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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E May 17. 2020

가족같은 영숙이네

태어나서 처음 먹어본 '들깨감자탕'

영숙이는 (지금은 개명을 했지만) 내 유년시절 추억의 친구다.

지금은 연락도 거의 두절됐지만, 행복했던 황금빛 90년대에는 매일매일 얼굴을 보고 살았던

가족과도 같은 친구집이였다. 등교도 항상 같이하고, 방과 후에도 놀이터에서 항상 해질녘까지 놀고..

그 따스한 시절이 그리워질때면, 영숙이네 엄마가 자주 해오시던 음식이 생각난다. 

영숙이가 남동생과 함께 집 초인종을 '딩동 - ' 누르면 여동생과 나는 너무 반가워서 방방 뛰었었다.

친구가 저녁에 찾아오는게 반가웠기도 했지만, 이번엔 무슨 음식을 보내신걸까? 하면서 두근거리는 설레임으로 가득 찼기 때문이다. 영숙이는 우리 엄마한테 부끄러워하면서도 공손히 손에 들고 있는 음식들을 전달해주었고, 그 중에 가장 기억이 남는 음식이 이 감자탕이다. 

태어나 처음 먹어본 감자탕의 환상적인 맛이란 ! 이렇게나 맛있는 음식이 있다니 !!!

포슬포슬한 감자와 얼큰한 국물은 내 몸속과 마음까지 뜨겁게 만들었다.


영숙이네 아주머니는 맛있는 음식을 하실때면, 음식 양을 일부러 많이 요리하시고 우리집에도 꼭 주셨었다.

그래서 뜨거운 감자탕도 여분을 만들어서 갈색 유리 그릇에 담아 보내셨다.

연기가 모락모락 나는 감자탕이란 ! 동생과 나는 허겁지겁 맛있게 먹었고,

우리집도 스파게티를 해서 보답으로 내가 전달해드렸던 기억이 난다.


초등학교 유년시절 함께 보낸 영숙이가 너무 그립다 ! 영숙이네 부모님도 우리가족들과 다 친하시고, 자주 왕래하고 그랬었는데.. 정말 이웃이지만 힘든일 있으면 같이 으쌰으쌰 위로해주고, 함께 했었다. 

그땐 핸드폰도 없고 열쇠로 현관문을 잠갔어서, 혹시라도 열쇠를 놓고 왔는데 집에 아무도 없을땐 항상 영숙이네 집에 있었던 기억이 난다.


가족같았던 친구 영숙아 ! 보고싶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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