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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안 May 29. 2024

화가 쌓여 있다. 날이 서 있다.


안에 화가 쌓여있다. 날이 서 있다. 금방이라도 누군가에게 짜증을 분출할 것 같다. 내 상태가 심상치 않다.



왜 내 안에 응어리들이 쌓여 있는가? 왜 금방이라도 누군가를 할퀼 듯 곤두서 있는가? 원인을 파악해 본다.



* 무분별하게 오는 연락들


일주일에 단 하루 쉬는 날. 이날만큼은 일과 관련한 모든 것들은 다 잊고, 온전히 쉼을 누리고, 그냥 아무 타이틀 없는 나 자신으로만 있고 싶건만, 왜 쉬는 날에도 굳이 연락을 해오느냔 말이다. 정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다. 증오심마저 든다. 아니, 오프인 날이잖아! 쉬는 날이잖아!!



어찌 이리 개념이 없는 걸까. 어찌 이리 생각이 없는 걸까. 그래, 나름 사정이 있고 필요하니까 연락을 했겠지, 카톡을 보냈겠지, 전화를 했겠지 - 라고 이해하려 해도 화가 가라앉지 않는다. 마음 같아선 오프인 날은 휴대폰 전원을 꺼놓고 모든 연락에서 자유롭고 싶다.



그러나 또 포지션상 그럴 수도 없고.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 어떻게 이렇게 쉬는 날에 대한 배려가 없는지. 뭐가 그리 급한 문제라고. 굳이 왜 오프인 날 물어보는 거냔 말이다.




* 상대적 박탈감


누구는 2박 3일로 쉬고 오고, 누구는 단 하루를 온전히 쉬지 못한다. 이 상대적 박탈감이 계속 마음을 좀 먹는다. '대표니까 그렇게 쉬고 올 수 있지. 나는 직원이니까. 그래도 전에 있던 곳보다는 낫잖아.' 이렇게 나름의 합리화를 해보고, 긍정적 마인드를 계속 투입시켜도, 이제는 한계가 온 듯하다.  



화병은 분노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해소되지 못하여 화의 양상으로 폭발하는 증상이 있는 증후군이다. 신체증상으로 가슴 답답함, 열감, 치밀어 오름, 목이나 명치에 덩어리가 뭉친 느낌 등이 나타나고 심리적으로 억울하고 분한 감정, 마음의 응어리나 한(恨)을 가지고 있다.

_ 국가 한의임상정보포털



이러다 정말 화병이 나서 신체적으로, 심리적으로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질까 걱정된다. 이 화와 분노를 어떻게든 풀어내야 한다. 마음이 요동쳐 다시 잠드는 건 물 건너갔고, 걷자. 또 걷자. 일단은 걷는 수밖에.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이 화의 기운을 분출해내야 한다. 



마음을 지키는 게 생명의 근원이라는 문장을 떠올린다. 어떻게든 지켜내자.  마음을. 부터. 답답함과 분노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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