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루드_사건의 폭발 : 과거 그리고 불안의 형성]

넌 말이 없었다

by 연쇄상담마

새벽이슬은 축축했다.

꿉꿉해진 옷은 당장이라도 시큼한 냄새를 피울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다녀왔습니다.”

“왜 이렇게 빨리 왔어? 친구들하고 놀다 자고 온다며?”

“그냥… 빨리 헤어졌어요.”


피곤한 몸에 붙은 소금기만 털어내듯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누웠다.

남은 술기운과 피로감이 눈꺼풀을 빠르게 잡아 내렸다.


소스라치듯 깬 시간은 점심 무렵이었다.


“부모님 잘 오셨어?”

“어~ 지금 같이 피자 먹고 있어~”

“그래, 맛있게 먹어~~”


간단한 안부를 주고받고 일을 보았다.

그렇게 두어 시간이 흘렀다.


띠리링. 띠리링.


“여보세요?”

“어, 나 ㅇㅇ인데. 지금 ㅇㅇ이랑 병원에 있어.”

그녀의 친구였다.


“무슨 소리야? 병원이라니?”

“어, ㅇㅇ이가 갑자기 맹장이 터졌어.”

“응?? 갑자기 맹장은 뭐야?”

“부모님은 어디 계시고, 너가 전화를 해?”

“아니… 같이 피자 먹다가 그렇게 됐어.”


슬슬 이야기가 꼬이기 시작했다.


“부모님이랑 피자를 먹는데, 너가 같이 있었어?”

“어… 응… 어… 아니…”

말이 늘어졌다.


“누가 데리고 간 거야, 병원을?”

“ㅇㅇ이가.”

이번엔 내 친구의 이름이 튀어나왔다.


만약 드라마 작가가 태업을 한다면,

이야기의 공감과 논리 따위는 내팽개치고

이런 장면을 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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