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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윤 Oct 12. 2023

라온이 3

내 눈에만 작고 귀여운

라온이가 좋아하는 자리

결과부터 말하자면 라온이는 지금 내 방을 자기 집처럼 쓰고 있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나를 불러내 하네스 줄을 잡고 있는 나를 끌고 입맛에 맞는 산책코스를 정해가며 곳곳의 냄새를 확인하고 있다. 가끔 내가 힘들어하면 짧게 즐기고 집으로 와주는 센스도 보여준다. 

밥도 잘 먹고 응가도 잘하며 건강하게 나와 쫑이를 지켜주는 라온이는 공방에 찾아오는 수강생들에게 질투 날 만큼 애교를 부려서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나에게 오고 나서 한동안은 그저 예전부터 알고 지낸 옆집 누나 이상으론 정을 안 주길래 서운하기만 하더니 내가 갑작스럽게 병원신세를 지게 된 몇 달 동안 나의 부재가 라온이에게는 큰 충격이었는지 치료가 끝나고 집에 돌아온 이후부터 나를 보는 눈빛도 애정이 보이고 부르지 않아도 와서 안기고 껌딱지가 되어 작업실이든 방이든 부엌이든 내가 어딜 가든 옆에 누워서 이내 코를 곤다. 



가끔 하늘에 있는 언니에게 나 라온이 잘 키우고 있지?!라고 묻고 싶다. 아무리 넘치도록 사랑을 주어도 이게 맞는 건가 싶은 마음은  견주들이라면 다들 같으리라 생각된다. 


지금까지는 라온이가 내게 입양된 사연을 적었고 앞으로의 글은 라온이와의 일기를 적으려 한다.

(나와 오랜 시간 같이 지내고 있는 쫑이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싶었지만 너무 늙어버려서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아프고 울컥해서 차마 도전을 못하겠기에 포기했다.)


특별할 건 없지만 그래도 내게는 특별하기에 내 눈에만 작고 귀여운 풍산개 라온이의 하루하루 중 기록하고 싶은 날들을 기록해 보기로 한다.

라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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