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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한 시옷 Oct 13. 2024

'엄마의 시선으로 채식주의자 읽기'를 제안하다.

내 삶에 한강 작가가 쏘아올려준 작은 공

어제 하루 내가 쓴 글이 브런치 메인에 올라서 하루종일 알람이 울렸다. 메인에 오른 것 치고 조회수가 많지 않았는데, 조회수가 많지 않은 것 치고는 또 알람이 성실했다. 7월에 학교에서 학생들과 '소년이 온다'를 읽고 쓴 '실패기'였는데 한강 작가와 관련한 글을 알고리즘이 찾다가 내 글을 발견한 모양이었다. 브런치 메인에 올랐다는 게 반드시 좋은 글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생각보다 흥분하지 않았지만 소심하게 배우자에게는 자랑했다. 하하.


그리고 또 하나.

친구가 운영하는 책방의 블로그를 '취미 기부'라는 이름으로 내가 꾸려가고 있는데, 주말 동안 할까말까 백만 번 고민하다 '엄마의 시선으로 채식주의자 읽기'를 제안하는 글을 좀전에 올렸다. 블로그를 통해 종종 독서모임을 제안하긴 했지만 올해는 내가 주최하기보다 다른 사람이 주최한 모임에 참여하기 바빴다. 작년 이맘때쯤 '내가 잘할 수 있는 건 뭘까?'를 고민하며 좀더 공부가 필요하다 판단했기 때문에, 내가 일을 벌이기를 자제했었다.  

그러다 한강 작가의 노벨 수상 이후 포털이나 가입한 카페에서 글을 읽다가 '채식주의자'가 격하게 읽고 싶어졌다. 혼자 말고 '같이' 토론해 보고 싶어졌다. 자세한 이유를 블로그에서 퍼 오자면 이러하다.


한강 작가와 관련한 글이라면 놓치지 않고 보고 있는데요.
 '채식주의자'를 읽고 불편하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저는 그 반응 매우 자연스러운 반응이라 생각합니다.
문학의 기능 중 하나는 독자로 하여금 불편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니까요.
불편해지는 그 지점에서 출발해서 작품을 여행하다 보면 책을 읽기 전에는 미처 몰랐던 삶의 진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래서 박웅현 작가는  '도끼'라고 표현하기도 했지요.
그런데요, 불편한 책이라는 인식이 '아이들에게 읽히지 말아야 한다, 부적절하다'는 결론으로 곧장 연결되는 것은 괜찮을까요?
어떤 장면과 문장이 불편했는지, 그것이 아이들에게 권장되지 말아야 하는 이유로서 성립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빠진 채,
 '읽어도 된다, 읽히면 안된다'의 단순 논의에 그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그러는 사이에 이 책을 통해 발견해야 할 진실을 아깝게 놓치고 있는건 아닌지요.



일년 동안 나는 얼마나 성장했을까. 시험대에 오르는 기분이다.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력도 없는 평범한 내가 한강 작가의 소설을 가지고 의미있는 시간을 잘 꾸려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혹시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 관심 있는 분이 있을까는 더더 궁금하다.


저의 블로그를 소개해요:)

https://blog.naver.com/hiwhalebooks/223617607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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