를 안 드릴 수가 없어서 계속 괴롭혀야 해서 죄송하더라고요.”
중간관리자는 휴가임에도 팀장님이 사무실에 앉아 있었던 객관적인 사실만 이야기했다. 주관적인 판단은 들어가지 않았다. 또한 앞서 설명했던 노하우처럼 자신의 고통만을 얘기했다. 굳이 어떻게 해달라고 강요하지 않았다. 팀원들은 공감이 되었는지 함께 웃었고, 팀장님은 머쓱하게 웃으시며 이제 안 나오겠다는 약속을 하셨다.
회사에서 던지는 농담도 훈련이 필요한 기술이다. 훌륭한 농담은 나를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하면서도, 조직까지 건강하게 유지시켜준다. 리더로서, 어른으로서 던지는 농담이 서로를 겨누는 화살이 되지 않도록 미리 준비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