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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영준 Dec 04. 2020

글쓰기법칙

25_좋은 리더가 좋은 라이터가 될 수 있습니다.

글 속에는 글쓴이의 주장을 담습니다. 주장만 담은 글은 주관적인 글이 됩니다. 주관성을 내세운 글은 지지받기 어렵습니다. 주관성이 지지를 얻으려면 객관적 콘텐츠가 충분히 그 뒤를 받쳐 주어야 합니다. 주관성은 객관성에 의해 지지되는 탑塔입니다. 객관적 내용 없이 주관적 경험과 주장만 늘어놓은 글은 신뢰를 얻기가 매우 어렵지요. 그러므로 작가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어떻게 하면 강력하고 효과적인 글을 쓸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에 앞서 그 주장이 설득력을 갖추기 위해 어떤 객관적 자료를 이용할 수 있을지를 더욱 고민해야 합니다.     


글쓰기는 커뮤니케이션이며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은 ‘설득’입니다. ‘설득’은 작가의 주관성이 독자의 믿음을 얻기 위해 객관적인 내용으로 강화하는 절차입니다. ‘주관성’은 ‘객관성’의 도움 없이 권력을 얻지 못합니다. ‘객관성’의 가장 좋은 예는 실험 데이터입니다. 자연과학을 공부한 사람들에게 가장 좋은 증거證據는 데이터입니다. 데이터에는 그럴듯한 레토릭이 사용되지도 않지만 ‘사실성’ 때문에 강력한 설득 자료의 권위를 가집니다. 그다음으로 좋은 자료는 ‘경험’입니다. 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은 회장의 명령이 성공하기 어렵다고 말하는 직원에게 “해 봤어?”라고 묻곤 했다고 하지요. 경험했다는 말은 강력한 설득 도구입니다. 미국에 대한 말이 나오면, 미국에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사람은 입을 열지 못합니다. 기껏해야 인터넷에서 읽은 내용이 할 수 있는 말의 전부일 겁니다. 미국에 가 본 사람이 나타나면 미국 경험이 없는 사람은 입을 닫고 조용히 그가 하는 말을 경청할 수밖에 없습니다. 경험해 보았다는 것은 매우 강력한 설득 자료가 됩니다.

     

사람이 세상의 모든 일을 직접 경험할 수는 없습니다. 공산주의에 대한 글을 쓰는 사람이 지구 상 모든 공산주의 국가에서 살아 볼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원자력발전原子力發電이 믿을만한 에너지 생산수단인가에 대해 글을 쓰는 사람이 원자력 발전을 반드시 경험해 보아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원자력에 대한 지식은 책 몇 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경험하는 것만큼 강력한 데이터는 믿을만한 작가의 짜임새 있는 책입니다. 책은 매우 좋은 설득 도구입니다.  그래서 좋은 글을 쓰려면 책을 많이 읽으라고 하지요. 


북송北宋의 문장가 구양수(1007~1072)는 글을 잘 쓰려면 삼다三多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구양수의 삼다는 ‘다독多讀·다작多作·다상량多商量’입니다. 이 가운데 가장 앞에 있는 것이 ‘다독’이지요. 모든 글쓰기는 책 읽기에서 시작합니다. 독서하면 글 재료가 얻어지고, 생각의 틀이 만들어집니다. 모든 글은 글 재료에서 소재를 불러오고, 깊은 생각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게 되지요. 글을 구성하는 ‘소재’와 ‘주장’, ‘스토리텔링 방식’은 모두 독서를 통해 조직화할 수 있는 놀라운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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