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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카포 Nov 26. 2020

아이에게 나의 글을 읽어주었더니

자기의 말을 들어보라고 했다.

엄마 사랑해.

무서운 꿈에서도 엄마랑 함께 있자.

그리고 엄마랑 함께 있는 것이 좋아.

엄마 회사 안 가면 좋겠어.

엄마랑 노는 게 제일 좋아.

엄마랑 함께 있는 게 좋아.

엄마 같이 있자. 사랑해.

그리고 사랑해.

엄마가, 엄마랑 같이 있어.

동생들 자고 있으면 엄마랑 같이 있어.

동생들 자고 있으면 같이 있어, 엄마랑.


또 할 말 있어?


엄마, 함께 놀자.

동생들 자고 일어나서는 엄마랑 함께 있는 것이 좋아.

그리고 엄마, 회사 그만 두면 좋겠어.

엄마, 회사 그만 두면 안돼?


엄마 회사 그만 두면 뭐하지?


뭐하냐면, 아빠도 그만둬.

그래서 할머니도 집에 가는 것도 그만둬.

그리고 동생들도 어린이집 가는 거 그만둬.

나도 유치원 가는 거 그만둬.

가족들이랑 코로나 끝나면 다 같이 밥 먹으러 가자.


근데 돈을 안 벌면 외식할 돈이 없어.


여덟 밤 회사 그만뒀다가 다시 일 해.


아, 휴가 가라는 거구나.


응.


그래, 그럼 일단 우리 자자.


오늘은 갑자기 큰 아이 녹취록으로 글을 쓰게 됐다.

한 번 하고 또 해달라고 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 핑계로 아이의 진짜 마음을 엿볼 수 있어서 좋다.

아이의 진짜 마음은,

외식도 하고 엄마랑 놀고도 싶은 거였구나.

춥다고 투덜댄게 무색하게 아이들이 넘 좋아했던 지난 금요일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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